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리’ 특별법 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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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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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적인 행정위원회 신설
부지 선정 절차 등 법제화

사용후핵연료 저장조(습식). 부산일보DB 사용후핵연료 저장조(습식). 부산일보DB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국내 최초로 사용후핵연료 육상 운반실험을 수행하고 있다. 원자력연구원 제공. 부산일보DB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국내 최초로 사용후핵연료 육상 운반실험을 수행하고 있다. 원자력연구원 제공. 부산일보DB

미래세대를 위해서라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해묵은 국가적 현안이자 숙제인 사용후핵연료와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처리 문제 등 대책을 원만히 풀기 위한 특별법 제정이 추진된다.

더불어민주당 ‘2050 탄소중립특위 실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성환 국회의원은 15일 사용후핵연료와 고준위방사성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독립된 행정위원회 설립과 부지선정 절차 등을 법제화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법안에 따르면 국무총리 소속 중앙행정기관으로 독립적 행정위원회인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위원회(이하 독립 위원회)’가 신설된다.

독립 위원회는 기존에 산업통상자원부가 수행하던 고준위 방사성폐기물(방폐물) 관리 기본·시행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사용후핵연료를 방폐물로 처분 결정할 수 있는 권한도 원자력진흥위원회로부터 독립 위원회로 이관된다.

고준위 방폐물 정책의 공론화, 관리시설 부지선정, 고준위 방폐물 처분을 위한 기술개발과 인력양성 등 포괄적인 고준위 폐기물 관리업무는 독립 위원회가 맡는다.

중간저장시설과 영구처분시설의 입지를 선정하기 위한 부지선정 절차의 큰 틀도 최초로 법에 명문화했다.

특히 부지선정에서는 지역주민의 의사를 2단계에 걸쳐 확인함으로써 주민수용성을 두텁게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중간저장시설 혹은 영구처분시설 유치를 원하는 지자체는 신청 단계부터 주민 의견을 확인하고 지방의회의 동의를 받도록 하며, 심층조사 이후 최종 선정 단계에서 주민투표로 다시 한번 주민의사를 확인토록 명시한 것이다.

후보 부지가 다른 지자체와 인접한 경우에는 인접 지자체까지 의견 수렴에 참여토록 한 점도 관심을 모으는 대목이다. 유치를 희망하는 지자체는 인접 지자체장과도 협의를 거치도록 하는 한편, 최종 결정의 주민투표에도 인접 지자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간의 중·저준위 방폐장 선정과 원전 수명연장 문제에서 되풀이된 지역간 갈등과 주변지역 주민의 우려를 최소화할 장치가 마련된 셈이다.

이밖에도 특별법에는 현재 법률상 근거 없이 원전 내부에 저장되고 있는 사용후핵연료를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해 ‘부지내 저장시설’ 조항이 포함됐다. 특히 관리시설이 확보되는 즉시 사용후핵연료를 내보낼 수 있도록 함으로써 원전 부지내 사용후핵연료의 저장이 장기화되는 빌미도 없앴다.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을 대표발의한 민주당 김성환 의원. 김성환 의원실 제공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을 대표발의한 민주당 김성환 의원. 김성환 의원실 제공

현재 우리나라에는 총 24기의 원자력발전소에서 매년 약 1만 4000다발의 사용후핵연료가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사용후핵연료를 영구적으로 처분하기 위한 최종처분시설을 확보하지 못해, 현재까지 약 50만 다발의 사용후핵연료가 원자력발전소 부지에 임시로 저장중이다. 이미 저장용량이 포화 상태에 달해 건식저장시설을 증설 중인 월성원전을 비롯해 10년 내로 한빛·한울·고리원전이 순차적으로 포화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그러나 최종처분시설의 입지선정은 물론, 사용후핵연료와 고준위 방폐물 관리정책의 기본계획 수립마저도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

첨예한 갈등이 수반되는 사용후핵연료와 고준위 방폐물 문제는 정책 수립 과정의 투명성과 객관성이 필수이지만, 현 제도상 원전 진흥업무를 수행하는 산업부가 공론화를 포함한 고준위 방폐물 업무를 함께 다루고 있어 고준위 방폐물 정책의 사회적 합의에 걸림돌이 되어 왔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김성환 의원은 “사용후핵연료와 고준위 방폐물 대책은 친원전·탈원전의 문제를 넘어선, 원자력발전을 사용한 우리 세대가 마땅히 함께 짊어져야 할 숙제”라며 “미래세대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책임감으로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고준위 방폐물의 처분 문제를 함께 풀어가고자 이 법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별법 제정으로 신설되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위원회를 중심으로 고준위 방폐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에 한 걸음 다가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특별법안은 김 의원이 대표발의하고 우원식, 김영주, 박홍근, 김정호, 위성곤 의원 등 총 24명의 국회의원이 법안 발의에 참여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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