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판도라 상자된 ‘한일해저터널’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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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해저터널 사업, 한일 200㎞ 해저 터널 연결
부산이 시작점…1981년 문선명 초대 총재 언급
역대 부산 안팎서 정치인 공약으로 자주 언급
터널 건설 명목 뇌물 수수 사실이라면 연루 인사 대폭 늘어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유엔해양총회' 유치 활동을 마치고 귀국하고 있다. 전재수 장관은 이날 사의를 표명했다. 연합뉴스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유엔해양총회' 유치 활동을 마치고 귀국하고 있다. 전재수 장관은 이날 사의를 표명했다. 연합뉴스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에 휘말리며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금품 전달 명목이라고 진술이 나온 한일해저터널 사업에 이목이 집중된다. 터널 건설의 시작점으로 검토된 부산 지역에서는 2000년대 초부터 여야 정치권에서 꾸준히 한일해저터널 건설의 필요성이 제기된 바 있다. 만약 부산에서 한일해저터널 사업에 대한 통일교 금품 로비가 사실로 드러난다면 비단 전 장관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닐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일교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은 최근 통일교의 숙원 사업이었던 한일해저터널 건설 청탁을 위해 당시 부산 지역구의 전 장관에게 접근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한일해저터널 건설 사업은 부산 지역에서 20여 년간 여야 정치권이 번갈아 주장해오던 내용으로, 전 장관은 지난 2021년 국민의힘의 한일해저터널 건설 관련 발언에 반대 의사를 표하기도 해 의문이 남는다.

한일해저터널 사업은 부산에서 시작해 대한해협과 대마도를 건너 일본 규슈까지 200㎞를 해저 터널로 연결한다는 구상의 사업이다. 1981년 통일교 주최 국제행사인 ‘제10회 국제과학통일회의(ICUS)’에서 문선명 초대 총재가 처음으로 한일해저터널을 언급하며 통일교의 대표적인 숙업사업으로 떠올랐다.

실제로 이후 통일교는 꾸준히 해당 사업 성사를 위해 부산 정치권과 접촉해 왔다. 윤 전 본부장이 전 장관 이름을 거론한 2018년 9월 부산 5지구 모임 외에도 부산에서는 2008년부터 한일터널연구회가 꾸려졌고, 2022년에는 통일교 관련 단체가 부산에서 개최한 ‘Think Tank2022’ 영남권 출범 희망전진대회에도 지역 정치권 인사 여럿이 참여하기도 했다.

한일해저터널 건설 주장도 전 장관 의혹 이전부터 부산에서 꾸준히 검토됐던 내용이다. 서병수·오거돈 전 부산시장도 추진 여부를 검토했고, 2021년에는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부산시장 보궐선거 공약으로 한일해저터널 건설 사업 추진을 깜짝 발표하기도 했다. 이 구상에 대해 당시 전 장관은 “물류거점도시를 만들기 위해 가덕신공항을 비롯해 숱한 노력을 기울이는 마당에 해저터널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묻고 싶다”며 SNS에서 반대 입장을 밝혔었다.

반대 입장을 고수했던 전 장관의 한일해저터널 건설 사업을 명목으로 한 통일교 금품수수가 사실로 드러난다면, 관련 사안에 연루된 지역 정치권 인사들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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