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아프리즈 2026 결산] ‘실리’ 챙긴 프리즈, ‘역동’ 보인 키아프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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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즈 서울·키아프 서울 폐막
젊은 컬렉터 늘고 작품 거래도 활발
프리즈, 역대 최대 규모 기관 방문
키아프, 마지막 날까지 관람객 가득

프리즈 서울에서 거래된 역대 한국 작가 작품 중 최고가를 기록한 유영국의 1971년 회화. 22억~25억 원에 판매됐다. 국제갤러리 제공 프리즈 서울에서 거래된 역대 한국 작가 작품 중 최고가를 기록한 유영국의 1971년 회화. 22억~25억 원에 판매됐다. 국제갤러리 제공

국내외 미술계의 시선이 집중된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 서울’이 지난 5일과 6일 폐막했다. 30개국 130여 개 갤러리가 참여한 프리즈 서울과 18개국 175개 갤러리가 집결한 키아프 서울은 전 세계 54개국에서 7만~8만 명 이상의 관람객을 모으며 서울이 아시아 미술계의 주요 거점 중 하나로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임을 재확인했다.

프리즈의 경우, 지난해와 관람객 수는 비슷하지만, 올해는 아시아·태평양, 유럽, 북미, 중동 등 25개 국가와 지역의 178개 미술관과 기관 관계자가 찾아 역대 최대 규모의 기관 방문을 기록했다. 프리즈 서울 디렉터 패트릭 리는 “올해는 역대 어느 에디션보다 다양한 국가의 컬렉터와 기관 관계자들이 서울을 찾았으며, 페어에서는 신진 작가부터 한국 근현대미술 거장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가격대에서 작품 판매가 이뤄졌다”며 “프리즈 서울은 점점 더 국제적인 페어로 성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키아프 서울을 주최한 한국화랑협회 이성훈 회장은 “마지막 날까지 전시장을 가득 메운 관람객을 보며 키아프가 국내외 미술을 소개하는 플랫폼을 넘어 더 많은 사람이 동시대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문화예술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실감했다”며 “앞으로도 키아프의 정체성을 더욱 분명히 하며 새로운 25년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프리즈 서울 2026 현장. 프리즈 제공 프리즈 서울 2026 현장. 프리즈 제공
원주 뮤지엄 산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개최하는 이배의 조각 작품을 솔로 프레젠테이션으로 선보인 조현화랑 부스 전경. 이배의 신작 브론즈와 숯을 재료로 한 작품을 각각 4만~14만 달러(약 5400만~1억 9000만 원)에 판매했다. 프리즈 제공 원주 뮤지엄 산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개최하는 이배의 조각 작품을 솔로 프레젠테이션으로 선보인 조현화랑 부스 전경. 이배의 신작 브론즈와 숯을 재료로 한 작품을 각각 4만~14만 달러(약 5400만~1억 9000만 원)에 판매했다. 프리즈 제공
한국 아방가르드 조각의 선구자 이승택의 작품을 선보인 갤러리현대 부스 전경. 이 중 세 점(최고 70만 달러, 한화 약 9억 4000만 원)이 판매됐다. 프리즈 제공 한국 아방가르드 조각의 선구자 이승택의 작품을 선보인 갤러리현대 부스 전경. 이 중 세 점(최고 70만 달러, 한화 약 9억 4000만 원)이 판매됐다. 프리즈 제공
프리즈 포커스 섹션의 휘슬이 출품한 70달러(약 9만 4000원)짜리 스펀지 블록 회화. 이번에 400점 이상 판매했다. 김은영 기자 key66@ 프리즈 포커스 섹션의 휘슬이 출품한 70달러(약 9만 4000원)짜리 스펀지 블록 회화. 이번에 400점 이상 판매했다. 김은영 기자 key66@

‘큰손’ 줄었지만 내실 다진 프리즈

출범 5년 차를 맞은 프리즈 서울은 초고가 작품의 거래가 줄어든 대신, 수천만 원에서 수십억 원대 중·고가 작품과 신진 작가 작품을 중심으로 실속을 챙겼다. 프리즈 자체 평가 역시 “솔로 프레젠테이션의 높은 판매 실적, 한국 근현대미술 주요 작가들의 대형 작품 판매, 다수의 기관 소장 등 의미 있는 성과가 이어졌다”로 나왔다.

