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사관학교를 내륙으로 옮기는 게 맞나”
국군사관학교 대전 신설 발표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 결정
‘80년 역사’ 해사 이전 불가피
진해 지역사회 반발 여론 비등
지난 16일 서울 육군사관학교 인근에 사관학교 통폐합 반대 현수막이 걸려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통합한 ‘국군사관학교’를 대전에 신설하기로 발표하면서 80년 동안 군항도시를 표방해 온 경남 창원시 진해 지역이 술렁이고 있다. 해군사관학교가 사실상 독립 기능을 잃고 폐교 수순을 밟을 수 있다는 위기감에 도시 정체성 훼손과 상권 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19일 창원시 등에 따르면 정부와 여당은 지난 16일 국회에서 당정협의회를 열고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통합한 ‘국군사관학교’를 대전 자운대에 창설하기로 결정했다. 이 같은 해사 이전 소식에 창원 지역사회는 곧바로 반발했다. 국군사관학교 통합 발표 직후부터 이전 여부·진위 확인 민원이 진해구로 빗발치고 있다. 해사 졸업식과 입학식, 각종 행사 때마다 생도와 가족들이 방문하며 인근 상권을 떠받쳐 온 만큼 지역경제에 미칠 파장을 걱정하는 것이다.
특히 진해 구도심은 군사지역으로 묶여 고도 제한 등 각종 개발 규제를 감내해 온 만큼 허탈감이 더 크다. 진해구 경화동에 사는 한 주민은 “군사 도시라는 이유로 불편은 다 참아왔는데 이제 와 주민들과 한마디 상의도 없이 해사를 옮기겠다는 걸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창원시도 즉각 대응에 착수했다. ‘전략조정 TF’에서 해사 이전 문제를 주요 현안으로 다루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TF를 통해 향후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분석하는 동시에 정부 계획에 맞춘 대응 논리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강기윤 창원시장은 “주민 의견 수렴도 없이 추진한 절차 자체에 문제가 있다”며 “해군사관학교는 바다에서 교육하는 특화 교육기관인데, 이를 내륙으로 옮기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진해구청장도 오는 24일 해군을 방문해 지역민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다.
지역 정치권도 빠르게 움직인다. 국민의힘 이종욱(진해구) 국회의원은 “막무가내 식 추진이다. (해사 이전을) 당연히 반대한다”며 주민 간담회를 통해 지역 의견을 수렴한 뒤 정부 등에 전달하겠다고 19일 밝혔다. 반면 해군참모총장 출신인 황기철 더불어민주당 진해지역위원장은 “주민과 예비역 등의 의견을 듣고 있다”며 통합 찬반에 대한 명확한 입장은 유보했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