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중공업 노조, 첫 임단협 교섭 결렬 선언
8차례 교섭에도 임금·성과급 제시 없어
실질임금 회복·복리후생 격차 개선 요구
노동위 조정신청…대화 가능성은 열어둬
효성 “임금, 근로조건 개선 위해 성실히 교섭”
서울 마포구 효성 본사.효성 제공
경남 창원에 국내 최대 규모 공장이 있는 효성중공업의 노사간 첫 임금·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이 22일 결렬됐다.
23일 효성중공업 교섭대표노조인 사무기술직 노조에 따르면 노사는 8월 21일 첫 교섭을 시작한 이래 총 8차례에 걸쳐 교섭을 진행했으나, 회사는 임금인상률과 특별성과급 등 핵심 요구안에 대해 구체적인 인상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사무기술직 노조는 실질임금 회복과 투명한 성과공유, 복리후생 격차 개선, 근로조건의 제도적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사무기술직 노조는 지난 6월 출범한 지 불과 3주 만에 기존 현장 기능직 중심의 노조보다 많은 900명이 가입해 제1노조 지위를 확보했다. 이후 7월에 교섭대표노조로 최종 확정됨에 따라 제조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사무기술직 노조가 기능직까지 아우르는 대표교섭권을 쥐고 사측과 단체교섭을 진행해 왔다.
노조가 인용한 회사 경영실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 영업이익은 7470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106% 늘었다. 올 상반기 연결 영업이익도 416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56.3% 증가했다.
반면 2022~2025년 누적 명목임금 인상률은 약 10.3%로, 같은 기간 누적 소비자물가상승률 약 13.7%에 못 미쳤다. 노조는 회사의 실적 성장과 직원 보상 사이의 격차를 줄이고 실질임금을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변압기, 차단기 등을 생산하는 전력PU의 성과급은 작년대비 25% 증가한 200%로 경쟁사인 HD현대일렉트릭과 LS일렉트릭이 1200% 수준의 성과급을 받은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노조는 지난 4월 시행된 인상분을 포함해 기본급을 연간 총 10% 인상하고, 생산성향상 인센티브(PI) 제도, 성과급 기준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물가상승으로 줄어든 실질임금을 회복하고 회사의 성장 성과를 예측 가능하고 투명한 기준에 따라 공유하자는 취지다.
노조는 회사가 기존 성과급 제도의 운영 방식만 설명했을 뿐 핵심 요구에 인상안을 제시하지 않았으며, 단체협약 요구안도 상당 부분 수용 불가 입장으로 회신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급이 보장되지 않는 기존 성과급의 상향만으로는 구성원의 보상 수준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교섭 결렬을 선언한 노조는 곧바로 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완료했으며 합법적인 쟁의 절차에 들어갔다. 노조는 당장 물리적인 쟁의행위에 돌입하기보다는 사측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촉구하며, 이후 조합원 쟁의 찬반투표를 통해 향후 행동 방침을 결정할 계획이다.
노조 측은 “회사의 눈부신 실적에도 불구하고 구성원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이 큰 상황에서, 공정하고 합리적인 대우를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라며, “회사가 늦게라도 실질적인 인상안을 제시한다면 언제든 교섭 테이블에 앉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효성 측은 “회사는 노조의 교섭 결렬 선언과 관계없이 대화의 문을 열어두고 있으며, 합리적인 수준의 임금과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성실히 교섭에 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효성중공업은 현재 국내에는 경남 창원에 1-4공장이 있으며, 약 3600명이 근무하고 있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