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으로 속여 주기적으로 납 배출 주사 맞힌 회사… 이 대통령 "용납 못 해"
이재명 대통령. 연합뉴스
자동차 배터리 제조사 DN오토모티브가 노동자들에게 '비타민 주사'라고 속여 체내 납 배출을 촉진하는 주사를 맞혔다는 의혹이 일어난 가운데, 고용노동부가 회사를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이와 별도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 68건을 적발해 입건·송치하고, 과태료 4620만 원을 부과했다.
최근 다수의 언론사는 "DN오토모티브 울산공장에서 특수건강검진을 앞두고 회사가 노동자들에게 혈액 속 중금속을 소변으로 강제 배출시키는 '킬레이션' 주사를 비타민 주사로 속여 주기적으로 투약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검진에서 납 수치가 높게 나올 것을 우려한 회사가 부작용 위험이 있는 주사제를 부당 투여했다는 것이다.
이에 노동부는 "지난 1월 말 관련 의혹을 제보받은 직후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으며, 안전보건감독 및 정밀 작업환경측정을 실시해 엄정 조치했다"고 밝혔다.
또 지난 4월 21일부터 5월 7일까지 납 노출 공정의 사용중지 명령을 내리고, 특수건강진단 직전 킬레이션 투약한 행위가 정부의 건강보호 조치를 방해한 것으로 판단해 회사를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해당 사건은 현재 울산경찰청에서 수사 중이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DN오토모티브의 퇴직자를 포함한 전·현직 노동자 전체를 대상으로 납 노출에 따른 건강 영향을 규명하는 집단 역학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관련 보고를 받은 이재명 대통령은 "엄중히 대처하라"고 지시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해야 할 기업이 부작용을 숨긴 채 노동자들에게 주사를 맞게 하고, 유해물질 노출을 은폐한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중대한 인권 침해"라며 이같이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생산 과정에서 기준치의 5배가 넘는 납이 검출됐음에도 해당 공장이 노동자들의 건강을 해치는 꼼수를 동원해 작업 환경 측정 평가를 통과한 것을 강하게 질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다른 사업장에서도 산업 안전 보건 제도를 무력화하는 유사한 사례의 발생 가능성을 면밀히 살펴보고 노동자들의 건강 및 인권 보호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DN오토모티브 측은 공식 입장을 내고 "최근 울산공장의 작업 환경 및 보건 관리 사안으로 국민 여러분과 임직원분들께 깊은 심려를 끼쳐드린 점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 '직원의 안전과 건강이 최우선'이라는 원칙을 철저히 지키지 못한 점을 깊이 반성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진행 중이거나 향후 실시될 정부 기관의 조사, 전문가의 건강검진, 안전보건진단, 역학조사 등 모든 절차에 철저하고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면서 "회사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다면 어떠한 회피 없이 엄중히 책임을 지겠다"고 전했다.
김주희 부산닷컴 기자 zoohihi@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