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수상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국내 서점가 흥행 돌풍
강렬하고 예언적인 작품 세계
대표작 '사탄탱고' 베스터셀러에
지역 서점가도 재고 확보 나서
12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영광도서에 올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는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올해 노벨문학상은 ‘헝가리 현대문학 거장’ 소설가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71)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한림원은 “크러스너호르커이가 노벨문학상 수상자”라고 지난 9일(현지 시간) 발표하며 “묵시록적 공포 속에서도 예술의 힘을 다시금 확신하게 만드는, 강렬하고도 예언적인 작품 세계를 보여줬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한림원은 이어 “카프카에서 토마스 베른하르트로 이어지는 중앙유럽 문학의 전통을 잇는 위대한 서사시 작가”라며 “부조리함과 그로테스크한 과잉이 작품의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AFP통신에 따르면, 크러스너호르커이는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듣고 “노벨상 수상자로서의 첫째 날”이라며 “매우 기쁘고 평온(calm)하면서도 긴장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로이터연합뉴스
1954년 헝가리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크러스너호르커이는 1976년부터 1983년까지 부다페스트대에서 문학을 공부했고, 1987년 독일에 유학했다. 이후 네덜란드 이탈리아 그리스 중국 몽골 일본 미국 등 여러 나라에 머물며 작품 활동에 매진해왔다. 헝가리 최고 권위 문학상인 코슈트 문학상(2004)과 독일 브뤼케 베를린 문학상(2010) 등을 받았다. 헝가리 작가 최초로 2015년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한 데 이어 2018년에도 이 분야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결정되며,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의 작품이 국내 서점가를 휩쓸고 있다.
대표작 <사탄탱고>는 노벨상 발표 12시간 만에 연간 판매량의 12배가 팔렸고, 국내 주요 온라인 서점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예스24에 따르면 <사탄탱고>뿐만 아니라 그의 작품 <저항의 멜랑콜리>,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도 소설·시·희곡 분야 실시간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각각 3위와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예스24는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이 이어지며 수상 발표 이후 12시간 동안 라슬로의 저서 전체 판매량이 올해 연간 판매량의 약 3배가, eBook 기준으로는 무려 20배 증가했다"고 전했다.
인터넷서점 알라딘도 수상 전 한 달간 라슬로 작품의 국내 번역서 판매량은 약 40부 수준이었으나, 수상 이후에는 약 1800부로 45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했다.
교보문고에서는 10일 기준 <사탄탱고>가 베스트셀러 1위, <저항의 멜랑콜리>가 5위를 기록했다. 교보문고는 "평소 하루 한두 권 수준이던 판매량이 수상 직후 하루 1800부 수준으로 급증했다"며 "매장 내 재고는 대부분 소진됐다"고 밝혔다.
라슬로의 작품은 출판사 알마를 통해 현재 국내에 총 6권이 출간됐다. 알마는 이번 라슬로의 노벨 문학상 수상에 맞춰 특별판을 출간할 예정이며, 내년 1월에는 2021년 출간작 <헤르쉬트 07769>가 국내 번역 출간될 예정이다.
국내 주요 서점들이 노벨문학상 수상자 기획전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지역 서점가도 재고 확보에 나섰다. 영광도서 관계자는 "출판사 재고가 동나서 서점들이 매대에 본격적으로 배치를 못하고 있다”며“다음 주에나 책 수량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