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한달새 37원 급등하자…개미들 약세 ‘베팅’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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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선물 ETF 수익률↑
개인투자자 달러 약세 투자
전문가들 “환율 상승 당분간 지속될 것”


13일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하면서 달러 선물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이 상승 중이지만 개인투자자들은 달러 약세에 대거 베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3일 기준 ‘KODEX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 ETF 종가는 1만 6685원으로 한 달 전(1만 5750원) 대비 5.94% 올랐다. 같은 기간 ‘TIGER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5.90%)도 올랐다. 레버리지가 아닌 일반 달러 선물 ETF인 ‘KODEX 미국달러선물’(2.96%), ‘KIWOOM 미국달러선물’(2.98%) 등도 상승했다.

이 ETF들은 미국 달러 선물 지수를 기초로 삼아, 달러화 가치의 상승에 따라 수익을 내는 구조를 갖는다. 최근 ‘아베노믹스’를 지지하며 금리 인상에 반대 입장을 보인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자민당 총재 당선으로 엔화 가치가 하락한 데다, 프랑스에서도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 사임에 따른 정치 불확실성에 유로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달러화 강세 기조가 강해졌다.

한미 관세 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이어진 가운데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해외 주식을 대규모 순매수한 점도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에 일조했다. 지난 13일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움직임을 비판하며 다음 달 1일부터 중국에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자 원달러 환율이 한때 1430원대까지 상승,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외환당국이 구두 개입에 나서면서 13일 원달러 환율은 장중 상승폭을 축소, 주간거래 종가 기준 4.8원 오른 1425.8원을 나타냈다.

그러나 이 기간 개인 투자자들은 달러 약세에 베팅하는 상품을 줄줄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 달 사이 개인은 ‘KODEX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를 70억 4000만 원어치 순매수했으며, ‘KODEX 미국달러선물인버스’와 ‘TIGER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도 각각 11억 원, 6억 7000만 원어치 담았다.

이들 상품은 최근 한 달간 평균 5% 넘게 하락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대내외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 경우 인버스 상품을 매집한 투자자들의 손실 확대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진경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사임을 촉구하는 야당 의견이 강화되는 등 프랑스 정치 불안이 지속되고 있고, 엔달러 환율 역시 150엔 내외 수준을 지속할 것”이라며 “원달러 환율은 1400원을 상회하는 하방 경직적 흐름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도 “원화는 소규모 개방 경제 특성상 미국의 대규모 투자 요구와 글로벌 무역 환경 변화에 따른 자본 유출에 취약한데, 내년 달러원 환율은 대미 투자의 영향으로 상승 압력이 불가피하다”며 내년 평균 환율을 1441원으로 예상했다.

다만 미국 연방정부의 일시적 업무 정지(셧다운)가 장기화할 경우 달러 약세 압력이 커질 것이라는 분석도 동시에 나온다. KB국민은행은 이날 보고서에서 셧다운 장기화에 따른 정부 지출 중단 및 소비심리 약화, 공공서비스 중단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 증가 등이 달러화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한다고 분석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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