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허위 종결' 경찰관, 아동·치매노인 실종 기록도 삭제·누락
제주 '실종 허위종결' 사건으로 구속된 A경장이 1일 제주동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이송되고 있다. 제주경찰청은 이날 A 경장 사건을 검찰로 송치했다. 연합뉴스
'제주 실종신고 허위종결 사건' 피의자 A 경장이 성인뿐만 아니라 현행 '실종아동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실종아동법) 대상자까지 임의로 기록을 삭제했거나 아예 관련 전산망에 입력조차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2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A 경장은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 관리목록상의 기록 63건을 삭제하거나 미입력했는데, 이 중 여러 건이 범죄에 취약하고 장기 실종 시 사망할 수 있는 아동, 장애인, 치매 환자 등 실종아동법상의 고위험군 보호 대상자로 확인됐다.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은 실종자 발생 시 실종자 정보를 입력 조회하는 경찰 관리 시스템이다. 63건 중 15건은 모두 지역 경찰 등이 실종자 신고 시 곧바로 소재를 파악해 정상적으로 사건이 종결됐다. 그런데 정작 실종팀 담당자였던 A 경장이 이들 15건의 관리목록 기록을 입력했다가 맘대로 삭제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관리목록이 삭제된 이 15건 중에도 실종아동법상의 보호 대상자가 일부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관리목록 기록은 실종자가 변사 등 사망하면 삭제할 수 있고, 기록이 삭제되면 다시 조회할 수 없다. 이 기록이 삭제되면 생존한 아동, 장애인, 치매 환자 등이 귀가 후 재차 실종됐을 때 관련 내용을 볼 수 없게 돼 현장 수색 작업에 어려움이 따른다. 실종아동법은 아동, 지적·자폐성·정신 장애인, 치매 환자 등 범죄에 취약하거나 장기 실종 시 생명을 위협받을 수 있는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다. 성인 실종 신고과 달리 곧바로 경찰관서의 책임자에게 보고돼 대대적인 수색이 진행되도록 규정돼 있으며, 대상자의 기록을 누구든 함부로 이용할 수 없다.
1일 제주경찰청 기자실에서 정태운 제주경찰청 수사과장이 '실종 허위종결' A경장 사건 수사결과에 대해 공식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A 경장은 지난해 3월부터 지난 7월까지 제주서부경찰서 실종팀에 근무하면서 298건을 자체 종결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건 141건은 실종아동법상의 보호 대상자에 대한 신고 사례였다. A 경장은 지난 5월과 지난 7월 각각 실종 신고된 성인 실종자 2명에 대한 사건을 허위로 종결한 혐의로 구속돼 전날 검찰에 송치됐다. 이들 성인 실종자 2명 모두 신고 후 상당 기간이 흐른 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기존에 드러난 허위종결 2건 외에도 추가 허위종결 사례 10건, 관리목록 삭제 15건 등에 대해 수사의뢰 했다. 경찰은 '누적된 업무 부담과 책임가중에 대한 피로감 속에 업무 태만한 동기'가 A 경장 범행의 주된 배경이라고 밝혔다.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