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 철새습지생태공원 부지 ‘불법 폐기물 천지’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 안다은 기자 iknow@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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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자공, 일대 시설물 철거 중 확인
각종 쓰레기 방치·썩은 내 ‘폴폴’
공사 연장 여파 공원 조성 차질
“토양 오염 민원 소극 대처 탓” 지적

지난 14일 부산 강서구 명지동 신포마을 일대 철새습지생태공원 부지가 쓰레기 더미로 가득차 있다. 손희문·안다은 기자 moonsla@ 지난 14일 부산 강서구 명지동 신포마을 일대 철새습지생태공원 부지가 쓰레기 더미로 가득차 있다. 손희문·안다은 기자 moonsla@

부산 강서구 신포마을 내 철새습지생태공원 부지에 불법 폐기물이 대거 묻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부지는 무허가 건물과 양어장이 있던 곳으로 사료 찌꺼기와 분변 퇴적물 등으로 심각한 토양 오염 가능성이 있다.

공원을 조성하는 한국수자원공사가 올해 초부터 나왔던 폐기물 처리와 오염 정화 관련 민원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면서 예견된 결과라는 지적과 함께, 전면적인 토양 오염 조사와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지난 14일 부산 강서구 명지동 신포마을. 비닐하우스와 슬레이트 건축물 철거가 진행 중인 현장 바닥에는 쓰레기와 각종 폐기물이 뒤섞인 흙더미가 드러나 있었다. 발을 내디딜 때마다 스티로폼과 식품 포장지 등이 밟혔고, 녹슨 철근이 흙을 뚫고 나왔다. 폐콘크리트와 건축 폐기물도 현장 곳곳에 방치된 모습이었다. 과거 양어장으로 사용된 연못 주변에도 각종 쓰레기가 가득했다. 물이 빠진 연못 바닥과 주변 토양에는 폐기물과 찌꺼기가 뒤섞여 악취를 풍겼다.

이곳은 한국수자원공사(이하 공사)가 에코델타시티 조성과 연계해 낙동강 지류인 평강천·맥도강 인접 지역에 마련하는 친수 공간이자 철새습지생태공원 부지다. 과거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지역으로, 최근 그린벨트 해제 이후 공사가 훼손된 지역을 복구해 생태공간으로 조성하고 있다.

공사는 지난해 11월부터 신포마을 일대 훼손지 복구에 나섰다. 이를 위해 지난 7월부터 본격적으로 구역 내 비닐하우스와 양어장 등 시설을 철거 중이다. 현재 철거 공사를 진행 중인 대상 면적은 신포마을 내 6644㎡(약 2000평) 규모다. 철새습지공원 전체 조성 면적은 116만 2000㎡(약 35만 2100평) 규모에 달한다.

문제는 철거 공사가 시작된 이후 이 땅에 묻힌 각종 폐기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공사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졌다는 점이다. 무허가 건물과 양어장 등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땅속에 묻힌 폐기물이 대거 드러나면서 애초 오는 22일까지였던 철거 작업 기간은 다음 달 말까지 한 달 연장됐다.

환경단체는 철거가 시작 전인 올해 초부터 신포마을 땅속에 묻힌 폐기물 처리가 필요하고 토양 오염 가능성이 있다고 수차례 민원 제기했지만, 공사가 제대로 된 대응에 나서지 않았다고 비판한다.

초록생활 백수환 대표는 "양어장은 토양환경보전법상 '1지역'으로 분류돼 가장 엄격한 토양오염 우려기준이 적용되는 곳"이라며 "토양오염 여부를 면밀히 확인하지 않은 채 흙으로 덮을 경우 양어장과 산업폐기물에서 나온 오염물질이 주변 농경지로 확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눈가림식으로 흙만 덮고 공원을 조성할 게 아니라 제대로 된 예산을 투입해 땅속 매립폐기물을 전면적으로 걷어내는 근본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수자원공사 측은 철거 공사 전까지 구체적인 매립폐기물이나 토양 오염이 확인되지 않아 별도의 조치를 취하기 어려웠다는 입장이다. 이번 철거 과정에서 관계 기관과 협의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수자원공사 친수사업처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지상 구조물 철거 과정에서 매립폐기물의 종류와 규모, 토양 오염 여부 등을 확인할 계획”이라며 “낙동강유역환경청, 강서구청 등 관계 기관과 협의해 폐기물 처리와 필요한 정화 작업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 안다은 기자 iknow@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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