국내 화랑 중에서는 국제갤러리가 유영국의 1971년 회화를 22억~25억 원에 판매하며 프리즈 서울에서 거래된 한국 작가 작품 중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갤러리현대 역시 김창열과 이승택의 작품으로 230만 달러(약 31억 원) 이상의 총매출을 올렸다. 조현화랑은 이배의 작품을 최고 14만 달러(약 1억 9000만 원)에 판매했다. 리안갤러리는 마쓰야마 도모카즈의 작품을 29만 달러(약 3억 9000만 원)에, 이강소의 캔버스에 아크릴 작품을 3억 2000만 원에 판매했다.

해외 갤러리에서도 주요 작가들의 작품 판매가 이어졌다. 알민 레쉬는 이우환의 회화와 조지 콘도의 작품을 각각 125만∼150만 달러(약 16억9000만∼20억 2000만 원)에 판매했고, 하우저앤워스는 라시드 존슨의 회화를 국내 주요 기관에 120만 달러(약 16억 2000만 원)에 팔았고, 타데우스 로팍은 아드리안 게니의 회화를 110만 유로(약 17억 2000만 원)에 거래했다. 동시에 포커스 섹션의 휘슬이 출품한 70달러(약 9만 4000원)짜리 스펀지 블록 회화가 400점 이상 팔려나가는 등 가격대의 스펙트럼이 대폭 넓어졌다.

특히 올해 현장에서는 작품 거래 즉시 가격과 판매 실적을 공격적으로 공개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신중하고 폐쇄적이던 국내 관행에서 벗어나, 거래 실적을 작가와 화랑의 글로벌 경쟁력으로 적극 홍보하는 마케팅 전략이 자리 잡은 모습이다.

6일 키아프 서울 2026 폐막일까지 많은 관람객이 전시장을 찾아 작품을 감상했다. 한국화랑협회 제공 6일 키아프 서울 2026 폐막일까지 많은 관람객이 전시장을 찾아 작품을 감상했다. 한국화랑협회 제공

■젊은 컬렉터 늘고, 관람 경험 확장한 키아프

올해로 25주년을 맞이한 키아프 서울은 정구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영입하고 ‘공존’을 주제로 공간과 콘텐츠의 대대적인 변화를 도모했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키아프 클래식’ 공연을 비롯해 증강현실(AR) 특별전 ‘버추얼 바이털’(VIRTUAL VITAL), F&B 브랜드 협업 등을 통해 미술을 친숙하게 경험할 수 있는 아트페어 관람 문화를 선보였다.

또한 키아프의 작가 지원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은 ‘키아프 하이라이트’(Kiaf HIGHLIGHTS)에서는 세미파이널리스트에 오른 10명 중 고사리(신라갤러리)와 임노식(아라리오갤러리)이 최종 작가로 선정됐으며, 각각 1000만 원의 작가 지원금이 수여됐다.

키아프의 신진 작가 지원 프로그램인 ‘키아프 하이라이트’의 최종 작가 2인에 고사리(신라갤러리)와 임노식(아라리오갤러리)이 선정됐다. 사진은 고사리 작가의 설치 작품 '제비둥지'(The Barn Swallow's Nest). 김은영 기자 key66@ 키아프의 신진 작가 지원 프로그램인 ‘키아프 하이라이트’의 최종 작가 2인에 고사리(신라갤러리)와 임노식(아라리오갤러리)이 선정됐다. 사진은 고사리 작가의 설치 작품 '제비둥지'(The Barn Swallow's Nest). 김은영 기자 key66@

판매 성과 역시 견조했다. 키아프 측은 “젊은 세대와 신규 컬렉터의 진입이 눈에 띄게 확대되며 미술시장 저변이 넓어지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분석했다. 판매도 고가 작품부터 중저가 작품까지 고르게 이뤄졌다.

