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억 조달안’ 빠진 홈플러스 회생안…법원 판단만 남았다

홈플러스 협력사, 법원에 성명서 전달
자금 조달 계획 끝내 못내…회생 먹구름
메리츠그룹 “MBK 책임·결단 필요”
가결 기한 연장 가능성도…9월까지 가능

유승호 기자 peter9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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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서울 시내 홈플러스 매장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30일 서울 시내 홈플러스 매장 모습. 연합뉴스

홈플러스가 2000억 원 규모의 운영자금을 마련하지 못하면서 기업회생에 먹구름이 낀 가운데 협력사들이 정부와 법원에 파산을 막아달라며 탄원에 나섰다. 서울회생법원의 판단만을 남겨두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법원의 가결 기한 연장 가능성도 나온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에 신선식품을 공급하는 182개 협력사들은 이날 서울회생법원에 협력사 직원들의 서명이 담긴 성명서를 전달했다.

성명서에는 홈플러스 파산 시 수많은 중소협력사가 도산할 것이란 우려가 담겼다. 총 4603개 협력사 중 47%는 매출의 절반 이상이 홈플러스를 통해 발생하고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홈플러스 협력사 측은 “홈플러스가 회생에 성공하지 못해 파산하게 되면 수많은 중소 협력사들도 판매 채널을 잃고 함께 무너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홈플러스 협력사의 성명서 발표에도 상황은 홈플러스에게 유리하지 않다. 회생계획안 수정안을 법원에 제출하긴 했지만, 핵심 쟁점인 2000억 원 규모의 운영 자금 조달 계획이 빠진 탓이다.

앞서 홈플러스는 지난달 30일 오후 늦게 서울회생법원에 회생계획안 수정안을 제출했다. 수정안에는 회생절차 개시 이후 점포수를 기존 126개에서 67개로 줄였고, 인력도 약 50% 감소해 각종 비용이 약 1조 2000억 원 줄었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납품·영업 정상화 시 800억 원대의 영업이익 실현, 3년 내 1500억 원 달성 등 수익성 개선 전망도 들어갔다. 흑자 전환 이익과 폐점 점포 부동산 매각 대금을 재원으로 공익채권은 물론 회생채권도 전액 변제한다는 계획도 적었다.

다만 홈플러스 정상화의 핵심으로 꼽히는 2000억 원 규모의 자금 조달 계획은 담기지 않았다. 지난 30일은 서울회생법원이 홈플러스에게 2000억 원의 외부 자금 조달 계획에 대해 구체적으로 소명하라고 못 박은 날이다.

현재 홈플러스는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에 긴급운영자금 2000억 원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이에 대해 메리츠금융그룹은 MBK파트너스의 연대보증과 MBK 김병주 회장의 개인 일반보증을 조건으로 1000억 원만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게 메리츠금융그룹의 입장이다.

메리츠금융그룹 관계자는 “법원에 홈플러스 회생을 희망한다는 의견서 제출했고, 메리츠는 법적 테두리 내에서 최선을 다해왔다”며 “홈플러스 대주주(MBK파트너스)의 책임과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인 민병덕 의원과 마트노조 홈플러스 지부, 입점업체 관계자들이 1일 서울 서초동 서울회생법원 앞에서 홈플러스 회생기한 연장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인 민병덕 의원과 마트노조 홈플러스 지부, 입점업체 관계자들이 1일 서울 서초동 서울회생법원 앞에서 홈플러스 회생기한 연장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홈플러스가 2000억 원의 자금 조달 계획을 내놓지 못한 가운데 법원의 판단만이 남은 상태다.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은 오는 3일로 뚜렷한 자금 조달 계획이 없는 만큼 홈플러스 청산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홈플러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5 회계연도(2025년 3월~2026년 2월) 기준 영업손실은 546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9% 늘었다. 1조 10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는데, 적자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48.1% 확대됐다.

특히 홈플러스의 1년 이내 현금화가 가능한 유동자산은 4082억 원인 반면 1년 이내에 상환해야할 유동부채는 4조 2897억 원에 달했다.

일각에서는 법원의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 연장 가능성도 나온다. 회생계획안 가결기한은 회생절차 개시 후 1년이 원칙이나 불가피한 사유가 있을 경우 최장 6개월까지 연장할 수 있다. 홈플러스의 회생절차는 지난해 3월 개시된 만큼 오는 9월까지 기한 연장이 가능하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기존 수정 회생계획안에 자구 노력에 따른 사업성 개선 효과를 반영한 수정 회생계획안 변경안을 작성해 법원에 다시 제출했다”며 “슈퍼마켓 사업 매각 과정에서 입증된 바와 같이 상품 공급만 정상화되면 매출 회복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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