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죽지세’ 한국 수출, 올해 9000만 달러 정조준· '1조달러' 넘본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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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5월 20일까지 3591억 달러…작년 동기대비 43.9%↑
정부·연구원 "올해 9000억 달러 돌파"…‘1조 달러’ 전망도
9000억 달러 안착 시 일본 제치고 ‘5대 무역 강국’ 도약 전망

올해 한국 수출액이 월간 사상 최대 실적을 연이어 경신하며 연간 9000억 달러를 넘어 1조 달러를 넘보고 있다. 부산항 신선대부두, 감만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는 모습. 연합뉴스 올해 한국 수출액이 월간 사상 최대 실적을 연이어 경신하며 연간 9000억 달러를 넘어 1조 달러를 넘보고 있다. 부산항 신선대부두, 감만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사상 최초로 연간 7000억 달러 고지를 밟은 한국 수출이 올해는 파격지세 속에 연간 9000억 달러를 정조준하고 있다. 실제로 정부와 국책연구원에서 최근까지의 실적을 토대로 올해 한국 수출 ‘연간 9000억 달러 돌파’를 점치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이재명 정부가 임기 내 목표로 제시했던 '수출 1조 달러'를 연내에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31일 산업통상부와 관세청에 따르면 작년 한국의 연간 수출액은 7093억 달러를 기록하며 세계에서 6번째로 7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2018년 수출 6000억 달러를 달성한 이후 7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올해 들어서는 수출 상승 곡선이 더욱 가파르다.

지난 3∼4월 우리나라 수출액은 각각 866억 달러, 858억 9000만 달러로 두 달 연속 800억 달러를 돌파하며 나란히 역대 1·2위를 기록했다. 그전까지 월 수출액 700억 달러 기록조차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유례없는 성과다. 올해 4월까지 누적 수출액은 작년 동기 대비 40.9% 급증한 3065억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5월 들어서도 1∼2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64.8% 증가한 527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5월 1∼20일 기준 역대 최대치다. 이 기간 일평균 수출액(39억 달러) 증가율은 52.6%다. 이에 따라 5월 전체 수출액도 800억 달러 돌파가 확실시된다.

올해 1월부터 5월 20일까지 누적 수출액은 3591억 3100만달러(통관 잠정치)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동기간(2495억 2300만 달러)대비 43.9%나 증가한 금액이다. 앞서 산업부는 지난 2월 올해 수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4.3% 높은 7400억 달러로 제시했는 데, 목표치를 크게 상회할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는 모습. 연합뉴스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는 모습. 연합뉴스

정부와 연구기관, 금융투자업계 모두 올해 수출 전망치를 대폭 상향 조정하는 모습이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지난 27일 기자 간담회에서 "다른 변수가 있어서 조심스럽지만 올해 수출이 9000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출 5강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책 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 역시 지난 26일 발표한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에서 올해 수출이 지난해보다 30.3% 증가한 9244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한국 수출이 9000억 달러에 안착할 경우 지난해 7382억 달러를 기록한 일본을 넘어서며 세계 5대 무역 강국으로 도약할 전망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반도체 산업의 유례 없는 호황을 근거로 올해 수출 1조달 러 달성까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메리츠증권은 올해 한국 수출이 지난해 대비 44.2% 급증한 1조 2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인공지능(AI) 인프라 확장세와 맞물려 올해 반도체와 컴퓨터 부품 수출이 각각 160%, 212% 늘어날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주목할 것은 최근의 수출 호조가 반도체에만 기댄 결과가 아니라는 점이다.

김정관 장관은 "반도체 수출 증가율이 140%에 달해 다 반도체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다른 분야도 14∼15% 수준의 증가율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1∼4월 기준 뷰티(24.1%), 패션(13.7%), 푸드(7.8%) 등 이른바 'K소비재' 수출이 가파르게 약진했다. 아세안·중남미·독립국가연합(CIS) 등 신흥시장 수출 비중이 2024년 22.6%에서 지난해 23.6%로 확대되는 등 시장 다변화도 성과를 내고 있다.

김 장관은 이어 "대기업 쏠림이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달리 중소기업 수출도 10% 늘었다. 매우 고무적인 숫자"라고 강조했다.

한편, 연간 수출액 1조 달러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수출국 다변화와 더불어 반도체 중심 구조를 넘어 K뷰티와 K푸드 등 한국 소비재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24일 '수출 1조 달러, K에 달렸다' 보고서에서 "유망 신산업과 소비재 품목을 고부가가치화해 수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야 한다"며 "화장품, 농수산식품 등이 제2의 주력 수출 산업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수출 맞춤형 금융 지원 및 현지 규제 대응 컨설팅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단순 물량 확대를 넘어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과 기술 고도화를 통한 고부가가치 수출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산업부는 수출 1조 달러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올하반기부터 총력 지원 태세에 돌입한다. 먼저 거대 시장인 중국과 인도 시장 공략에 집중하는 동시에 소비재·전력기기·바이오헬스 등 신산업과 방산·원전 등 전략산업을 집중적으로 지원해 무역 구조의 다변화를 꾀할 방침이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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