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공모주 시장, 하반기 ‘대어’ 쏟아진다
다음 달 기업공개를 준비 중인 크래프톤의 게임 ‘배틀그라운드’. 크래프톤 제공
날씨가 더워지면서 공모주 시장도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온라인게임 ‘배틀그라운드’ 개발사인 크래프톤을 시작으로 카카오뱅크·LG에너지솔루션·현대중공업 등 굵직굵직한 ‘기업공개(IPO) 대어’들이 올 하반기 증권시장 진입을 위해 대기 중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올 하반기 상장하는 기업 중 1조 원 이상의 몸값을 가진 업체가 무려 10곳 이상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크래프톤·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
LG에너지솔루션·롯데렌탈 등
1조 원 이상 몸값 10곳 이상 달해
공모주 투자 열기 이어질지 관심
카카오뱅크의 신용카드. 카카오뱅크 제공
■선봉 크래프톤부터 과열 조짐
가장 먼저 증시 문을 두드리는 기업은 크래프톤이다. 지난 11일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얻은 크래프톤은 16일 증권신고서까지 제출하면서 중복청약 막차를 탔다. 크래프톤는 공모 희망 가격으로 45만 8000~55만 7000원을 제시했다. 만일 최상단에서 공모가를 결정한다면 공모주 청약으로 5조 6000억 원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뜨거운 공모주 열기만큼 높은 크래프톤의 공모 희망 가격은 거품 논란까지 불렀다. 금융감독원마저 공모가 산정 근거 설명을 보완하라고 제동을 걸면서, 크래프톤은 다음달 14~15일로 예정된 청약 일정을 연기할 수 밖에 없게 됐다. 연기된 청약 일정은 다음달 21~22일이 될 전망이다. 반면 최근의 메리트증권 보고서는 크래프톤의 적정 주가를 72만 원으로 제시하며, 거품 논란에 반대 의견을 내기도 했다. 보고서대로라면, 공모 희망 가격 상단인 55만 7000원으로 공모가가 결정된다고 하더라도 이후 29%의 상승 여력을 갖고 있다는 의미다.
■카뱅·LG에너지솔루션 등 대기
카카오 계열사들도 잇따라 증시 상장을 위한 문을 두드린다. 카카오뱅크는 다음달 27~28일, 카카오페이는 그 다음주 중 일반투자자 청약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016년 1월에 설립된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최대주주 카카오가 지분 31.62%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위해 카카오뱅크는 이르면 다음주 중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17일 코스피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상태다.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카오페이의 상장 일정은 아직 미정이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4월 26일 신규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는 청구했지만 아직 심사는 통과하지 못한 상태다.
LG그룹의 배터리 계열사인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8일 코스피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했다. 현재 LG화학이 이 회사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하면 시가총액이 102조 원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모회사인 LG화학(59조 원)은 물론 코스피 시가총액 2위인 SK하이닉스(89조 원)를 웃돌 수 있다는 의미다. 그외 대기업 계열사 중에는 롯데렌탈이 지난달 31일, 한화종합화학은 지난 4일 코스피 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공모주 수익률은 작년보다 축소
다만 올 상반기 공모주 수익률이 지난해와 비교해 크게 줄어들었다. 이 때문에 상반기 뜨거웠던 공모주 열기가 하반기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여부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올해 상장한 기업들의 공모가 대비 3개월 후 종가의 평균 수익률은 코스피 종목 20.8%, 코스닥 종목 39.1%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상장 종목들의 3개월 평균 수익률(코스피 64.3%, 코스닥 64.2%)보다 크게 떨어진 수익률이다.
게다가 상반기 공모주 열기를 뜨겁게 하는데 한몫을 했던 중복청약도 하반기부터는 불가능해진다. 금융위원회가 공모주의 중복 청약을 금지하는 내용으로 자본시장법 시행령을 고쳤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지난 20일 이후 증권신고서를 내는 기업부터는 1인당 1계좌로만 공모주를 청약할 수 있다. 이 또한 열기를 식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한편 크래프톤은 중복청약이 가능한 마지막 공모주 대어다.
또한 현재 대기 중인 공모주 일정이 한꺼번에 몰릴 경우 상대적으로 기대감이 적은 공모주는 흥행에 실패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때문에 일부 중소형 공모 기업들은 청약 일정을 미루는 등 ‘눈치작전’을 펼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무한정 공모 일정을 미루는 것도 쉽지 않다. 한국과 미국의 중앙은행이 언젠가 통화정책을 긴축으로 돌리면 공모주 청약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대다수 공모 기업의 경우 유동성이 풍부한 올해를 넘기지 않으려 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