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예식 어쩌나” 문수컨벤션웨딩홀 돌연 영업 중단… 예비부부 ‘발 동동’
임대 만료 앞두고 무리한 예약 강행
시설공단 "직접적 제재 수단 없어"
이관 지원받았지만 추가금 부담에
직접 웨딩홀 구한 부부는 환불 ‘깜깜이’
울산 문수컨벤션웨딩홀이 울산시설관리공단과 맺은 위탁 계약의 만료 이후에도 웨딩 계약을 맺고 돌연 취소해 가을 예비부부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은 문수컨벤션웨딩홀. 오상민 기자
울산 문수컨벤션웨딩홀 운영업체가 임대 기간 만료를 앞두고 무리하게 예약을 받은 뒤 9월 이후 예식 일정에 대해 돌연 운영 중단을 통보해 예비부부들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자만 50여 쌍에 달해 금전적 타격과 미환불 불안 등 파장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20일 찾은 울산 남구 문수컨벤션웨딩홀. 예약실 입구에는 ‘7월 내부 공사로 인한 운영 일시 중단으로 유선·방문 응대가 불가능하며 8월부터 가능하다’는 안내문과 함께 지난 15일과 16일 배달된 우편물 도착 안내서가 나란히 붙어 있었다. 내부는 불이 꺼진 채 텅 비어 있었고 상담 직원은 보이지 않았다.
문수컨벤션웨딩홀은 울산시설공단이 관리하는 문수축구경기장 내 예식장으로, 민간 업체가 위탁을 맡고 있다. 업체의 시설 사용 허가는 오는 8월 31일 마무리된다. 공단 측은 공유재산 규정에 따라 10년 만기 시한이 차면 연장이 불가해 공개입찰로 새 사업자를 찾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입찰은 아직 공고 전 내부 논의 단계다.
문제는 이런 사정으로 9월 이후부턴 예식장 대관 업무가 중단되지만, 이미 상당수의 예식 일정을 예약받아 놓은 상황이란 점이다. 공단 관계자는 “8월 31일부로 계약이 종료된다고 9월 1일부터 새 업체가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며 “새 업체가 선정돼도 내부 리모델링 등을 거치면 실제 운영 가능한 시기는 하반기쯤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공단은 지난 4월 업체 측에 만료 사실을 공문으로 통보하고, 현장 방문을 통해 신규 대관을 받지 말 것을 당부했다고 해명했다. 반면 플래너업체 관계자는 “신규 대관을 받지 말라는 당부는 들은 적 없다”고 반박했다. 이후에도 업체는 예식 계약을 이어갔고, 피해자들은 계약 과정에서 “정상적으로 예식을 진행할 수 있다”는 안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문수컨벤션웨딩홀 안내실에는 내부 공사로 인한 응대 불가 안내문과 우편물 도착 안내장이 나란히 붙어있다. 오상민 기자
결국 업체는 지난 16일 예약자들에게 “입찰 결과 확정 지연으로 하반기 예식이 불가능하다”고 안내하며 타 예식장 이관을 통보했다. 이후 19일까지 나흘간 지원센터를 가동했지만 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공단 관계자는 “최근에서야 계약 만료 이후 예약된 사실을 인지했다”며 “공단이 개입해 예약을 취소시키거나 제재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공단이 계약 종료를 사전에 통보하고도 이후 예약이 이어지는 상황을 파악조차 못 한 만큼 관리·감독에 허점이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피해는 크게 두 갈래다. 우선 연계 시설로 장소를 옮긴 이들은 선호하지 않는 시간대를 배정받거나 식대 인상 등으로 금전적 타격을 입었다. 11월 결혼 예정인 A 씨는 “계약금을 상계 처리받았다. 하지만 할인 혜택이 사라지고, 청첩장 재인쇄 등 100만 원가량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예비부부 B 씨는 연계 웨딩홀 대신 직접 다른 예식장을 계약했다. 업체로부터 21일까지 환불 절차를 마무리하겠다는 안내를 받았지만 환불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불안감이 큰 상황이다. B 씨는 “대표는 연락두절에, 플래너 업체 사무실도 닫혀 있어 연락을 취할 방법이 없다”면서 “새 예식장 계약금을 다시 낸 상황이라 기존 계약금을 돌려받을 수는 있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업체는 전체 예약 건수나 피해 규모에 대한 공식 집계조차 내놓지 않고 있다. 피해자들이 단체 채팅방을 통해 자체 파악한 규모만 50여 쌍에 이른다. 취재진은 업체 대표 휴대전화로 여러 차례 연락했으나 응답이 없었다.
이에 대해 업체 관계자는 “고객 피해를 최소화하고 예식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울산시 역시 피해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응방안 마련에 나섰다. 김상욱 울산시장은 이날 주요 현안 점검회의에서 “공단과 업체간 계약 관리가 잘못된 것 같다. 울산시가 운영하는 시설에서 시민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해결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오상민 기자 sm5@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