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기록관 추진 배경] 靑 “기록물 관리체계 혁신” vs 野 “전용기록관 셀프 건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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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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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세종시에 신청사를 준공한 뒤 이듬해 개관한 통합 대통령기록관 전경. 연합뉴스 2015년 세종시에 신청사를 준공한 뒤 이듬해 개관한 통합 대통령기록관 전경. 연합뉴스

정부가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를 3년 가까이 남겨놓고 개별 대통령기록관을 건립기로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기존 대통령 기록관리의 미비점을 보완하고 관리체계를 혁신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으나, 야당은 “국민 세금으로 ‘대통령 타운’을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용역 후 추진단 구성

국가기록원 비공개TF 예산 확보

정부 “세종시 통합대통령기록관

서고 사용률 83.7% 포화상태”

증축보다 신축 때 비용 절감 입장

野 “세금으로 대통령타운 조성”

불법반출 사전 차단 의도 분석도

■국가기록원 “개별기록관이 더 효율적”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박완수(경남 창원 의창구) 의원에 따르면 행정안정부 산하 국가기록원이 개별대통령기록관 추진에 나선 것은 지난해 11월 관련 연구용역이 마무리되면서부터다.

이후 전문가 자문과 청와대 국정기록비서관실과의 협의를 거쳐 ‘개별기록관 추진단’을 지난 5월 구성하고 세부추진 방안을 진영 행안부 장관에게 보고했다고 한다. 당시는 문 대통령 취임 2주년을 갓 넘긴 때로 퇴임 이후의 사안을 논의하기에는 다소 이른 시점이다.

이어 국가기록원 측은 지난달 ‘사안의 중요성과 시급성’을 감안해 비공개 TF(태스크포스)를 출범시켜 기본계획을 세우고 예산확보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정부가 개별기록관 건립에 나선 근거는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제25조. 여기에는 ‘특정 대통령의 기록물을 관리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개별대통령기록관을 설치할 수 있다’고 돼 있다. 또 ‘개별대통령기록관을 설치하는 경우에는 해당 전직대통령은 그 개별대통령기록관의 장의 임명을 추천할 수 있다’는 조항도 있다.

그러면서 미국의 개별대통령기록관을 사례를 들었다. 33대 후버 대통령부터 45대 조지 W 부시 대통령까지 13개 개별대통령기록관이 건립돼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세종시에 있는 통합대통령기록관의 서고 사용률이 83.7%에 달하는 등 포화상태가 되기 전에 개별기록관 건립을 통해 증축비용을 절감할 필요성도 강조하고 있다.

국가기록원 측은 “부족한 서고를 늘리기 위해 통합 대통령 기록관을 증축할 경우 총 1500억 원이 들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개별 대통령 기록관을 짓는 게 예산을 더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동일 건물 안에 개별 대통령 기록관과 대통령 기념관을 함께 세우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野 “전용기록관 셀프 건립” 비판

정부의 개별대통령기록관 추진과 관련해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과연 청와대와 관련부처 가운데 누가 주도했느냐는 점이다.

대통령기록관 측이 순수하게 기록물 관리체계를 개선하고 비용 절감을 위해 개별기록관 건립을 추진한 것인지, 아니면 문 대통령의 퇴임 이후를 대비해 청와대가 관련부처를 떠민 것인지 논란이 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기존 통합대통령기록관의 용량이 거의 차서 행안부가 먼저 제안을 한 것이고, 행안부에서 주도했다”면서 청와대 개입설을 일축했다.

하지만 야당은 청와대가 개별기록관 건립을 앞장서 이끌었다면서 비판에 나섰다. 한국당 이만희 원내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전용 기록관 셀프 건립’에 국민들은 분노한다”면서 “대통령기록물 보존의 목적은 투명하고 공정한 관리인데, 문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평가마저 권력이 살아 있을 때 정하겠다는 오만한 발상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개별기록관 건립 추진이 과거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기록물 불법유출 논란과 관련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노 전 대통령은 퇴임 직후인 2008년 재임 중 대통령기록을 담은 ‘이지원(e-知園)’ 하드디스크 사본을 자신이 거주하는 봉하마을로 가져가 불법반출 논란이 벌어졌다. 당시 문 대통령은 비서실장으로 기록물 이관을 총괄한 경험이 있다. 개별기록관 신설을 통해 이런 우려를 미리 차단하겠다는 의도라는 것이다.

정부는 문 대통령 개별기록관 건립에 소요되는 예산을 172억 원으로 보고,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32억 원을 책정했다. 이에 대해 야권은 정기국회 국정감사와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개별기록관 추진 문제점을 철저히 따지겠다는 입장이다.

■“부산 새 문화공간 자리매김” 반론도

문 대통령 개별기록관의 건립 예정지가 고향 부산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지역의 새 명소로 활용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여론도 없지 않다. 부산시 관계자는 “부산의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활용이 가능하고 관광자원으로서의 시너지 효과 등 이점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 보스턴에 있는 존 F 케네디 대통령기록관은 연간 4300만 달러의 수익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기록원 측은 “앞으로 민간에서 건립하는 대통령기념관, 지역에 이미 건립돼 있는 문화기관 등과 연계해 지역의 문화·교육기관으로 개별 대통령 기록관을 건립해 문화 불균형 해소와 지역균형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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