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주 열풍에…ETF 시장에도 ‘빚투’ 바람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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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닉스 ETF 신용 잔고↑
신규 빚투액, 상환액 2배 넘어

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등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등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종목 중심으로 코스피가 활황을 이어가며 상장지수펀드(ETF)에도 빚내서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 바람이 불고 있다.

3일 코스콤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신용거래융자 잔고(신용 잔고)는 각각 4조 2552억 원, 3조 5300억 원으로 상장 종목 중 가장 많았다. 신용 잔고는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린 뒤 갚지 않은 금액으로 통상 주가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자가 많을수록 늘어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는 해당 종목을 담은 ETF로도 고스란히 이어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인공지능(AI)·반도체 핵심 종목에 투자하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AI반도체TOP2플러스’는 최근 한 달 새(5월 4일∼6월 1일) 신용 잔고가 145억 원 더 늘었다. KODEX AI반도체TOP2플러스는 삼성전자(시가총액 기준 구성비중 24.76%)와 SK하이닉스(24.40%)를 약 50% 담고 있다. 지난 1일까지 이 ETF의 신용 잔고는 206억 원으로 전체 신용 잔고 중 70.6%에 달하는 빚투 금액이 최근 한달 사이 발생했다.


다른 반도체와 지수 추종 ETF 역시 빚투 금액이 가파르게 느는 추세다. 같은 기간 ‘HANARO Fn K-반도체’의 신용 잔고는 75억 원 늘어난 128억 원, ‘TIGER 200IT’는 63억 원 증가한 88억 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코스피 200지수를 따르는 ‘KODEX 200’은 382억 원으로 73억 원 증가했다.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개별 종목뿐 아니라 ETF에도 돈을 빌려 투자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과도한 빚투는 조정장에서 자칫 반대매매(강제청산)와 같은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에 금융당국은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지난달 18일 열린 2차 소비자위험대응협의회에서 금융회사의 과도한 빚투와 레버리지(차입) 투자를 부추기는 행위나 일부 핀플루언서 등의 자본시장 교란 행위에 대해서도 높은 수준의 경각심을 가지고 대응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랠리 과정에서 신용 잔고에 따른 빚투 과열 위험도 제기되는 실정”이라며 “신용 잔고의 절대 금액 증가는 표면상 투자 과열 불안감을 주입할 수 있는 환경인 것은 맞다”고 분석했다. 유안타증권 이재원 연구원도 “빚투와 증시 대기자금이 동시에 커지면서 과열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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