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상연 체제 닻 올린 한미약품…전문성·내홍 우려 여전

유승호 기자 peter9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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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전문가 출신…실무 약하다는 비판 제기
대주주 간 소송 앞둬…‘4자 연합’ 균열 가능성도

황상연 한미약품 대표이사. 한미약품 제공. 황상연 한미약품 대표이사. 한미약품 제공.

한미약품이 창립 53년 만에 처음으로 외부 인사를 영입하며 전문경영인 체제를 공고히 했다. 다만 신임 대표의 제약 분야 전문성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과 대주주 간 법적 분쟁으로 인한 ‘내홍 불씨’가 여전히 남아있어 황상연 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의 신임 수장으로 선임된 황 대표는 이달 초 경기도 화성 팔탄 스마트플랜트와 평택 바이오플랜트, 동탄 R&D센터를 차례로 돌았다. 이곳에서 그는 ICT 기반 의약품 공정과 RFID 물류 배송 시스템을 살펴보고, 혁신신약 개발을 위한 현장 목소리를 청취했다.

이번 현장 방문은 대표이사 취임 후 첫 공식 경영 행보인데, 현장 경영을 통해 내부 결속을 다지고 대외적인 신뢰를 확보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황 대표가 이처럼 현장을 직접 챙기는 이유는 그를 향한 ‘전문성 부족’ 지적을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황 대표는 서울대 화학과 학·석사 출신으로 LG화학 기술연구원을 거쳐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 알리안츠 글로벌인베스터스 최고투자책임자(CIO), 종근당홀딩스 대표이사직을 거친 투자 전문가다. 한미약품 창사 이래 첫 외부 출신 전문경영인이라는 상징성은 크지만 제약사 실무 및 경영 경험이 충분하지 않다는 비판이 대표 선임 직전까지 제기돼왔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미약품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1조5475억 원으로 전년 대비 3.5%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578억 원으로 약 19%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1871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33% 신장했다.

한미약품 본사 전경. 한미약품 제공. 한미약품 본사 전경. 한미약품 제공.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만큼 성장세를 이어가는 경영 환경을 만드는 것이 황 대표의 숙제로 꼽힌다. 황 대표가 취임 직후 한미약품에 대한 인연과 경영성과를 언급한 것도 이와 맥이 같다.

황 대표는 지난달 31일 정기주주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개인적으로는 한미와 맺어온 인연이 30여 년에 달한다”면서 “기대에 부응하고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경영 결과를 보여드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황 대표의 선임으로 한미약품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되는 모양새지만, 업계에서는 여전히 ‘폭풍전야’라는 평가가 나온다. 대주주 간의 법적 갈등이 불씨가 돼 언제든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가장 큰 변수는 대주주 간 진행 중인 ‘위약벌 청구 소송’이다.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임주현 부회장, 사모펀드 운용사인 라데팡스 파트너스 등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주주 간 계약 위반을 주장하며 600억 원 규모의 위약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위약벌은 계약을 위반했을 때 손해배상과는 별도로 지급하는 일종의 벌금이다. 이 소송의 첫 재판은 오는 5월로 예정돼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재판 결과에 따라 한미약품 경영권 분쟁 당시 형성됐던 이른바 ‘4자 연합’이 붕괴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신약 개발이라는 긴호흡이 필요한 제약업 특성을 얼마나 빠르게 이해하고 성과로 증명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여기에 대주주 간 갈등을 어떻게 풀어나갈지가 또 다른 숙제”라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peter9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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