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기능식품 전성시대] 편의점에도 있다
1000원 균일가부터 30분 내 배송까지…
영역 세분화 맞춰 유통가도 변신 서둘러
체험 위주 매장 늘리며 고객 로열티 확보
편의점 업계도 특화점 확대 ‘일상 속으로’
편의점 CU 건강기능식품 코너. BGF리테일 제공
올리브영의 웰니스 특화 매장 올리브베러. 올리브베러 제공
대한민국 헬스케어 시장의 판도가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 과거 종합비타민으로 대변되던 ‘건강기능식품(건기식)’의 영역이 수면, 스트레스 관리, 이너뷰티 등 신체와 정신을 아우르는 세부 영역으로 쪼개지면서다. 시장이 세분화되자 유통 채널들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1000원짜리 균일가 제품부터 30분 이내 즉시 배송까지, 소비자들의 일상 파고들기가 한창이다.
가장 공격적인 곳은 아성다이소다. 다이소는 매달 600개 이상의 신상품을 쏟아내는 압도적 소싱 능력을 바탕으로 건기식의 ‘일상재’화를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1000~5000원대라는 파괴적인 가격을 앞세워 식물성 멜라토닌 패치나 테아닌 젤리 같은 ‘멘탈 케어’ 제품을 선보인 것이 대표적이다. 고가 제품을 장기 복용해야 한다는 심리적 부담을 없애고, 필요할 때 가볍게 소비하는 트렌드를 짚어냈다.
CJ올리브영은 ‘정밀 큐레이션’과 ‘체험’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광화문에 문을 연 웰니스 특화 매장 ‘올리브베러’는 두 달 만에 방문객 16만 명을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이곳의 핵심은 데이터 기반의 정밀 설루션이다. 제품을 낱개 단위로 판매해 소비자가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부담 없이 테스트해 볼 수 있도록 한 전략이 주효했다. 실제로 부스트샷 등 단품 구매 가능 상품 판매량의 70%가 낱개 제품일 정도로 ‘가벼운 경험형 소비’가 대세다.
단순 판매를 넘어 ‘브랜드 경험’을 심는 전략도 눈에 띈다. 멤버십 프로그램 ‘올리브 클래스’를 통해 아로마테라피 체험이나 여성 건강 강연 등을 진행하며 고객 로열티를 확보하고 있다. 최근에는 단백질 브랜드 셀렉스와 협업해 유명 트레이너의 1일 PT를 제공하는 등 건기식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관리해 주는 ‘체험형 거점’으로 진화하고 있다.
배달 플랫폼의 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배달의민족(B마트)은 최근 동아제약과 손잡고 ‘5000원 필수 영양제’ 4종을 출시하며 가성비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B마트의 주력 고객층인 25~34세 여성들이 장보기 과정에서 건기식을 함께 구매하는 비중이 높은 점을 공략한 것이다. B마트 스트레스 완화 스낵과 음료 주문량도 눈에 띈다. B마트에서 이 카테고리의 주문량은 전년 대비 크게 늘어났는데, 이제 소비자들이 ‘지금 당장’ 필요한 건강 설루션을 배달 앱에서 찾고 있음을 보여준다.
편의점에서도 건강기능식품을 만날 수 있다. CU운영사 BGF리테일은 올해 CU 건강기능식품 특화점을 4000개 이상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기존 운영 중인 6000여 점포까지 더하면 올해 건기식 판매 매장은 1만 개를 넘어설 전망이다. CU에 따르면 지난 2월 건기식 카테고리 매출은 지난해 8월 대비 13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근당, 동화약품 등 주요 제약사와 협업해 다이어트, 스트레스 관리, 눈 건강, 에너지, 혈행 건강 등 다양한 기능성 중심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고 있다. GS25와 세븐일레븐 등도 건강기능식품을 매장에 선보이며 시장 경쟁에 나섰다.
결국 유통업계가 목격하고 있는 것은 단순한 카테고리 확장이 아닌 건강 관리의 ‘일상적 내재화’다. 건기식 시장이 신체 기능 보조를 넘어 정신 건강과 소소한 생활 밀착형 웰니스로 분화되면서 유통 채널 간의 경계는 이제 무의미해졌다. 편의점에서 스트레스 완화 제품을 집고, 다이소에서 숙면 패치를 사며 올리브베러에서 1일 PT를 체험하는 행위가 자연스럽게 하나의 거대한 ‘웰니스 생태계’로 묶이고 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