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제 임기 헌법상 제한” 발언에…국힘 “말장난 그만 해야”
이 대통령, 파리 동포간담회서 임기 제한 언급
정점식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말장난 그만”
靑 성기홍 “연임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 가능”
이재명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 오찬간담회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연임 개헌 논란을 두고 “제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돼 있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국민의힘은 “말장난에 불과하다”며 연임 불가 선언을 요구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의 개헌 제안으로 불붙은 개헌 공방이 대통령의 직접 해명에도 쉽사리 가라앉지 않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는 10일 페이스북에서 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기존 스탠스와 전혀 달라지지 않은 말장난에 불과하다”며 “현행 헌법상 대통령 임기가 명확하게 제한돼 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그걸 고치지 않겠다고 약속하라는 것인데 자꾸 동문서답을 한다”며 “죽어도 ‘연임 안 한다’, ‘재판받겠다’는 말은 못 하겠다는 그 본심은 충분히 알았다. 말장난으로 국민 우롱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지금 있는 헌법도 지키지 않는 세력과 개헌 논의할 생각 없다”고 덧붙였다.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이 대통령은 또다시 ‘현행 헌법상 임기가 제한돼 있다’는 누구나 아는 사실 뒤로 숨었다”며 “묻는 말에는 답하지 않고 핵심을 피해 가는 특유의 화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더 이상 헌법 문구 뒤에 숨지 말고 분명하게 선언하라”며 “‘나를 위한 연임·중임 개헌은 없다’ 그 한마디면 끝난다”고 요구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프랑스 국빈 방문 중이던 9일(현지시간) 파리 동포 간담회에서 취임 초 해외 순방 일정을 집중적으로 잡은 배경을 설명하며 “저의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돼 있다”고 말했다. 야당의 ‘연임 개헌’ 공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임기 연장 의사가 없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밝힌 것으로 해석됐지만, 국민의힘은 개헌을 통한 임기 연장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답변으로 받아들였다.
논란이 이어지자 청와대는 연임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하면 된다는 입장을 내놨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대통령 발언을 ‘연임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해도 되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해석될 수 있다. 대통령께서는 야당 내지 언론에서 이야기하는 부분을 많이 듣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대통령이 의지를 표명한 것은 대통령의 판단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며 “동포 간담회 자리가 아니라 다른 공개적으로 국민과 만나는 자리에서 말씀하실 기회가 있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헌 논의는 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지난 7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5·18과 부마항쟁의 헌법 전문 수록을 출발점으로 ‘현실 가능한 개헌’을 제안하면서 정기국회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에 대해 정점식 원내대표는 8일 대표연설에서 “이번 정부에서 개헌은 없다. 명백하게 위헌을 저지르고 개헌으로 사적 이익을 도모하는 세력과 절대로 개헌을 논의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장동혁 대표도 “대통령의 연임 불가 선언이 먼저”라며 개헌 논의의 전제 조건을 내걸면서 개헌 논의가 힘을 얻지 못하는 모양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