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규칙도 길어지는 ‘샅바 싸움’… 민주당 ‘당권 전쟁’ 신경전 지속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국자치분권민주지도자회의(KLDC)에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 주자들과 자치분권회의 상임대표인 박승원 광명시장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정청래 전 대표, 송영길 의원, 김민석 전 총리, 박승원 광명시장, 고민정 의원, 김보미 전 강진군 의원.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들 신경전이 격화된 상태에서 선거 규칙을 두고도 ‘샅바 싸움’이 길어지고 있다. 친청(친 정청래)계가 최고위원회의에서 당헌·당규 위반이라며 선호투표제 반대를 이어가면서 후보 등록일 전까지 교착 상태가 지속될 모양새다.
민주당은 지난 12일 오후 최고위를 열어 선호투표제 도입 방안을 다시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일정상 수요일(15일) 최고위가 있기 때문에 최소한 그때까지 끝내면 되겠다는 전체 로드맵을 갖고 있다”며 “후보 등록 등 전반적인 전당대회 일정에는 차질이 없도록 논의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전당대회 후보 등록일이 오는 16일인 만큼 그 전날 최고위에서 결정을 내리겠다는 뜻이다.
선호투표제 도입 여부를 둘러싼 수싸움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15일 회의 전까지 쉽게 가닥을 잡긴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 10일 최고위에서도 이견이 팽팽히 맞서 결론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친청계는 지난 12일 최고위에서 선호투표제 도입을 전제로 당헌·당규 개정 문제를 논의했다며 반발하기도 했다. 이성윤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 안건으로 ‘선호투표제냐 결선투표제냐’를 토의할 줄 알았는데 올라온 안건은 당규를 개정하자는 것”이라며 “왜 이렇게 이 제도를 밀어붙이는지 납득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선호투표는 유권자가 후보들 선호도에 따라 1·2·3순위 등으로 한 번에 명기하는 방식이다. 1순위 득표가 과반인 후보는 당선자로 확정되고, 과반이 나오지 않으면 상위 2인을 제외한 후보들이 탈락하게 된다. 이후 탈락 후보를 1순위로 투표한 유권자의 2순위 선택을 합산해 당선자를 가리게 된다.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국자치분권민주지도자회의(KLDC)에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 주자들이 나란히 앉아 있다. 김민석 전 총리, 송영길 의원, 정청래 전 대표. 연합뉴스
당 대표 선거 구도상 선호투표제는 정청래 전 대표에게 불리한 방식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친명계로 꼽히는 김민석 전 국무총리와 송영길 전 대표 지지자만 해도 2순위로 정 전 대표를 선택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 전 대표와 친청계 최고위원들은 당헌·당규상 결선 투표와 선호 투표가 별개라고 주장하며 도입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최고위원 7명 중 4명이 친청계이기에 일부가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 선호투표제 도입 표결은 부결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윈회는 “당헌·당규 위반이라 보기 어렵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는 상태다.
선호투표제 도입 의결이 미뤄지면서 청년 최고위원제 재도입도 보류 상태가 됐다. 전준위는 2018년 폐지한 청년 최고위원제를 부활한 후 이번 전당대회에서 선거로 청년 최고위원 1명을 선출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선거 규칙을 포함한 여러 사안을 두고 당권 후보들 신경전도 계속되고 있다. 전국자치분권민주지도자회의(KDLC)가 지난 12일 국회에서 주최한 당 대표 후보 정견 발표 현장에서 김 전 총리, 송 전 대표 등은 일제히 정 전 대표를 비판했다. 친문(친 문재인)계 당권 후보인 고민정 의원은 보완수사권 폐지를 고리로 정 전 대표와 김 전 총리 등을 겨냥하기도 했다. 당대표 선거에 뛰어든 김보미 전 전남 강진군의회 의장은 6·3 지방선거 공천 문제를 주제로 “정 전 대표 시절 1년 동안 민주당은 미래의 문을 열지 못하고 과거의 벽에 가로막혀 퇴보했다”고 했다.
김 전 총리는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김민석의 백문백답’ 행사에서 감기약 처방전 약 성분을 읽기도 했다. 12·3 비상계엄 당일 표결에 불참한 것을 두고 친청(친정청래)계 이 최고위원이 ‘감기약 성분을 공개하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김 전 총리는 당시 감기약을 먹은 뒤 잠이 들었다가 표결 직후 본회의에 참석했다고 밝혔지만, 친청계는 행적에 의문을 제기한 상태다.
정 전 대표는 13일 오후 국회에서 출마 선언을 하며 연임 도전을 공식화한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