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욱 울산시정, 여소야대 넘어야 산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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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시장·국힘 의회…협치가 관건
트램 도입·부울경 통합 등 변화 예고

6·3 지방선거에서 울산시장에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김상욱 당선인(오른쪽)이 4일 울산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당선증을 교부받고 있다. 김상욱 당선인 측 제공 6·3 지방선거에서 울산시장에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김상욱 당선인(오른쪽)이 4일 울산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당선증을 교부받고 있다. 김상욱 당선인 측 제공

6·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상욱 후보가 울산시장에 당선되면서 울산 시정의 방향타가 8년 만에 다시 민주당으로 넘어갔다. 이에 따라 부산·울산·경남 행정통합과 도시철도 건설 등 지역의 대형 현안 추진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그러나 시장 자리만 바뀌었을 뿐, 지방 권력의 무게중심은 여전히 국민의힘에 쏠려 있다. 국민의힘은 5개 구·군 기초단체장 중 4곳을 지켜냈고 시의회 다수 의석도 차지했다. 시장직만 민주당이 가져갔을 뿐 의회와 기초단체는 국민의힘이 쥔 ‘여소야대’ 지형에서 민선 9기가 출발하는 셈이다. 보수 우위의 의회·기초단체와 어떻게 협치 관계를 풀어가느냐가 새 시정의 첫 관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시장 선거 자체가 신승이었다. 개표 완료 결과 김상욱 당선인은 48.73%를 얻어 45.74%의 김두겸 후보를 2.99%포인트(P) 차로 눌렀다. 출구조사가 예측한 9%P대 격차와 달리, 본투표함이 열리면서 차이는 3%P 아래로 좁혀졌다. 국민의힘에서 탈당한 무소속 박맹우 후보가 5.52%를 가져간 점을 고려하면, 끝내 무산된 보수 단일화가 당락을 가른 결정적 변수였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반면 김 당선인은 진보당 김종훈 후보와 단일화로 승기를 잡았다.

보수세 짙은 울산에서 민주당이 시장직을 차지한 것은 2018년 송철호 전 시장 이후 두 번째다. 1980년생인 김 당선인은 이번 당선으로 전국에서 최연소 광역단체장이 됐고, 투표율은 64.2%로 역대 두 번째로 높았다.

주목할 대목은 그 아래 권력 지형이다. 기초단체장은 북구(민주당 이동권)를 뺀 중·남·동구와 울주군을 모두 국민의힘이 차지하며 4대 1 구도가 됐다. 시의원 선거는 더 일방적이었다. 지역구 22석 가운데 국민의힘이 15석을 휩쓸었고, 민주당은 6석, 진보당은 1석에 그쳤다. 범여권은 그나마 HD현대중공업·현대자동차 노동자가 밀집한 동구와 북구 위주로 의석을 건졌다. 함께 치러진 남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도 국민의힘 김태규 후보가 민주당 전태진 후보를 접전 끝에 누르고 승리했다. 시장 자리 하나만 내준 채 시의회와 기초단체 권력을 사실상 국민의힘이 장악한 것이다.

무엇보다 김상욱표 공약의 상당수는 예산 편성과 조례 개정을 거쳐야 한다. 국민의힘이 의회 다수를 쥐고 있는 한 추진 동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김 당선인이 현 시정을 ‘불공정 카르텔과 줄 세우기 행정’으로 규정하며 수의계약·투명성 문제를 정조준해 온 만큼, 전임 시정의 핵심 사업을 재점검하려 할 경우 의회와의 충돌은 불가피하다.

도시철도(트램) 1호선 재검토 공약이 대표적이다. 민선 8기 김두겸 시정은 도시철도 도입을 핵심 사업으로 추진해 왔다. 2029년 개통을 목표로 한 1호선은 남구 삼산동 태화강역에서 무거동 신복교차로까지 10.85㎞ 구간으로 최근 공사에 들어갔고, 북구 창평동 북울산역에서 남구 야음동 야음사거리까지 13.55㎞에 이르는 2호선은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이다. 김 당선인은 장기간 교통 혼잡 등을 이유로 1호선 재검토에 더해 트램 지하화까지 공약했다. 그러나 1호선이 이미 착공된 데다 의회 동의 절차가 남아 있어, 재검토에는 적지 않은 부담이 따른다.

부울경 행정통합도 사정이 녹록지 않다. 선거 기간 김 당선인은 수도권 집중에 맞서 부울경 초광역 통합이 필요하다며 적극 찬성론을 편 반면, 김두겸 현 시장은 부산 빨대 효과 등을 우려해 신중론에 무게를 뒀다. 문제는 통합을 함께 끌어야 할 광역 파트너의 지형이 엇갈린다는 점이다. 부산은 민주당 전재수 후보가 당선돼 보조를 맞출 여지가 생겼지만, 경남에서는 국민의힘 박완수 후보가 민주당 김경수 후보를 막판 역전하며 재선에 성공했다. 부울경 3개 시·도가 한 정당으로 정렬되는 그림이 무산되면서, 단체장 간 정파적 간극이 걸림돌로 꼽힌다. 김 당선인의 의지만으로 멈춰 선 통합 논의가 곧장 재점화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산업·문화 정책도 색깔이 바뀐다. 김 당선인은 ‘AI 수도’를 앞세운 전임 시정과 달리 ‘산업 AX(AI 전환)’를 핵심 전략으로 제시하며 노동시장 충격 완화와 전환 이익의 시민·노동자 공유를 강조했다. 세계적 공연장(5000억 원)과 학성공원 물길 복원(5900억 원) 등 김두겸표 대형 사업도 민선 9기에서 재검토 대상에 오를 공산이 크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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