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정보 문해력의 시대를 연 AI
■AI 훈민정음/정유진·유영준
AI가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것부터 시작해 활용법, AI의 폐해와 미래까지 다양한 AI 관련 책들이 쏟아진다. 과학 기술 영역에서 주로 다루어지는 AI를 이제 조금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면 어떨까. <AI 훈민정음>은 AI에 관한 인문학적 접근법으로 쓰인 책이다.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통해 백성에게 문자 문해력을 선사했듯, 오늘날 AI는 정보 문해력의 시대를 열고 있다고 설명한다. 훈민정음이 문자 권력의 벽을 허물고자 했다면, AI는 수직적 언어 권력 구조를 허물어 더 많은 이들이 지식에 접근하고 소통할 수 있는 수평적 언어 환경을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AI라는 새로운 언어 혁명을 앞두고, 책은 세종대왕을 안내자로 세워 유명한 다섯 명의 사상가와 대화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인간의 모호한 언어와 기계의 정확한 언어가 어떻게 만나는지 분석한 비트겐슈타인, <1984>라는 소설을 통해 AI의 위험성과 중요성을 전하는 조지 오웰, 창조적 모방이 어떻게 혁신이 되는지 인간과 AI의 협력 가능성을 탐험하는 단테, AI 거버넌스 필요성을 말하는 발터 벤야민, AI 시대를 살아갈 개인의 태도와 실존적 자세를 언급하는 니체가 등장한다.
5장으로 구성돼 있으며, 각 장의 처음에 웹툰 형식으로 세종과 사상가의 핵심적인 대화를 뽑아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다.
세종대왕과 이들 사상가의 대화를 통해 우리가 마주한 AI시대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단서를 찾을 수 있으며 기술 시대에도 변하지 않는 인간다움의 본질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정유진·유영준 지음/메타세종/316쪽/2만 2500원.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