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돌려차기 보복협박 재판장 "피해자도 언론플레이… 정치화되는 느낌"
부산지법 청사. 부산지법 부산고법 부산가정법원. 부산법원 종합청사. 부산일보DB
피해자를 보복 협박한 혐의로 추가 기소된 이른바 '부산 돌려차기' 사건 가해자의 항소심에서 재판장이 피해자를 향해 "언론플레이를 했다"고 발언해 화제다.
9일 부산고법 형사2부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보복 협박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의 항소심 공판을 열었다.
당초 재판부는 지난 7월 변론을 종결하고 8월 12일 선고할 예정이었으나, A 씨 측이 변론 재개와 증인신문을 신청하자 이를 받아들여 심리를 재개했다.
A 씨와 부산구치소에서 약 2주간 함께 수감됐던 유튜버 C 씨는 영상을 통한 증인신문에서 "A 씨에게 피해자에 대한 보복성 발언을 여러 차례 들었다"고 증언했다.
C 씨는 "저녁만 되면 그런 소리를 하고 사건 기록을 보다가도, 어디에 편지를 쓰다가도 계속 이야기했다"며 "A 씨가 피해자의 주소를 알고 있었고 외부로 나가게 되면 피해자를 찾아가겠다는 취지의 말도 했다"고 진술했다.
다만 A 씨가 보복 의사를 피해자에게 전달해 달라거나, 보복 내용을 그대로 방송해 달라고 직접 부탁했는지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이에 피해자 측 변호인들은 "C 씨뿐 아니라 다른 수용자들도 A 씨의 보복성 발언을 들었고, 실제 이런 내용이 피해자에게 전달됐다. 피해자에게 발언이 전달될 수 있다는 미필적 인식과 의도가 있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증인신문 과정에서 재판장과 피해자 측 변호인의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재판장은 "피고인은 피고인대로 자기 주장을 하는데, 그러한 주장에 대해 피해자가 겁먹을 내용은 아니지 않느냐"는 취지의 질문을 했다.
피해자 측 변호인이 "가해자가 언론 플레이를 한다고 해서 피해자가 상처받지는 않는다는 말에 대해 한마디 하고자 한다"고 반발하자 재판장은 "피해자 역시 재판 과정에서 상당히 언론 플레이가 있었지 않으냐"고 되물었다.
이에 피해자 측 변호인은 "피해자의 언론 활동을 '언론 플레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취지로 다시 문제를 제기했다.
재판장은 "이 사건이 왠지 정치화되는 느낌이 든다"면서 "우리 재판부는 그런 판단은 전혀 하지 않고 오로지 사실이 무엇인지를 확인해 법률을 적용할 뿐"이라고 말했다.
재판 이후 피해자 김진주 씨는 자신의 SNS에 "처음으로 재판 갔더니 두들겨 맞은 것 같고 사고 난 듯 멍하고 어지럽다"고 말했다.
김 씨는 "재판장까지 언론플레이라고 하니 제가 다 잘못한 것 같다. 이러면 어느 누가 피해자를 위해 제보하고, 신고할까"라며 허탈한 심경을 전했다.
한편 재판부는 오는 10월 7일 오후 3시 한 차례 더 공판을 열어 양측의 최종 의견을 들은 뒤 변론을 종결할 예정이다.
김주희 부산닷컴 기자 zoohihi@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