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정체성 디자인, 과감한 모험 통했다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부산현대미술관 새 M.I. 추진
5개월간 리브랜딩 프로젝트
iF 디자인 어워드 최고 상 눈길

부산현대미술관 리브랜딩 프로젝트 이미지. 부산현대미술관 제공 부산현대미술관 리브랜딩 프로젝트 이미지. 부산현대미술관 제공

부산현대미술관의 새로운 M.I.(Museum Identity, 미술관 정체성) 디자인은 어떻게 탄생한 것일까. 최근 ‘부산현대미술관 리브랜딩 프로젝트’(이하 리브랜딩 프로젝트)가 세계 3대 국제 디자인 어워드 가운데 하나인 ‘2025 iF 디자인 어워드’에서 최고 상인 금상(커뮤니케이션 부문)을 수상하자 다시금 주목된다.

리브랜딩 프로젝트는 부산현대미술관이 개관 5주년이던 2023년, 미술관 로고를 포함한 각종 안내물에 대한 편의성을 높이고 쾌적한 관람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미술관 정체성과 디자인을 대대적으로 재정비하는 과정을 담은 것이다. 이 과정에서 그래픽 디자이너 신상아와 이재진으로 구성된 ‘폼레스 트윈즈’가 리브랜딩 프로젝트를 맡을 최종 팀으로 선정됐고, 이후 5개월간 미술관 전담 조직과 소통하며 현재의 M.I. 체계를 완성했다.

부산현대미술관 리브랜딩 프로젝트 이미지. 부산현대미술관 제공 부산현대미술관 리브랜딩 프로젝트 이미지. 부산현대미술관 제공

이 사업이 특이했던 건, 열린 미술관을 지향하는 부산현대미술관이 기존 입찰 방식이 아닌 공모와 관련 전시(‘부산현대미술관 정체성과 디자인’ 전시), 그리고 투표 등을 통해 그 과정을 시민들과 공유하면서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또한 보통 로고는 하나인데, 부산현대미술관 로고는 문자만 남고 문자를 감싸고 있는 원이 없어지는가 하면 다양한 문자 베리에이션도 가능하다. 나중에는 물방울 실루엣만 보고도 미술관을 알아차릴 수 있게 된다. 시각적 위계를 벗어나 마치 생태계처럼 작동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든 것이다. 하우스 디자이너가 없는 부산현대미술관으로서는 천군만마를 얻은 셈이다.

부산현대미술관 메일 꼬리 로고. 부산현대미술관 제공 부산현대미술관 메일 꼬리 로고. 부산현대미술관 제공

당시를 회고한 강승완 부산현대미술관장은 “사실은 큰 모험이었다”며 “60명(팀)이나 지원하고, 그중에서 포트폴리오로만 네 팀을 선정해 ‘제안’ 전시회를 석 달간 개최한 뒤 시민 투표와 전문가 심사를 거쳐서 나온 결과였다”고 부연 설명했다.

특히 부산현대미술관은 ‘자연·뉴미디어·인간’이라는 의제 아래 생태적 관계성에 대한 예술적 실천을 선보여 왔는데, 새 M.I.는 이러한 지향점을 반영하면서도 동시대 미술의 △가변성 △유동성 △확장성을 담아낸 점도 특기할 만하다. 또한 뿌리줄기와 비선형 네트워크를 의미하는 ‘리좀’ 개념을 적용해 서로 연결되고 확장되는 방식으로 미술관의 정체성을 구축해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하는 미술관 이미지를 만들었다는 점도 마찬가지이다.

부산현대미술관 리브랜딩 프로젝트 이미지. 부산현대미술관 제공 부산현대미술관 리브랜딩 프로젝트 이미지. 부산현대미술관 제공

강 관장은 “이 프로젝트는 디자이너, 미술관, 관람객이 함께 디자인을 통해 미술관의 정체성을 수립하는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질문하고 세심하게 만들어갔던 유의미한 과정이었다”면서 “로고, 내외부 표지판, 상품 개발 등을 통해 관람객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알리는 일은 진행형”이라고 전했다. 수상작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iF 공식 웹사이트(ifdesign.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닥터 Q

    부산일보가 선정한 건강상담사

    부산성모안과병원

    썸네일 더보기

    톡한방

    부산일보가 선정한 디지털 한방병원

    태흥당한의원

    썸네일 더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