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현직’ 겨누는 국힘 공관위원장… 긴장 고조
이정현 “현직도 기준 미달 땐 교체”
‘마지막 수술대’…공천 전면 쇄신 예고
김보람 임명 유지에 친한계 반발도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중앙당 공관위 제1차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6·3 지방선거를 100일 앞두고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연일 강도 높은 쇄신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당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현직 단체장을 포함한 현역 인사를 겨냥한 교체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당 지도부에 반기를 드는 인사를 정리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은 22일 페이스북에 ‘마지막 치료–D-100일’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현직 지자체장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그는 “현직이라고 자동 통과는 안 된다. 지지율, 직무 평가, 주민 신뢰가 기준 미달이면 용기 있게 교체해야 한다”며 “이번 지방선거는 당을 다시 살릴 마지막 수술대”라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사실상 ‘물갈이 공천’을 예고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 위원장은 당의 연이은 선거 패배 원인을 공천 시스템에서 찾았다. 그는 “국민의힘은 IMF 때와 두 번의 탄핵을 거치며 세 번 크게 무너졌다”며 “선거는 연패했고, 당대표·비대위원장·혁신위원장을 수없이 바꿨지만 결과는 같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기는 공천이 아니라 자기편만 살아남는 공천이었다”며 “패배하면 지도부를 교체하고 몇 달 뒤면 또다시 내부 투쟁으로 가는 조직”이라고 비판했다.
다가오는 지방선거 공천 방식에 대해서도 구체적 구상을 내놨다. 그는 “공개 오디션식 경선이나 PT, 정책 발표, 시민·전문가 배심원 평가 같은 방식도 검토하고 있다”며 “전국 단위 획일 적용이 아니라 현직·비현직, 유·불리 지역, 도시·비도시 등 지역에 따라 맞춤형 공천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공천권은 누구에게도 없다”며 “당 대표도, 시도당 위원장도, 국회의원도, 당협위원장도, 공관위원장 그 누구도 자기 사람 꽂을 생각 해서는 안 된다. 한 두 군데 제보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또 “줄 세우기 없는 공천, 억울한 탈락 없는 룰, 능력 있는 신인에게 열린 문, 현역도 경쟁하는 구조, 공정함 등이 최상”이라며 “이번 공천에서 욕먹을 각오, 불출마 권고할 용기, 내부 반발을 감수하는 결단이 없다면 국민의힘은 또다시 같은 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직 지자체장을 직접 겨냥한 발언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현역 교체 가능성을 열어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장동혁 지도부와의 교감 아래 지도부와 뜻을 달리하는 후보들을 정리하려는 움직임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 때문에 지방선거를 앞둔 공천 방향을 둘러싸고 당내 갈등이 더욱 격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관위 구성과 관련한 논란도 이어진다. 공관위는 이날 김보람 공관위원(서경대 교수)의 과거 더불어민주당 활동 이력과 관련해 위원직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관위는 “김 교수는 정치혁신, 정치 지망생 현장 교육, 세대교체 문제 등과 관련해 보기 드문 이력을 가진 소장파 전문가”라며 “과거 민주당 대선 서울시당 청년본부장 경험이 있고 이미 탈당한 상태라는 점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친한계(친한동훈계)에서는 강하게 반발하며 신경전도 벌어지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은 이날 SNS를 통해 “김 교수가 2022년 대선 때 민주당 서울시당에 꾸려진 청년선대본부 본부장을 지낸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재명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 민주당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인사까지 우리 당 공천을 좌우하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외연 확대 차원이라고 변명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