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민주주의 위기와 대안을 말하다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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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고서원, 청소년·어린이 계간지
<인디고잉> <희망을 부르는 어린이>
봄호, 민주주의 위기 치열한 토론 담아

청소년 인문학 잡지 <인디고잉> 봄호 표지. 인디고서원 제공 청소년 인문학 잡지 <인디고잉> 봄호 표지. 인디고서원 제공

‘자신이 위험해지거나 부당한 대가를 치를 수도 있지만, 옳은 선택을 해낸 사람들 모두가 의인이라고 생각합니다. (…) 어떻게 그런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 궁금했습니다. 그들 대부분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합니다. 저는 저 자신이 소심하고 때론 비겁하기까지 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결정적인 순간에 부디 옳은 선택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번에는 <바다를 말하는 하얀 고래>를 읽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자신의 탐욕을 채우기 위해 다른 생명을 무참히 짓밟는 인간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고 바다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건 달빛 향유고래가 나옵니다. (…) 비록 눈에 보이는 힘을 갖지 못하더라도, 더 거대한 것들에 가려 잘 보이지 않더라도, 마땅히 해야 할 일을 묵묵히 해 내는 모든 달빛 향유고래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듣고 싶습니다.’

최근 발간된 부산 청소년 인문학 서점 인디고서원의 계간지 <인디고잉> 봄호(86호)에 실린 편집장 인사말이다. 참고서와 문제집을 팔지 않는 청소년 인문학 서점이 지역에서 20년을 버틴 것도 대단하고, 학교와 학원·수행 평가와 시험 준비로 바쁜 청소년들이 매주 인문학을 공부하고 글까지 직접 쓴다는 건 더 놀랍다. <인디고잉>의 발간 소식을 들을 때마다 “또 하나를 해 냈구나”라는 감탄사가 나올 수밖에 없다. 특히 이번 편집장 인사말은 인디고서원과 <인디고잉>의 존재 이유와 더불어 현시대 상황까지 말하고 있다.


<인디고잉>의 내지. 인디고서원 제공 <인디고잉>의 내지. 인디고서원 제공

<인디고잉>의 내지. 인디고서원 제공 <인디고잉>의 내지. 인디고서원 제공

<인디고잉>의 내지. 인디고서원 제공 <인디고잉>의 내지. 인디고서원 제공

인디고서원 허아람 대표는 “지난 12월 봄호를 생각하며 책을 읽고 토론을 시작하는데 대한민국 국민 모두를 놀라게 한 민주주의 위기와 계엄령 사태가 있었다. 청소년들 역시 그 상황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아이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민주주의와 법에 관한 책을 읽고 토론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인디고잉> 86호에는 ‘살아있는 민주주의를 말하다’라는 제목으로 15세부터 18세까지 10명 청소년의 솔직하고 치열한 토론이 담겼다. ‘우리나라 민주주의 현실’ ‘인터넷은 민주주의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 ‘민주주의를 제대로 교육한다는 의미’ ‘청소년, 살아있는 민주주의를 말하다’ 등 9페이지에 걸쳐 나오는 청소년의 지적은 바르게 행동하지 못하는 어른에 대한 꾸짖음으로 느껴질 정도로 예리하고 날카롭다. 다음 장에 등장하는 ‘우리가 바꾸는 법 이야기’ 역시 법치 국가와 국가 폭력에 관해 청소년들의 깊이 있는 고민이 담겨 있다.

이 외에도 다양한 기사로 가득하다. 인문학 공부를 하며 느끼는 청소년들의 생각을 담은 다양한 칼럼들과 소설가 설흔, 과학자 이정모, 물리학자 정창욱의 글도 실려 있다.

어린이 교양지 <희망을 부르는 어린이> 표지. 인디고서원 제공 어린이 교양지 <희망을 부르는 어린이> 표지. 인디고서원 제공

<희망을 부르는 어린이> 목차 지면. 인디고서원 제공 <희망을 부르는 어린이> 목차 지면. 인디고서원 제공

<인디고잉>과 함께 어린이를 위한 인문 교양지 <희망을 부르는 어린이>도 봄호가 나왔다. 2021년 창간된 이 잡지는 책읽기를 통해 사랑, 우정, 정의, 용기처럼 아름다운 가치를 마음속에 품고 어린이가 꿈꾸는 세상을 마음껏 상상해 보자는 취지로 시작했다.

올 봄호는 “모두를 위한 노래를 함께 불러요”라는 부제가 붙었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용기 낼 수 있게 해주는 ‘두려움과 용기에 대한 이야기’, 함께 살아가기 위해 무엇이 옳을지 질문을 던져보는 ‘열두 살 궁그미를 위한 윤리학 수업’, 누구도 차별받지 않고 평등하게 살기 위한 ‘우리는 차별에 반대합니다’, 달빛 고래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게 도와주는 ‘달빛 고래와 가장 순수한 바다’, 평화는 평화를 꿈꾸는 우리 손으로 만들어갈 수 있다는 ‘지구의 미래를 위한 우리의 책임’ 등 다채로운 글이 실렸다. 어린이들이 기사를 읽고 직접 해볼 수 있는 다양한 활동지가 담겨 있어 아이들이 활동지를 해 보며 재미있게 인문학 세계관과 의미를 체득하게 된다.

<인디고잉>과 <희망을 부르는 어린이>는 인디고 서원 홈페이지(www.indigobookstore.net) 혹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구독이 가능하며, 온라인 서점과 지역 서점에서도 구매할 수 있다.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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