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 몇개월만에 잇따라 수정…시장에선 “기다려보자” 분위기
토허구역 실거주 유예조치 1년 연장되고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도 다시 완화
비거주 종부세는 기본공제 12억원 유지
“정책 발표전 부작용 등 면밀 점검해야”
사진은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이재명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정책이 몇개월 만에 조정되거나 수정되는 사례가 잇따라 정책 신뢰도가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시장 여건과 여론동향에 따라 일부 조정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시장에서는 예측 가능성이 떨어져 어떤 정책이 나와도 일단 기다려보자는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다.
20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17일 “올해 5월 발표한 실거주 유예조치 신청 기한을 당초 올해 12월 31일까지에서 내년 12월 31일로 1년 연장한다”고 밝혔다.
다만 부산에서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연구개발특구 등 개발 중인 곳만 지정돼 있고 기존 아파트가 있는 곳은 없어 해당이 안된다. 이번 조치는 서울과 경기도의 토지거래허가구역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또 토허구역내에서 임대하고 있는 주택은 임대차계약의 잔여기간뿐만 아니라 갱신계약 1회, 최대 2년까지 추가로 실거주 의무 유예를 인정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제도도 3개월만에 다시 완화됐다. 정부는 5월 10일부터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를 재개해 2주택자에게 기본세율에 20%포인트, 3주택 이상에는 30%포인트를 가산했다.
그러나 지난달 발표한 세제개편안을 통해 2년 이상 보유한 주택에 대해 2027∼2028년 중과세율을 한시적으로 낮추고, 올해 5월 10일 이후 중과세율이 적용된 양도분에도 완화된 세율을 소급 적용하기로 했다.
종합부동산세 개편안도 일부 조정됐다. 정부는 지난달 세제개편안에서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액을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낮추고, 종부세 세 부담 상한을 현행 150%에서 200%로 높이기로 했다.
그러나 9월 1일 정부안을 확정하면서 비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액은 현행 12억원을 그대로 유지하고, 세 부담 상한 역시 150%를 유지하기로 했다.
서울 서초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정책이 자꾸 바뀌면 시장에 ‘또 이러다 말겠지’라는 학습효과가 생긴다”며 “어떤 정책이 나와도 일단 기다려보자는 분위기가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정책을 발표하기 전에 긍정적 효과와 부작용, 장단점을 종합적으로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며 “정책 신뢰를 떨어뜨리지 않으려면 애초에 과잉 규제나 정책 남발을 피하고 충분한 사전 검토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