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과 같은 노동에 똥과 같은 처우라니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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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엄마는 도시의 청소부입니다/장샤오만


■나의 엄마는 도시의 청소부입니다/장샤오만 ■나의 엄마는 도시의 청소부입니다/장샤오만

우리 엄마가 보고 싶다. 엄마를 만나 그동안 어떻게 악착같이 살아왔는지 듣고 싶어졌다. 2023년부터 중국에서 각종 상을 휩쓴 논픽션 <나의 엄마는 도시의 청소부입니다>를 읽고 나니 그랬다. 이 책은 일자리를 찾아 중국의 실리콘밸리 선전으로 올라온 엄마가 10년 만에 딸과 함께 살면서 시작된다. 평생 일을 놓아본 적 없는 엄마는 미화원이 되어 무릎 통증도 숨긴 채 일터에 선다. 초등학교 3학년 때 학교를 그만둬 겨우 자기 이름만 쓸 줄 아는 엄마의 좌충우돌 도시 생존기다.

“넌 어쩜 이렇게 셈이 밝지 못하니?” 현관 앞에 쌓인 택배 상자, 다 입지도 못하는 옷들, 아무렇게나 어질러진 부엌, 아이도 낳지 않고 애지중지 기르는 살찐 고양이 두 마리를 볼 때마다 엄마는 이렇게 말한다. “젊었을 때 선전에 손바닥만 한 땅이라도 사뒀더라면 자식들이 이렇게 고생하지는 않았을 텐데….” 엄마의 농담은 한국 사람들까지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스쳐 지나기만 했던 우리 건물의 미화원들도 보이기 시작했다. 이들이 투명 인간 취급을 받고 있기 때문에 평소에 잘 보이지 않는다. 쇼핑몰이 비현실적으로 청결을 유지할 수 있는 까닭은 미화원 개개인의 시간을 무자비하게 빼앗은 결과였다. 직원 행동 수칙에는 미화원들의 용모와 복장뿐 아니라 앉는 자세, 걷는 자세, 쪼그려 앉는 자세, 유니폼 착용 요건까지 규정되어 있다. 지켜야 하는 행동 수칙과 에티킷을 합하면 100개가 넘는다.

미화원들은 빌딩에서 청소하는 근무 시간 동안 큰 소리로 말하거나 전화를 받을 수 없고, 휴대전화에서 소리가 나지 않게 해야 했다. 남자 화장실에서 더러운 휴지를 바닥에 함부로 버린 것을 보고 한마디했더니, 다음날 누군가가 화장실 바닥에 똥을 싸고 가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어디 비단 중국만 이럴까. 음악가 이랑은 이 책을 읽고 “미화원들의 금과 같은 노동과 똥과 같은 처우에 분개한다”라고 적었다.

나도 다음에 이런 글을 쓰고 싶다. 저자 장샤오만은 중국의 변방인 산시성 상뤄 출신으로 선전에 거주한다. 오랫동안 심층 보도를 해온 기자 출신 작가다. 이번에는 선전이라는 도시를 파고들어, 자기 자신을 파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주렁주렁 캐내는 데 성공한 것이다. 그 비결을 다음과 같이 고백한다. “지금의 나는 엄마의 청소 일을 외면하지 않고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미화원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에도 기꺼이 귀를 기울인다. 그럴 수 있는 근본적 이유는 사회생활을 하고 세상 물정을 알아가는 동안 그들과 내가 결국 같은 곳에서 왔다는 사실을 점차 깨달았기 때문이다. 나는 사무직 노동자이지만, 우리는 여전히 같은 계층에 속해 있다.” 직장에서의 경험을 속속들이 들려준 엄마, 휴일에 미화원들의 일터로 직접 들어간 딸, 이 용기 있는 모녀에게 큰 박수를 쳐 드리고 싶다.

저자는 끝으로 “미화원 집단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또한 자기 처지를 돌아보고, 삶을 성찰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한다. 엄마 춘샹만 실명을 썼고, 나머지 인물들은 모두 가명을 썼다는 사실이 짠하다. 미화원 아주머니들은 일을 마치면 화장실에서 작업복을 벗고 집에서 가져온 옷으로 갈아입는다. 자신이 미화원이라는 사실을 남들이 알아채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다. 진심으로 고맙다는 인사를 드린다. 장샤오만 지음/허유영 옮김/웅진지식하우스/424쪽/1만 9500원.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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