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 활황인데 경제는 불황…거제시, 선순환 고리 찾는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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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상생발전 시민 대토론회
지자체·기업·시민 등 400여 명
동방성장 모델 구축 방안 고민

거제시에 사업장을 둔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이 10년 만에 찾아온 조선업 활황에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정작 지역 상권은 침체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소비 위축에 거제 최대 번화가인 고현동 상가 곳곳에 임대 현수막이 붙었다. 부산일보DB 거제시에 사업장을 둔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이 10년 만에 찾아온 조선업 활황에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정작 지역 상권은 침체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소비 위축에 거제 최대 번화가인 고현동 상가 곳곳에 임대 현수막이 붙었다. 부산일보DB

경남 거제시가 주력 산업인 조선업 호황에도 침체를 벗어나 못하는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기업, 시민 사회와 머리를 맞댄다.

거제시는 오는 29일 일운면 소노캄 거제에서 ‘지역-기업 상생발전을 위한 시민 대토론회’를 개최한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토론회는 지자체와 기업 그리고 시민이 지역 상생·발전 방안을 함께 모색하고 지역 경제 회복, 조선산업 재도약을 논의하는 자리다.

‘시민과 기업이 함께 만드는 지속 가능한 미래 거제’를 주제로 거제형 동반성장 모델을 구축하는 게 핵심이다.

현장에는 거제시와 시의회,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관계자, 시민 등 400여 명이 참석한다.

주제 발표와 토론을 통해 지역 경제 회복과 상권 활성화를 위한 선결 과제와 조선·관광업 등 다양한 경제주체와 지역이 동반 성장할 방안을 고민한다.

거제시 관계자는 “각계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 기업과 지역 사회가 상생할 수 있는 동반성장 모델 만들겠다”고 전했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왼쪽)와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부산일보DB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왼쪽)와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부산일보DB

한편, 거제에 사업장을 둔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이 10년 만에 찾아온 조선업 활황에 역대급 실적을 쏟아내고 있지만, 정작 지역 경제는 여전히 침체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다.

실제 통계청 자료를 보면 거제시 실업률은 9월 기준 3.4%로 전국 평균(2.1%)을 크게 웃돌고 있다.

경기의 바로미터라고 할만한 부동산 시장도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거제 관내 아파트 매매 가격은 최근 10년 사이 49%나 폭락했다. 수요는 없는데 공급만 넘쳐나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평균 10.3% 상승했다. 서울은 33.6%나 올랐다.

‘자고 나면 주가가 오른다’는 한화오션 배후지인 옥포동 일대 상권은 참담한 수준이다.

2분기 상가 공실률은 35.1%로 전국 평균(13.4%)의 약 세 배 수준이다.

소규모 상가 공실률도 17.2%(전국 7.5%)로 2024년 4분기(중대형상가 15.5%, 소규모상가 12.9%) 보다 더 빠졌다.

인구 역시 2016년 25만 7000여 명을 기록한 이후 감소세가 이어지며 23만 명 선이 위협받고 있다.

반면, 외국인 수는 2021년 5404명에서 10월 말 기준 1만 4969명으로 세 곱절 가까이 늘었다.

이를 두고 무분별한 외국인 노동자 확대와 조선업계의 고질적인 다단계 하청으로 인한 저임금 구조 등이 기형적 불황의 요인이 지목되는 가운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변광용 거제시장은 지난 4월 거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역상생발전기금’ 추진 배경과 실행 방안 등을 설명했다. 부산일보DB 변광용 거제시장은 지난 4월 거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역상생발전기금’ 추진 배경과 실행 방안 등을 설명했다. 부산일보DB

이에 거제시는 지난 4월 양대 조선소에 ‘지역상생발전기금’ 조성과 지역 인재 채용 확대를 제안했다.

이 기금은 변광용 거제시장의 4·2 재선거 핵심 공약 중 하나다.

거제시와 양대 조선소가 향후 5년간 매년 100억 원씩 출연해 총 1500억 원을 확보하는 것으로 밑그림을 그렸다.

조성된 기금은 △중소상공인 지원 △지역 특화 개발 △기업 환경 개선·지속 성장 강화 △내국인 고용 인센티브 △지역 출신 정규직 채용 △노동자 실질임금 향상 등에 투입한다. 이를 통해 지역과 기업, 노동자 상생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경제를 만든다는 구상이었다.

변 시장은 당선 직후 양대 조선소 경영진을 직접 찾아다니며 전향적인 논의를 당부했다.

그러나 첫 단추가 될 협의체 구성 논의조차 수개월째 답보 상태다.

조선업이 최악의 불황에 허덕이던 2016년, 국내 최초로 ‘조선업 고용유지 모델’을 도입해 숙련 노동자 7000여 명의 실직을 막아내는 등 조선업 회생에 앞장섰던 거제시 입장에선 이런 냉담이 못내 아쉬울 수밖에 없다.

어려울 때 지역에 기대 위기를 극복해 놓곤 막대한 실적 잔치에도 지역 기여는 외면한다는 비판도 이런 맥락에서다.

변광용 거제시장은 “기업과 지역, 시민과 노동자 그리고 소상공인은 모두 서로 하나로 연결된 지역공동체다. 공동체가 함께 성장하고 번영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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