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날려주는 ‘짜릿한’ 스릴과 ‘몽환적’ 빛 향연…충북 단양에서 여름나기

김진성 기자 paper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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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강 까마득한 절벽 위 만천하스카이워크
투명 통유리 밟고서 아래 보노라면 오름 저려
소백산과 더불어 펼쳐지는 천혜의 비경은 덤
석기 문화 정수 모은 수양개선사유물전시관
학술적 가치 평가받은 ‘슴베찌르개’ 단연 주목
6개 테마별 환상적 볼거리 ‘빛터널’ 꼭 들러야

일제강점기 철로로 사용되다 폐쇄된 뒤 70년 만에 재탄성한 단양 수양개빛터널이 레이저와 현란한 조명 등으로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김진성 기자 paperk@ 일제강점기 철로로 사용되다 폐쇄된 뒤 70년 만에 재탄성한 단양 수양개빛터널이 레이저와 현란한 조명 등으로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김진성 기자 paperk@

낮 최고 기온이 섭씨 40도에 육박하는 요즘 날씨는 ‘찜통 더위’라는 표현이 부족할 정도로 가히 ‘살인적인 더위’이다. 아침 저녁을 가리지 않고 한밤중에도 무더위로 곤욕을 치르는 경우가 많다. 여름철 무더위를 피해가는 방법으론 시원함과 짜릿함이 최고다. ‘몸과 마음이 치유되는 곳’ 충북 단양에 시원함과 짜릿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명소가 인기를 끌고 있다.

■짜릿한 스릴과 체험 만천하스카이워크

충청북도 북동부에 자리한 단양은 남한강이 굽이쳐 흐르는 수려한 자연경관으로 유명하다. 소백산맥의 줄기가 뻗어 내린 산세와 강물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경이로운 모습을 연출한다.

국도 5호선을 타고 굽이쳐 흐르는 남한강을 끼고 달리다 보면 단양역 맞은편 절벽 위 우뚝 선 대형 구조물이 눈에 띤다. 둥그런 모습이 마치 연꽃을 떠올리게 한다. 단양군 적성군 애곡리에 위치한 만천하스카이워크는 2017년 지어졌다. 단양군이 이 일대 25만 2000㎡ 부지에 테마파크를 조성하면서 단양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5m 높이의 아치형 철골 구조물인 만학천봉 전망대와 짚와이어, 알파인코스터, 단양강 잔도 등의 시설에 연간 100만 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이 일대는 역사적인 가치도 뛰어나다. 남한강 상부에서 볼 수 있는 지질학적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에 등재됐다. 만천하스카이워크 경관은 남한강을 따라 발달한 절벽과 계곡, 이를 형성한 다양한 지질 구조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중생대와 고생대 지질을 관찰할 수 있어 지질학적 가치와 경관미를 동시에 갖추고 있는 셈이다.

‘만천하스카이워크’ 이름이 특이했다. 이 이름은 단양의 만학천봉(해발 320m)에서 나왔다. ‘만 개의 골짜기와 천 개의 봉우리’라는 뜻인 만학천봉에 있는 하늘길이란 뜻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만천하스카이워크로 가기 전 천주터널 앞에서 안내원이 차를 세운다. 한 방향 통행이다. 반대편에서 오는 차량을 보낸 뒤 터널에 진입했다. 차량 한 대가 겨우 빠져나갈 듯한 공간이다. 그런데 터널이 온갖 빛의 향연이다. 터널 내부에 설치된 조명이 좁은 어두운 터널의 답답함을 없앴다. 관광객들에 대한 배려가 느껴졌다.

충북 단양군의 명소인 만천하스카이워크를 배경으로 추억을 남기는 사람들. 김진성 기자 paperk@ 충북 단양군의 명소인 만천하스카이워크를 배경으로 추억을 남기는 사람들. 김진성 기자 paperk@

주차장에 도착하고 셔틀버스로 갈아탔다. 관람객들은 예외 없이 셔틀버스로 정상에 가야 했다. 10분 정도 걸려 정상에 도착하니 비명소리부터 들린다. 짚와이어를 타고 내려가는 이용객의 소리였다. 정상에서 무려 980m를 시속 50km 속도로 내려간다니 비명을 지를 만도 하다. 한 번 타볼까 하다 관뒀다. 이곳에서는 짚와이어를 포함해 1km가량의 모노레일을 달리는 알파인코스터, 만천하 슬라이더(240m) 등 다양한 체험시설이 젊은 층으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만천하스카이워크는 바닥이 덱으로 설치돼 있어 걷기가 좋았다. 나선형으로 된 덱으로 오르는 동안 소맥산맥과 남한강의 모습이 조금씩 들어나기 시작했다. 정상 부근에 도착할 무렵 머리가 ‘띵’ 했다. 고소공포증은 없는데…. 확실히 높이 올라왔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남한강 절벽 90m 위에 설치된 만천하스카이워크는 높이 25m로 건립됐다. 남한강 수면까지의 높이가 100m는 넘는다는 이야기다.

정상에 오르니 눈앞이 시원했다. 단양 시내 전경과 멀리 소백산 연화봉의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하늘과 맞닿은 소백산, 그 밑으로 굽이쳐 흐르는 남한강이 천혜의 비경이었다.