갤러리현대가 백남준, 정상화, 김보희 등의 작품으로 18억 원 이상의 실적을 올렸고, 국제갤러리는 유영국과 박서보 등 20점 이상의 작품을 판매했다. 가나아트는 박은선 작가의 작품을 총 5억 원 이상 판매했으며, 해외 오페라 갤러리에서는 알렉스 카츠의 작품이 18만 달러(약 2억 4000만 원)에 팔려나갔다.

키아프 서울 2026에 두 번째로 참가한 부산 갤러리 휴는 박영환 작가 단독 부스로 꾸몄다. 이번에 25점이 판매됐다. 김은영 기자 key66@ 키아프 서울 2026에 두 번째로 참가한 부산 갤러리 휴는 박영환 작가 단독 부스로 꾸몄다. 이번에 25점이 판매됐다. 김은영 기자 key66@
키아프 서울 2026에 방지영·한충석·요시무라 무네히로 작품으로 부스를 차린 갤러리 우. 사진은 부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방지영 작가 작품으로 이번에 20점이 판매됐다. 김은영 기자 key66@ 키아프 서울 2026에 방지영·한충석·요시무라 무네히로 작품으로 부스를 차린 갤러리 우. 사진은 부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방지영 작가 작품으로 이번에 20점이 판매됐다. 김은영 기자 key66@

부산 참여 화랑 중에는 맥화랑이 참여 작가 8명의 작품이 골고루 판매돼 총 25점 약 1억 7000만 원, 갤러리우가 방지영·한충석·요시무라 무네히로 작품 등 총 8000만 원, 갤러리조이가 조나라, 황선태, 변대용, 전영근 등 총 7630만 원을 각각 판매한 것 외에 갤러리 휴가 1998년생 박영환 작품 25점, 아트소향이 감성빈 솔로 부스로 총 16점, OKNP가 하태임 100호 등 다수를 판매했다고 세일즈 리포트는 전했다.

내년에 프리즈 서울이 열릴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의 야간 전경. DDPⓒ, 프리즈 제공 내년에 프리즈 서울이 열릴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의 야간 전경. DDPⓒ, 프리즈 제공

내년 ‘한 지붕’ 벗어나는 키아프리즈 시험대

5년간 이어진 키아프와 프리즈의 코엑스 ‘한 지붕 두 가족’ 체제는 올해로 마무리된다. 내년부터 코엑스 재개발 여파로 프리즈 서울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로 장소를 옮기며, 키아프 서울은 코엑스에 남는다. 두 페어는 장소를 달리하더라도 2031년까지 파트너십을 이어가며 '서울 미술주간'의 협력 체제를 지속할 예정이다.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키아프 서울·프리즈 서울' 개막식에서 최휘영(오른쪽)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전시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키아프 서울·프리즈 서울' 개막식에서 최휘영(오른쪽)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전시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이번 행사 기간에는 유명인들도 대거 현장을 찾았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비롯해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 장한나 예술의전당 사장 등이 참석했다. 재계에서는 프리즈 공식 협찬사인 신세계그룹의 정용진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한국 조각계를 후원해온 윤영달 크라운해태 회장,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이 전시장을 둘러봤다.

연예계 스타들도 미술 나들이에 나섰다. 배우 배종옥, 박은빈, 한소희, 박소담, 정일우를 비롯해 가수 그룹 세븐틴의 디에잇, 우즈, 애니, 혼성그룹 올데이 프로젝트의 베일리 등이 전시장을 둘러봤다.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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