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시대, 부산 택시도 ‘탑승’ [전 세계 달리는 자율주행 택시]
부산시·법인택시조합 도입 검토
자율주행 택시 시범지역 선정
‘부산형 택시 서비스 모델’ 구축
자율주행 실증 도시 지정 ‘기대’
취재진이 탑승한 포니AI사의 7세대 택시 아크폭스가 현지 마취아오 시장을 주행하는 모습. 김준용 기자 jundragon@
“빠아앙 빠아앙.”
큰 경적 소리와 함께 차가 속도를 줄였다. 편도 2차로 끝 자전거가 차로를 넘어서려 하자 차량은 격한 반응을 보였다. 경적을 울린 뒤 차는 유유히 1차로로 차선을 바꿔 자전거를 비켜 나갔다. ‘이 차’는 때로는 안전거리 이상을 유지하며 사고를 막았고, 능숙하게 방향지시등을 켜고 빠르게 차로를 바꾸거나 속도를 줄이기도 했다. 신호등이 없는 교차로에서 맞물리면 상황에 맞춰 양보와 우선 진입을 번갈아 했다. 좁은 왕복 2차로 전통시장에서 역주행 하는 자전거와 오토바이도 ‘이 차’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기존 차와 다른 점 단 한가지. 운전석에는 아무도 타 있지 않았다. ‘이 차’는 중국 베이징에서 지난달 25일 〈부산일보〉 취재진이 탑승한 중국 AI기업 포니AI사의 아크폭스 자율주행 택시다.
자율주행 택시가 전 세계를 달리고 있다. 부산 법인 택시업계도 차량 기술 업체, 부산시와 자율주행 택시 도입 검토에 나섰다. 8일 부산법인택시조합에 따르면 조합은 최근 부산시, 포니AI의 국내 파트너사인 포니링크와 부산 지역 자율주행 택시 도입 방안을 논의했다. 논의의 핵심은 부산시가 자율주행 택시 시범 운행 지역을 우선 선정하고 ‘부산형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 모델’을 실제 택시를 운행하는 조합과 기술력을 갖춘 포니링크가 구축하는 것이다.
조합은 자율주행 택시가 세계적인 흐름인 만큼 선제 도입을 통해 부산이 ‘자율주행 도시’로 거듭날 수 있다고 본다. 정부가 최근 자율주행 택시를 정책적으로 지방에 적극 도입하기로 한 점도 부산 도입 가능성을 높인다. 정부는 지난달 ‘자율주행 실증 도시 계획’을 발표하고 미국 로스앤젤레스나 중국 우한 같은 자율주행 실증 도시를 국내에 조성하기로 했다. 현재 시범운행지구에서 자율주행 셔틀버스 등이 운행되고 있지만 제한적 노선·구간 중심이라 실증 범위가 협소하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부산은 에코델타시티, 오시리아에서 이미 자율주행 버스가 달리고 있고 최근 미국 테슬라의 완전 자율주행(Full Self-Driving) 기술을 부산에서 시연한 모습이 전국적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자율주행 기술 ‘테스트 베드’로 도시 가치가 상승 중인 만큼 부산시와 업계가 도입 필요성을 정부에 적극적으로 알린다면 실증 도시 지정 가능성이 높다.
부산법인택시조합 장성호 이사장은 “현재 유휴 택시를 활용해 얼마든지 자율주행 택시 도입이 가능한 상황이다”며 “세계적 추세에 맞게 부산이 자율주행 실증 도시로 지정돼 발 빠르게 자율주행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