노만석 직무대행 “보완 수사, 검찰의 의무”… ‘검찰개혁안’에 반대 피력
검찰총장 직무대행 첫 공개 발언
보완 수사권 폐지 등 개혁안에
조직 대표해 우려 목소리 낸 듯
신설 중수청 ‘행안부 산하’ 유력
법사위 공청회서 주장 엇갈려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검찰개혁 공청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여당이 추진 중인 검찰개혁안에 대해 처음으로 반대 입장을 공개 피력했다.
4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노 대행은 지난 3일 부산고검에서 열린 제32차 마약류퇴치국제협력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적법 절차를 지키면서 보완 수사를 통해 실체 진실을 밝히는 것은 검찰의 권한이 아니라 의무다”고 발언했다. 노 대행은 이어 “현재에는 현재의 상황에서, 미래에는 미래의 상황에서 국민을 범죄로부터 지키기 위해 우리의 의무를 다하자”고 말했다.
노 대행은 여당이 검찰개혁에 속도를 내자 조직을 대표해 우려의 목소리를 낸 것으로 보인다. 심우정 전 검찰총장 사퇴 이후 노 대행이 검찰개혁과 관련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주당은 검찰청을 폐지하고 공소청을 신설하는 내용의 검찰개혁을 추진 중이다. 수사권은 중대범죄수사청에 넘기고 기소권은 공소청에 넘겨 수사와 기소를 완전 분리할 계획이다. 민주당 안에 따르면 향후 수사는 경찰과 중대범죄수사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나눠 맡게 된다. 수사기관 간 권한 조율을 위해 국무총리실 산하에 국가수사위원회를 신설할 방침이다. 또한 검찰의 보완 수사권도 완전 폐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신설하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행정안전부에 두는 방안이 유력하다. 중수청은 기존 검찰이 담당하던 중대범죄 수사 업무를 전담하게 될 새로운 수사기관이다. 전날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도 중수청을 법무부가 아닌 행안부에 둬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다만 경찰과 함께 중수청까지 갖게 되면 행안부 권력이 너무 비대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국무총리실 산하에 둬야 한다는 의견도 막판 부상하고 있다. 민주당은 오는 7일 고위 당정을 통해 최종 결론을 낸다는 방침이다. 기소만 전담하는 공소청의 경우 법무부 산하에 두는 데 이견이 없는 상태다.
그러나 또 다른 쟁점인 공소청에 ‘보완 수사권’을 두는 문제에 대해서는 검찰은 물론 법조계 전반에 걸쳐 비판이 확산하면서 민주당 내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분위기다. 강경파 의원들은 검찰 힘 빼기를 위해 보완 수사까지 남김 없이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수사 부실화, 사건 묵히기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마냥 기우로 볼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특히 보완 수사마저 폐지하면 수사 품질이 떨어지고 범죄자의 유죄 입증이 어려워져 결국 피해를 보는 건 국민과 사회적 약자라는 취지의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이에 민주당은 오는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고 개별기관 관련 법안과 보완 수사권 문제 등은 후속 과제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검찰 개혁 공청회에서는 여권의 개혁 방향을 놓고 엇갈린 주장이 충돌했다. 윤동호 국민대 교수는 “검찰개혁 논의가 나올 때마다 검찰은 자신의 권한이 약화하면 범죄자 처벌을 할 수 없는 것처럼 말해 왔다”며 “국민을 핑계로 검찰 조직을 지키려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 검찰개혁 4법 모두 추석 전 국회 본회의에서 일괄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차진아 고려대 교수는 “대다수 법조인은 검찰개혁 자체에 대해서 부정적인 평가가 압도적”이라면서 “검찰의 수사·기소 분리가 절대 진리인 것처럼 취급하는데 그렇다면 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폐지하지 않는가, 검사 수사권을 경찰에게 넘겨준다면 국민 인권 보장에 어떤 도움이 되는가”라고 반문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