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 나선 美, '하늘 위 암살자' 띄워 IS 조직원 표적 사살
무인기 타격…"표적 살해했고 민간인 사상 없어"
바이든 "대가 치르게 하겠다" 공언 뒤 신속 조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면서 눈을 감고 무거운 표정을 짓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에서 발생한 폭탄테러를 언급하며 아프간 철군 후에도 대피 임무를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EPA연합뉴스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폭탄테러 보복으로 27일(현지시간) 이슬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아프간 지부인 'IS 호라산'(IS-K)을 공습했다.
테러 발생 48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테러의 배후인 IS를 겨냥한 공격을 감행한 것으로, 미국이 이처럼 신속하게 보복에 나선 것은 테러 공격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 표명으로 풀이된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이날 무인기로 아프간 동부 낭가하르주에 공습을 가해 IS-K 기획자 1명을 살해하는 대 테러작전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 대변인 빌 어반 해군 대령은 "표적을 살해했고 민간인 사상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표적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CNBC방송 등은 이 인물이 전날 벌어진 카불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 폭탄테러와 구체적인 관련이 있는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 당국자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선제공격 차원의 공습"이었다면서 "(살해된 인물이) 다른 공격을 계획한다는 정보가 입수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IS-K가) 카불에 추가 공격을 가하려고 계획하는 데 관여한 테러리스트로 본다"고 부연하면서도 구체적인 근거는 밝히지 않았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미국은 카불 공항 폭탄 테러가 벌어지기 전부터 이번 공습으로 살해한 인물을 감시해왔다.
이날 공습은 미군 13명을 포함해 170여 명이 목숨을 잃은 카불 공항 폭탄테러가 일어나고 48시간이 안 돼서 단행됐다.
카불 공항 폭탄테러 직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IS-K를 배후로 지목하면서 "끝까지 추적해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라고 공언했다.
공습은 표적만 제거되도록 정밀하게 이뤄진 것으로 평가된다.
NBC방송은 복수의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번 공습으로 살해된 IS-K 대원이 공습이 이뤄질 당시 조력자와 함께 차에 타고 있었다고 전했다.
국방부 발표 등을 종합하면 이 조력자는 공습에 사망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관계자들은 공습에 공격용 무인기 'MQ-9 리퍼'와 함께 민간인 사상자를 최소화하고 정확성을 담보하기 위한 정밀 무기가 선택돼 사용됐다고 밝혔다.
그간 사례에 비춰봤을 때 '닌자미사일'이란 별칭이 붙은 변형 헬파이어 미사일 'AGM-114R9X'가 활용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통상 'R9X'로 불리는 이 미사일은 표적을 화약으로 폭파하는 대신 표적에 충돌하기 직전에 6개 칼날을 펼쳐 내리꽂는 방식으로 작동해 대상을 살해하고 부수피해를 줄인다.
첨단추적장치 덕에 운행 중인 차 운전사는 다치지 않게 하면서도 뒷좌석 탑승자는 살해할 수 있다.
WSJ은 IS-K 대원이 민간인에게서 멀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공습이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한편 카불 미국대사관은 이날 미국민들에게 카불 공항 출입구 주변에서 즉시 떠나라고 권고했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미 정부는 카불 공항을 노린 추가 테러를 우려하고 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오전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국가안보 보좌진에게서 추가 테러 가능성을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이날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아프간 탈출을 위해 국무부 조력을 받고 있거나 국무부와 소통하는 미국민이 현재 약 500명이라고 설명했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