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LH 분리해도 분리된 두 개 기관 본사 모두 진주에 남는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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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타 지역 이전 고려 안해”
막대한 비용·나쁜 선례 등 경계
‘껍데기 잔류’ 지역사회 우려 여전

경남진주혁신도시에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외경. 김현우 기자 경남진주혁신도시에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외경. 김현우 기자

정부가 경남진주혁신도시에 본사를 둔 한국토지주택공사(LH) 기능 분리 방침을 확정한 가운데 분리·신설되는 두 기관 모두 진주에 남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능 분할에 따른 지역 경제 위축과 기관의 역외 이전을 우려했던 진주 지역사회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7일 국토교통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LH 조직 개편이 추진되는 가운데 LH가 분사하더라도 두 기관 본사는 모두 경남진주혁신도시에 존치된다. 애초 국가 균형 발전이라는 정책적 목적에 따라 진주로 이전한 만큼 조직을 개편하더라도 다른 지역으로 재배치할 이유는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LH는 이미 경남진주혁신도시에 안착한 핵심 공공기관이다. 향후 조직 분리가 진행되더라도 지역사회가 우려하는 다른 지역 이전이나 재배치는 전혀 없다. 그렇게 할 경우 청사 신축 등 막대한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데 상식적으로 맞지 않다”고 밝혔다. 국토부 혁신도시발전추진단 관계자 역시 “LH는 이미 지방 이전이 완료된 기관으로 이번 2차 공공기관 이전 대상이 아니다. 조직이 분사되더라도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진주에서 다른 지역으로 본사를 옮길 이유는 없다”며 확고한 입장을 내비쳤다.

정부는 앞서 지난 3일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방안을 발표하고 LH를 택지개발·주택건설 기능의 주택도시개발공사(가칭)와 주거복지·자산비축 기능의 주택도시자산공사(가칭)로 분리하기로 결정했다. LH의 비대해진 기능을 재정립하고 재무 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이 같은 방침이 전해지자 지역사회는 즉각 술렁였다. LH는 2015년 진주 이전 이후 지금까지 3000억 원이 넘는 지방세를 납부하고 340여 명의 지역인재를 채용했다. 또한 지역 경제·산업·문화 등을 지원하며 지역사회와 상생하고 있다. 분리된 기관 중 일부가 다른 지역으로 이전할 경우 상권 붕괴와 국가 균형 발전 후퇴가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터져 나왔다.

과거 기관 유치 과정에서 겪은 극심한 갈등의 기억도 불안을 부채질했다. LH는 2009년 통합 이전에는 한국토지공사(L)와 대한주택공사(H)로 나뉘어 각각 전북 전주와 경남 진주로 이전할 계획이었만, 통합 이후 극심한 지역 갈등 끝에 진주로 일괄 이전했다. 진주 지역사회가 이번 분리 결정을 두고 “자칫 한쪽 조직을 다른 지역에 빼앗기는 빌미가 되는 것 아니냐”며 촉각을 곤두세운 이유다.

지역 반발은 물론, 또다시 지역 간 유치전이 터질 조짐을 보이자 국토부는 ‘진주 잔류’의 당위성을 분명히 했다. 특히 이번 사안이 공공기관 개편의 ‘나쁜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 또 다른 국토부 관계자는 “LH 분리를 계기로 본사 이전이 허용된다면 향후 다른 공공기관 조직 개편 때도 유치 경쟁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며 “혁신도시 체계 전반의 근간을 뒤흔드는 일인 만큼 수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국토부의 잔류 확약으로 최악의 유출 사태는 피했지만 지역의 위기감은 완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물리적 본사가 남더라도 단일 거대 공기업이던 LH 시절만큼의 파급력을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 탓이다.

허성두 진주시 공공기관 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은 “LH의 실질적인 파급력은 토지개발로 벌어들인 막대한 현금을 주택 공급과 도시 인프라에 재투자하는 자본 동원력에서 나왔다”며 “기관이 둘로 쪼개지면 수익 구조가 단절돼 사업 추진 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개혁 기조 속에서 신규 채용이나 지역인재 의무채용 규모도 축소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LH 노동조합 역시 본사 존치 여부를 떠나 분리안 자체의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기관을 분리한다고 해서 주택 공급이 빨라지거나 부채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추진 근거나 데이터조차 모호하다. 정부의 일방적인 발표로 조직 내부의 혼선과 불안감만 극에 달했고 이는 결국 국가 주거복지 정책의 동력 상실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국토부는 분사된 조직의 역할 등을 상세하게 담은 LH 개혁 방안을 9~10월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달 26일 경남 진주시 초전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경남진주혁신도시 완성 시민결의대회’ 모습. 당시 참석자 2000여 명은 LH 분할 이전 반대와 본사 진주 존치 등을 주장하며 결의를 다졌다. 김현우 기자 지난달 26일 경남 진주시 초전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경남진주혁신도시 완성 시민결의대회’ 모습. 당시 참석자 2000여 명은 LH 분할 이전 반대와 본사 진주 존치 등을 주장하며 결의를 다졌다. 김현우 기자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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