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중박’ 부럽지 않은 ‘부산시박’의 굿즈들
부산시립박물관 기념품숍 신설
유물 모티브 자체 디자인 상품
유명 작가 개발 자체 캐릭터 활용
홍보 전 시범 운영에도 인기 폭발
부산시립박물관 로비에 있는 굿즈숍. 김효정 기자
부산시립박물관 로비에 있는 굿즈숍. 부산시립박물관 제공
부산시립박물관 굿즈숍에서 상품을 고르는 시민들. 김효정 기자
부산시립박물관 굿즈들. 김효정 기자
부산시립박물관의 캐릭터를 활용한 굿즈들. 김효정 기자
부산시립박물관의 캐릭터를 활용한 문구류. 김효정 기자
박물관 유물을 활용한 백자거울화병. 부산박물관 제공
박물관 소장 유물인 ‘모자호도’를 모티브로 제작한 키링. 부산박물관 제공
K팝 K컬처의 인기, 한국 문화를 소재로 한 OTT 작품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세계적인 흥행 덕분에 2026년 한국은 세계인이 찾고 싶은 나라로 꼽힌다. 한국의 문화적 유산을 한자리에 모은 국립중앙박물관은 2025년 연간 관람객 650만 명을 돌파했고, 이는 세계 박물관 관람객 순위로 3위 (아트 뉴스페이퍼 조사 기준)에 해당한다.
그 많은 관람객이 전시를 둘러보고 자연스럽게 찾게 되는 곳, 바로 기념품(이하 굿즈)숍이다. 일명 ‘국중박’의 굿즈숍은 백화점 명품 브랜드숍처럼 오픈런, 대기 줄이 등장할 정도로 대박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심지어 인기 상품은 입고와 동시에 매진되며, 온라인을 통해 대기 예약까지 걸어야 할 정도다. 예산과 인원이 부족한 지역 박물관은 그저 국중박 굿즈들을 부럽게 쳐다봐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부산시립박물관(이하 부산시박)이 어려운 도전에 나섰다. 구석기 시대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소장 유물의 양과 질에서 그리 밀리지 않는 부산시박이 오래도록 부산시를 설득한 끝에 적지만 예산 확보에 성공한 것이다. 관광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특징 없는 기념품이 아니라 오직 부산시립박물관의 정체성을 담은 제대로 된 아트 상품을 만들기 위해 나선 것이다.
국중박처럼 디자이너도, 전담 직원도, 제작 회사도 없지만, 부산시박의 관장과 직원들이 지혜를 모았고 수십 차례 샘플 제작 끝에 누구나 갖고 싶을 법한 굿즈들이 탄생했다.
부산시박의 굿즈는 크게 박물관 소장 유물을 활용한 상품과 박물관 대표 캐릭터를 활용한 상품으로 구성했다. 박물관 유물을 활용한 굿즈로 ‘백자거울화병’과 ‘어미와 새끼 호랑이 키링’이 대표적이다. 지난해(2025년) 부산시 디자인도시정책과(도시브랜드팀)에서 추진한 ‘부산시 기관자산 활용 굿즈 제작 사업’을 통해 개발된 특화 상품이다.
어미와 새끼 호랑이 키링은 박물관이 소장한 모자 호랑이 그림이 모티브가 됐으며 요즘 가방 꾸미기 트렌드와 맞물려 호응이 크다. 이 외에도 화조도 파일, 금동보살입상 미니어처, 가야토기 머그컵 등이 있다.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개발한 호조(권순호)작가가 부산시박에 선물한 박물관 대표 캐릭터 '흥구(Heunggu)'와 '매기(Maegi)'를 활용한 굿즈는 귀엽고 사랑스럽다. ‘흥구’는 조선 후기 초량왜관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동래 화원이 그린 호랑이 그림을 모티브로 탄생했고, ‘매기’는 역시 같은 시기 일본으로 수출된 부산의 매 그림을 토대로 그렸다.
캐릭터를 활용한 부산시박의 굿즈는 파우치, 차가운 음료를 따르면 색이 변하는 변색 잔, 문구류(연필, 노트, 볼펜, 포스트잇), 스카프 겸 손수건, 키보드 키링 등 친근한 디자인과 실용성을 겸비한 상품들이 많다.
사실 5월 중순부터 굿즈숍을 시범 운영하고 있지만, 종류가 많지 않아 굿즈숍을 홍보하지 않았다. 소문을 내지도 않았는데 우연히 박물관을 찾은 사람들이 굿즈를 구입했고 그걸 본 사람들이 굿즈샵을 찾으며 벌써 부산시박의 굿즈는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디자인도 예쁘고 기능도 좋은데 합리적인 가격 덕분에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박물관은 7월 부산에서 열리는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기념 특별전’과 연계해 에코백·탄소연필, 지역 청년 작가의 협업 아트 상품 등 상품 종류를 다양화해 굿즈숍을 정식 선보이게 된다.
정은우 부산시립박물관장은 “굿즈를 통해 시민들이 박물관을 좀 더 친근하게 느끼고 부산의 문화유산에 관심을 더 갖는 것 같다”며 “부산의 각 분야 작가와 협업하며 부산만의 색깔이 담긴 개성 있는 문화상품을 계속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