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경기 연속 '에이스 모드' 김진욱…“내가 바로 사직 스쿠발”
15일 LG전 6.2이닝 무실점
데뷔 첫 2경기 연속 QS 달성
최고 150km 직구 ‘위력투’
손성빈 홈런으로 화력 지원
지난 15일 LG전에서 롯데 김진욱이 6회말 LG 문보경을 삼진으로 잡고 이닝을 끝내며 환호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완벽한 ‘에이스 모드’다. 롯데의 2연패를 끊어냈고 리그 선두 LG의 9연승도 저지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롯데의 LG전 6연패 악연도 ‘완벽투’로 지워버렸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김진욱이 2경기 연속 호투로 에이스의 탄생을 알렸다. 리그 1위 LG 트윈스 타선을 상대로 무실점 피칭을 선보이며 유망주에서 에이스로 진화를 선언했다.
롯데는 지난 1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KBO리그 LG와의 원정 경기에서 2-0으로 이겼다. LG와의 지난 14일 2-3의 1점차 패배를 설욕하며 지난 12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시작된 2연패를 끊었다.
선발 김진욱의 호투가 눈부셨다. 지난 8일 부산 kt 위즈전에서 8이닝 1실점으로 팀의 7연패를 끊고 데뷔 이후 최다 이닝을 소화했던 그는 이날 6과 3분의 2이닝 3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LG 타선을 꽁꽁 묶었다. 최고 구속 150km를 찍은 속구와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를 섞어 LG의 강타선을 요리했다. 김진욱이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3자책점 이하 투구)에 성공한 것은 데뷔 후 처음이다.
1회초 오스틴 딘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실점 없이 넘긴 김진욱은 2, 3, 4회 3이닝을 연속 삼자범퇴로 막으며 지난 경기의 활약이 우연이 아님을 증명했다. 5회말 2사 후 홍창기에게 안타, 박동원에게 볼넷을 내주며 첫 위기가 찾아왔다. 하지만 신민재에게 147km의 직구를 결정구로 던져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7회까지 마운드에 오른 김진욱은 첫 타자 오지환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구본혁의 번트로 아웃카운트를 올리고 홍창기를 1루수 땅볼로 막으며 이날 투구를 마쳤다. 김진욱이 마운드를 내려가자 잠실야구장 원정 3루 관중석에서는 큰 환호성이 터져나왔고 팬들은 김진욱을 연호했다.
좌타자에게 약점을 보이는 김진욱을 겨냥해 이날 LG에선 7명의 좌타자가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김진욱의 지난 시즌 기록을 보면 오른손 타자에게 안타 허용률이 0.299였는데, 왼손 타자에게는 무려 0.458까지 올라갔다. 이같은 데이터에 대해 경기 전 김태형 감독은 “자기 공만 던지면 된다. 후회 없이 던지면 된다”는 말로 김진욱을 격려했다. 김진욱은 사령탑의 믿음에 응답했다. 김진욱은 이번 경기 호투로 평균 자책점 1.86(리그 7위), 전체 투구 이닝 19와 1/3이닝(리그 1위)으로 각 구단의 에이스급 투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지난 경기에 이어 김진욱과 호흡을 맞춘 ‘입단 동기’ 포수 손성빈도 공수에서 김진욱 도우미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손성빈은 3회 LG 아시아 쿼터 좌완 선발 라클란 웰스의 초구 슬라이더를 통타, 왼쪽 펜스를 넘어가는 결승 1점 홈런을 터트렸다. 321일만의 홈런이었다. 수비에서는 고비마다 공격적으로 김진욱을 리드했고 ‘뛰는 야구’가 강점인 LG의 도루도 이날 경기에서 하나 밖에 나오지 않았다.
김진욱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커브를 던지고 싶었지만 성빈이가 자기 믿고 직구를 가자고 했다. 그 믿음이 적중했다”며 이날 호투의 공을 손성빈에게 돌렸다. 김태형 감독 역시 “두 선수의 호흡을 칭찬하고 싶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김진욱의 호투를 이어 받은 박정민(1이닝 무실점)-김원중(1/3이닝 무실점)-최준용(1이닝 무실점)이 LG 타선을 틀어 막고 뒷문을 닫았다.
2경기 연속 호투에 롯데 팬들은 최근 김진욱에게 '사직 스쿠발'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메이저리거 최고 투수 중 한명인 타릭 스쿠발을 연상케 한다는 이유에서다. 김진욱은 올해 '신무기'로 장착한 체인지업을 스쿠발의 체인지업을 참고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진욱은 "오늘(15일)도 스쿠발이 왼손타자를 어떻게 상대하는지 보고 나왔다. 싱커와 체인지업을 많이 던지는 점을 데이터 팀에서 얘기해줘서 참고했다"고 말했다. 별명에 대해서는 "아직 따라가려면 멀었다. 그래도 좋은 별명이 지어진 것에 대해선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웃어보였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