한참을 넋 놓고 비경에 빠져 있을 때 어린 아이의 울음소리가 정적을 깼다. 100여m 아래가 보이는 통유리 바닥에 올라서서 어찌할 줄 모르고 있었다. 귀여웠다. 발밑에 흐르는 남한강을 유리를 통해 내려다 보면 어른도 오금이 저리고, 그 짜릿함은 무더위도 날린다. 이곳에서는 세 손가락 형태의 길이 15m, 폭 2m의 고강도 삼중 유리를 통해 발밑에 흐르는 남한강을 내려다 볼 수 있다.

만천하스카이워크 인근에 지난 1일 마련된 ‘시루섬 생태탐방교’도 추천한다. 이곳은 남한강을 가로질러 시루섬 위를 오갈 수 있는 617m 교량으로, 단양군이 국내 최장 출렁다리 인증 절차를 밟고 있다. 충남 논산 탑정호 출렁다리(600m)보다 17m가 더 길다고 한다.

충북 단양군의 명소인 만천하스카이워크 정상에서 바라본 전경. 김진성 기자 paperk@ 충북 단양군의 명소인 만천하스카이워크 정상에서 바라본 전경. 김진성 기자 paperk@

■수양개 선사시대 유물과 빛의 향연 수양개빛터널

단양군 적성면 일대는 선사시대 역사가 깃든 곳이다. 특히 수양개 유적은 우리나라 후기 구속기시대 석기 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유적지다. 만천하스카이워크 인근에 있는 수양개선사유물전시관으로 향했다. 차량으로 10분 거리에 있는 유물전시관으로 가는 길에 특이한 터널과 마주했다. 이끼터널이다. 이곳은 1985년 충주댐이 완공되면서 이전된 철로를 포장해 만든 도로다. 콘크리트로 만든 인공 터널이 아니라 나무가 하늘을 가려 그늘을 만든 자연 터널이다. 특히 습하고 비가 잦은 이맘 때면 도로 양쪽 벽을 따라 푸른 이끼가 무성하게 자라나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차량에서 내려 터널 벽면을 만져보니 이끼가 잔뜩 붙어있다. 습기가 터널 안을 가득 메우며 몽환적인 분위기가 연출된다. 오가는 차량은 많지 않지만 왕복 2차선의 좁은 도로여서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이끼터널을 지나자 마자 곧바로 수양개선사유물전시관이 반긴다. 이곳은 1983년 충주댐 수몰지구 문화유적 발굴조사에서 발견된 수양개 유적의 유물과 연구 자료를 전시하는 공간이다. 당시 이곳에서 구석기 시대의 광범위한 유적지와 다량의 석기가 출토돼 국내외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이곳에서 슴베찌르게 등이 발견되면서 수양개지역은 중국과 일본 등 동북아시아 후기 구석기 문화의 전파 경로를 밝혀낼 수 있는 중요한 유적지로 평가받고 있다.

충북 단양군의 명소인 만천하스카이워크를 배경으로 추억을 남기는 사람들. 김진성 기자 paperk@ 충북 단양군의 명소인 만천하스카이워크를 배경으로 추억을 남기는 사람들. 김진성 기자 paperk@

제1전시실에서는 단양 지역의 선사시대 동굴 유적과 유물, 제2전시실에서는 슴베찌르개 등 석기 제작소에서 발견된 유물들, 제3전시관에서는 주거 유적에서 발굴된 토기, 석기류 등을 만날 수 있다. 돌도끼 색칠하기와 같은 교육·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수양개선사유물전시관의 또 다른 볼거리는 수양개빛터널이다. 이곳은 일제강점기에 철도로 사용되다 폐선된 터널을 복합 멀티미디어 공간으로 재탄생시킨 곳으로 폭 5m에 길이가 200m에 이른다. 70년 넘게 방치되었던 터널은 2017년 단양군에 의해 다시 빛으로 재탄생했다.

터널로 들어서는 순간 푸른색의 밝은 빛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벽면과 터널 천정이 온갖 빛의 향연이다. 장미를 테마로 한 공간에는 작은 조명들이 마치 장미정원을 거닐고 있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다. 우주를 테마로 한 공간에서는 태고적 우주의 생성 과정을 연출한 듯한 장면들이 선보여 신비감을 더하고 있다. 음악은 덤이다. 6개의 테마 공간마다 독특한 음악을 접목시켜 환상적인 볼거리와 몽환적인 매력이 넘친다.

수양개빛터널을 나오면 빛의 향연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2만여 송이 LED 장미와 아름다운 조명으로 뒤덮인 비밀의 정원을 만난다. 시원한 강바람에 잔잔한 음악 선율이 흐르는 야외 비밀의 정원은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입소문이 났다. 선사유적지답게 비밀의 정원에는 원시인들의 사냥 장면과 돌도끼 등을 만드는 그들의 생활 방식을 표현한 조형물도 눈에 띤다.

수양개빛터널은 야간 관람을 추천한다. 비밀의 정원 야경은 한국관광공사 주관 ‘야간관광 100선’에 선정되면서 관람객들의 휴식처로 각광받고 있다.


김진성 기자 paper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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