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에도 배당은 ‘껑충’… 파업 부른 포스코 ‘쥐어짜기’
영업이익 매년 하향세 불구
지주사 배당 3년 새 146% ↑
임대료 등도 연 1500억 지급
노조 “투자는 안 하고 배당만”
9일 창사 첫 부분파업 돌입
포스코가 실적 부진에도 지주사에 지급하는 배당액을 꾸준히 늘려와 노조가 배당 구조의 정상화를 요구하고 있다. 노조가 지난 9일 부분 파업에 들어간 포스코 포항제철소. 연합뉴스
포스코가 실적 부진에도 지주사 포스코홀딩스에 지급하는 배당액을 3년 만에 두 배 넘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조합은 이런 행태가 현장 투자를 가로막았다며 배당 구조 정상화를 파업의 주요 과제로 내걸었다.
10일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사업보고서 등의 내용을 종합하면 포스코는 지난해 실적 분에 대한 배당금 8002억 원을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에 지급했다.
2022년 지주사와 사업회사로 분리된 이후 첫해 3250억 원을 배당한 뒤 배당액은 2023년 5898억 원, 2024년 6311억 원, 2025년 8002억 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3년 만에 146% 급증한 것이다.
하지만 이 기간 포스코의 영업이익은 2022년 2조 2950억 원에서 2023년 2조 826억 원, 2024년 1조 4731억 원, 2025년 1조 7804억 원으로 하향세를 보였다. 올해 상반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43% 쪼그라든 4873억 원에 그쳤다.
실적과 무관하게 배당이 늘어난 배경에는 배당 비율 자체가 높아진 구조가 있다. 포스코의 당기순이익 대비 배당 비율은 2022년 28.9%에서 2023년 50.0%로 올랐고, 2024년과 지난해에는 각각 70.0%를 기록했다. 순이익이 9015억 원으로 4년 중 가장 낮았던 2024년에도 배당은 전년보다 늘었다.
배당 외에도 포스코는 포스코홀딩스에 상표권 사용료와 임대료 등으로 연 1500억 원에 가까운 돈을 지급하고 있다.
철강산업 부진에도 회사가 배당 수위를 계속 높이고 추가적인 자금도 지주사로 올려보내는 것에 대해 노동조합은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포스코 노사가 임금·단체협약(임단협)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파업 국면을 맞이한 배경에도 이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노조는 회사가 막대한 규모의 배당을 지주사로 넘기면서 현장의 노후 설비 개선과 안전 확보, 산업 경쟁력 강화에는 투자하지 않게 됐고 이로 인해 현장 사정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결국 노조는 지난 9일부터 48시간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회사가 만족스러운 안을 내놓지 못하면 16일 2차 부분파업에 들어가고, 10월부터는 전면파업으로 제철소를 멈춰 세우겠다는 방침이다.
노조는 배당 문제 등 포스코와 포스코홀딩스의 관계를 볼 때 결국 지주사 최고 경영진이 대화에 나서야 문제가 풀린다고 주장하고 있다.
포스코노동조합 김성호 위원장은 이번 파업에 대해 “포스코가 어려울 때 현장을 지켜온 노동자들의 가치를 인정받고 안전·노동 환경을 개선해 노사관계를 다시 정상화하기 위한 투쟁”이라며 “이제 공은 포스코홀딩스 장인화 회장에게 넘어갔다”고 밝혔다.
한편, 포스코 측은 배당과 관련해 “당기순이익의 70% 수준을 배당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며 “최종 배당 규모는 포스코홀딩스 및 포스코의 자금 소요 등을 고려해 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철강업 투자가 미비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위기에 대응하고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해 인도·미국 등지의 현지 제철소 설립을 추진하는 등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향후 3년간 회사의 철강 부문 해외 투자액이 6조 7000억 원인 반면 국내 투자는 9000억 원에 그친다며 국내 경쟁력과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투자 방향 조정이 필요하다고 재반박했다.
박동해 기자 easts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