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1~8월 20대 취업자 19만 3000명↓…1998년 외환위기 후 최대폭 감소
20대 고용률 5년만 60% 아래로 ‘뚝’
20대 초반 고용률 41.3%로 역대 최저
"취업 지연 속 비활동 상태 고착할 수도"
지난 9일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1층 로비에서 ‘2026 부산 건축취업박람회’가 열려 구직자들로 북적이고 있다. 이원준 기자 lwj@
우리나라 청년층(15~29세) 실업이 심각한 가운데 올해 들어 20대 취업자 수가 1998년 외환위기 이후 28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감소를 고려한 고용률도 5년 만에 60% 아래로 떨어지면서 20대 고용 부진이 심화하는 모습이다.
13일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1∼8월 우리나라 20대 취업자는 월 평균 327만 9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47만 2000명)보다 19만 3000명(-5.6%) 감소했다.
1∼8월 월평균 기준 20대 취업자 감소 폭은 외환위기 여파가 컸던 1998년(-55만 명) 이후 가장 크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14만 2000명)이나 코로나19 충격이 컸던 2020년(-11만 1000명)보다도 감소 폭이 컸다.
20대 취업자는 2021년부터 2022년까지 2년 연속 증가하다가 이후엔 해마다 감소폭을 키우고 있다. 전년 동기대비 1~8월 20대 취업자 감소 폭은 2023년(-9만 1000명), 2024년(-10만 1000명), 2025년(-17만 7000명), 올해(-19만 3000명)까지 4년 연속 확대되는 모습이다.
연도별 1∼8월 20대 취업자 수 월평균. 출처: 국가통계포털
20대 인구 감소를 고려해도 고용 부진은 뚜렷했다.
올해 1∼8월 20대 인구는 월평균 555만 명으로 작년 동기보다 3.5% 줄었는데, 같은 기간 20대 취업자 수 감소율은 5.6%에 달했다. 20대 취업자 감소율(5.6%)이 인구 감소율(3.5%)보다 1.6배 빠르게 진행되며 노동시장 자체의 청년 수용력이 급격히 위축됐음을 드러냈다. 이에 따라 20대 고용률은 59.1%로 전년보다 1.3%포인트(P) 하락했다. 20대 고용률이 60%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21년(56.7%) 이후 5년 만이다.
연령별로는 20대 초반의 고용 부진이 두드러졌다.
올해 1∼8월 20∼24세 월평균 취업자는 92만 4000명으로 작년 동기보다 11만 4000명 감소했다. 첫 노동시장 진입 사다리가 밑바닥부터 붕괴하면서 청년층의 경제활동 시작 자체가 원천 차단되고 있는 셈이다. 같은 기간 20∼24세 고용률은 41.3%로 2.6%P 하락해 1∼8월 기준 비교가 가능한 2000년 이후 26년 만에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2020년(41.4%)보다도 낮다.
본격 취업 연령기인 20대 후반도 상황이 좋지는 않았다.
올해 1~8월 25∼29세 취업자는 235만 5000명으로 작년 동기보다 7만 8000명 줄었고, 고용률은 71.1%로 0.8%P 하락했다. 70%선을 웃돌고는 있지만, 2021년(67.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반면 30대에서는 인구와 취업자가 함께 늘면서 고용 지표가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올해 1∼8월 30대 인구는 작년 동기보다 8만 3000명 늘어난 694만 명, 취업자는 10만 3000명 증가한 561만 5000명이었다. 이에 따라 30대 고용률은 80.9%로 상승하며 2022년부터 5년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20대와 30대의 엇갈린 취업 상황에는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 시기가 다소 늦어지는 흐름이 일부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정지운 선임연구위원·이해양 연구원은 지난 6월 발표한 연구에서 청년층의 노동시장 안착 시점이 과거 20대에서 최근 30대로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취업 시기가 늦춰지면서 본격적인 경제활동에 나서는 연령대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일부는 취업이 늦어지는 과정에서 노동시장에 발을 딛지 못하고 '쉬었음'과 같은 '비활동 상태'를 이어갈 수 있다고 연구진은 경고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