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당관세 가로챈 수입업체…세금 1000억원 안낸 배민 등 41곳 세무조사
국세청, 계란생산·식품수입, 패션업체 등 조사착수
2000개 가맹점 가맹본부, 자녀에 직영점 무상양도
배민, 세금 안내고 1조원 영업이익 해외본사 송금
국세청 이성글 조사국장이 14일 국세청 본청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국세청 제공
계란 등 농축산물 유통업체가 3~5년에 걸쳐 수십억원대 수익을 축소 신고하고 유령업체를 세워 할당관세를 빼먹은 수입업체가 세무조사를 받는다.
국내에서 창출한 1조원대 이익을 세금도 내지 않고 해외 지배주주에게 이전해온 배달플랫폼 배달의민족도 세무조사에 들어갔다.
국세청은 담합 및 독과점 등 불공정행위를 비롯해 원가를 부풀려 소비자에게 물가 부담을 전가시킨 사업자들의 탈루혐의를 포착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14일 밝혔다. 조사 대상은 총 41개 업체로, 농축산물·가공식품·외식프랜차이즈 등 먹거리 관련 업체(38개) 외에 패션잡화 등을 취급하는 플랫폼 업체(3개)가 포함됐다. 탈루혐의 금액은 약 1조원에 이른다.
먼저 계란 생산농가 11곳이 있다. 이번 조사대상자들은 3~5년에 걸쳐 수십억 원 대의 수익을 축소 신고했다.
일부 업체는 계란 가격을 높여 받는 것으로도 모자라 거래처에 무자료 거래를 요구하고 판매대금은 비사업용 계좌를 통해 받아 숨겼다.
농어민의 축산소득에 대한 비과세 규정을 악용해, 대표 배우자 명의의 실체없는 양계장을 차려 매출을 분산시키고 이에 대해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았다.
또 곡물·과일·육류를 수입하거나 유통하는 업체 12곳도 조사대상이다.
0% 할당관세로 돼지고기를 수입해 온 한 업체는 매출처와의 거래에 대표자 자녀 명의의 유령 사업자를 끼워넣어 마진을 챙긴 후, 단기간에 폐업해 할당관세를 가로챘다.
가공식품 업체와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배달 플랫폼 업체도 조사대상이다.
최근 일부 제품의 가격을 인상한 소스·만두류 제조업체의 경우, 퇴직임원이 설립한 특수관계법인에 수수료를 과다 지급하고 사주 자녀가 지배하는 법인의 물류센터 사용료를 대신 내며 이익을 빼돌렸다.
전국적으로 2000여 개의 가맹점을 갖춘 한 프랜차이즈 업체는 사주의 개인적인 지출을 가맹점주 지원 비용으로 둔갑시켰으며, 사주자녀가 지배하는 법인에 유원지 내의 알짜 직영점을 무상으로 양도한 후 재료를 저가 공급하기도 하며 손실을 떠안기도 했다.
배달플랫폼 배민은 국내에서 창출한 1조 원 대의 이익에서 국내에서 내야 할 1000억여원의 세금을 내지 않았다. 아울러 해외 관계사에 업무지원 용역을 무상 제공하고 부가가치세 매입세액을 부당 공제받은 혐의도 확인됐다.
아울러 패션업체 2곳도 세무조사 대상이다. 월등한 플랫폼 이용률을 토대로 입점업체에 높은 수수료율을 적용해 부담을 전가시킨 이들 업체로부터는 변칙적인 회계 처리를 통한 고의적 매출 누락 외에도, 특수관계법인에 광고비 및 용역비 과다 지급 등으로 원가를 부풀린 혐의가 확인됐다.
이번 중견기업 8곳, 중소기업 33곳으로 이 중 2곳은 코스피 상장업체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