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서, 2점 접바둑으로 현존 최강 AI ‘카타고’ 꺾어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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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신전 2국서 혈투 끝 4집반 승
카타고, 공식 대국서 첫 패배
1승 1패… 21일 3국서 최종 승부

19일 신진서 9단이 바둑 AI 카타고에 승리하면서 이세돌에 이어 공식전에서 AI를 이긴 두 번째 바둑 기사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17일 열린 신진서와 카타고의 1차전 대국 모습. 연합뉴스 19일 신진서 9단이 바둑 AI 카타고에 승리하면서 이세돌에 이어 공식전에서 AI를 이긴 두 번째 바둑 기사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17일 열린 신진서와 카타고의 1차전 대국 모습. 연합뉴스

바둑 세계 랭킹 1위 신진서 9단이 5시간에 달하는 혈투 끝에 현존 최강의 바둑 인공지능(AI)을 꺾었다. 2016년 당시 이세돌 9단에 이어 10년 만에 다시 한 번 한국의 바둑 기사가 AI의 높은 벽을 넘었다.

서울 중구 한국경제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쎈수학·한경 기신전’ 3번기 2국에서 신진서가 바둑 최강 AI인 카타고를 꺾고 승리했다. 신진서는 4시간 50여분의 혈투 끝에 299수만에 4집 반승을 거뒀다. 카타고는 10년 전 이세돌 9단을 무너뜨린 알파고를 기반으로 개발된 현존 최강의 바둑 AI다.

신진서는 두 점을 먼저 두는 접바둑으로 경기에 나섰다. 반면 이세돌은 접바둑이 아닌 호선으로 대국을 치렀다. 신진서에게 제한 시간 5시간과 30초 초읽기 1회가 주어졌고 카타고는 20초 안에 둬야 했다.

경기 초반 신진서는 우하귀에서 초대형 정석을 유도하며 변수를 줄이는 방식으로 차분히 판을 풀어나갔다. 바둑에서 중앙은 귀와 변과 달리 사방이 열려 있어 계산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이 때문에 AI가 유리한데, 카타고가 승리한 1국에서도 신진서가 너무 빨리 중앙 전투에 뛰어들며 승기를 뺏겼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두 기사는 불과 5분여 만에 53수까지 빠르게 돌을 놓으며 바둑판 4분의 1을 차지하는 대형 정석을 완성했다. 대형 정석이 마무리되면서 바둑판이 좁아지고 변수가 줄었다. 신진서는 AI의 숨통을 차근차근 조이면서 끝까지 우세를 지켰고, 결국 4집 반 차이로 승부를 마무리했다.

이날 승리로 신진서는 지난 17일 열린 1국에서 카타고에 245수 만에 불계패한 것을 갚으며 1승 1패로 균형을 맞췄다. 또한 신진서는 두 점을 먼저 놓는 조건이지만 현존 최정상급 바둑 AI인 카타고를 공식 대국에서 처음 꺾은 프로 기사가 됐다. 2016년 이세돌과의 대국 이후 카타고는 꾸준히 성능이 개선됐는데, 이 덕분에 프로 기사들과의 연습 대국에서 두 점을 접어주고도 사실상 완승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세 점으로도 버티지 못하는 프로기사가 많았고 네 점을 먼저 놓고 패한 사례도 있었다.

하루 휴식을 취한 뒤 21일 3국에서 마지막 승부를 벌이게 된 신진서는 “오늘도 졌다면 내일은 하루 종일 누워 있어야 하는데 (다행히 이겨) 내일은 운동과 휴식을 겸하면서 3국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인간의 실력이 AI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스토리나 매력이 존재하기에 팬들이 찾아주신다고 생각한다”며 “프로기사로서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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