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외반증 수술] 발 변형 대신 통증·보행불편 기준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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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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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발가락 휘고 부종, 굳은살 유발
초기엔 볼 넓은 신발, 보조기 착용
일상생활 어렵고 통증 동반땐 수술
최소침습 교정술 상처와 흉터 적어
회복도 빨라 1개월 후엔 외출 가능
재발 또는 변형 40도 이상도 적용

무지외반증 수술에 최소 침습술이 도입되면서 흉터가 작고 회복 속도가 빨라져 환자들의 만족도가 크게 높아졌다. 부산고려병원 남지호 원장이 무지외반증 MICA 수술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부산고려병원 제공 무지외반증 수술에 최소 침습술이 도입되면서 흉터가 작고 회복 속도가 빨라져 환자들의 만족도가 크게 높아졌다. 부산고려병원 남지호 원장이 무지외반증 MICA 수술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부산고려병원 제공

엄지발가락은 발가락 한 개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발바닥 중에서 체중이 가장 많이 실리는 곳이 엄지발가락이기 때문에 몸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걷거나 달릴 때는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무지)이 새끼발가락 쪽으로 휘어지는 질환을 말한다. 처음에는 발가락의 변형 정도지만 나중에는 가만히 있어도 욱신거리거나 서 있기조차 힘들어진다. 중증 이상의 변형이 오면 신발을 신는 기본적인 활동부터 시작해 보행과 여가활동 등 일상생활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주게 된다.

무지외반증 수술전(왼쪽)과 수술후 엑스레이 사진. 부산고려병원 제공 무지외반증 수술전(왼쪽)과 수술후 엑스레이 사진. 부산고려병원 제공

■관리는 어떻게, 수술은 언제?

무지외반증은 초기에는 외형 변화만 보이지만 점점 진행하면 돌출된 부위가 마찰되면서 부종, 압통, 굳은살 등이 생길 수 있다. 변형이 심해지면 조금만 걸어도 통증을 느끼게 된다. 또 엄지발가락이 둘째 발가락을 밀면서 둘째 발가락이 위로 들리거나 겹쳐지는 망치발가락 변형이 동반될 수 있다. 관절염이 진행되면 엄지발가락의 움직임이 제한되고 뻣뻣해지기도 한다.

무지외반증은 초기에는 보조기나 약물 처방 등으로 관리하면서 통증을 조절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발볼이 넓은 신발을 신거나, 깔창이나 패드를 사용하거나 진통소염제 등의 보존적 치료를 먼저 시도한다. 휘어진 정도에 따라 부목 형태의 보조기나 신발 모양의 보조기를 착용할 수 있다.

엄지발가락이 휘어졌다고 무조건 수술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변형이 심해 보여도 통증이 거의 없고 생활에 불편이 없다면 반드시 수술할 필요는 없다. 반대로 변형 정도가 아주 심하지 않더라도 걷거나 서 있기가 힘들고 일상생활이 힘들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부산고려병원 남지호 원장은 “무지외반증 수술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엑스레이 상의 숫자가 아닌 환자가 느끼는 통증과 불편함이다”고 설명했다. 수치상으로는 엄지발가락이 휘어진 각도가 20도를 넘어가면 눈에 띄는 변형이 시작되고, 30도 이상일 때 수술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게 된다. 하지만 각도가 40도 이상으로 심하더라도 통증이 전혀 없다면 당장 수술할 필요는 없다. 반대로 20도 남짓의 비교적 경미한 각도라도, 신발을 신을 때마다 튀어나온 뼈가 쓸려 아프고 걷기 힘들다면 전문의와 수술여부를 상담해 볼 필요가 있다.

■최소 침습 MICA 수술이란

무지외반증은 수술에 대한 부담감이 아주 크다. 왜 그런가. 남 원장은 “이전까지 무지외반증은 수술 후 통증이 심하고 큰 흉터가 남으며 회복 기간도 길어 수술 자체를 두려워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무지외반증 증상이 있어도 방치하고 그냥 지내는 환자들이 적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무지외반증 수술은 튀어나온 뼈만 깎는 수술이 아니다. 대부분은 첫째 중족골이나 엄지발가락뼈를 절골해서 각도를 바로잡고, 나사 등으로 고정한다. 변형이 심하면 인대와 관절을 함께 교정하거나 관절유합술까지 시행하기도 한다. 단순한 골절 수술이 아니라 뼈의 정렬을 다시 조정해야 하기 때문에 쉬운 수술이 아니다.

그러나 수술 기법이 발달하면서 수술 상처도 작고 회복 기간도 크게 줄었다. 이전까지는 뼈가 붙는 데는 약 6~8주 걸리고 오래 걷거나 운동하는 수준까지는 3~6개월 정도는 걸렸다. 최근에는 최소 침습술이 도입되면서 수술후 1주일이면 병원에서 걸어다니고, 1개월이면 외래방문하는 외출도 가능해졌다.

남 원장은 “과거에는 무지외반증을 치료하기 위해 엄지발가락 부위를 길게 절개하고 뼈를 깎아낸 뒤 철심으로 고정하는 개방형 수술이 주를 이루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최소 침습 수술이 적용되면서 환자들의 부담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최소침습술이 무지외반증 치료에 도입되면서 이른바 ‘MICA(최소침습 무지외반 교정술)’가 주목받고 있다. MICA 수술은 피부에 2~3mm 크기의 미세한 구멍만을 낸 뒤, 특수 기구를 삽입해 튀어나온 뼈를 정밀하게 깎고 교정하는 최신 수술법이다.

절개 부위가 작다 보니 주변 연부 조직의 손상이 적고, 출혈과 통증이 획기적으로 줄어들며 흉터 또한 거의 남지 않는다. 회복이 빨라 일상 복귀를 서둘러야 하는 직장인이나 흉터에 민감한 환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중증, 재발성 외반증도 적용 가능

모든 무지외반증 수술이 똑같은 난이도를 갖는 것은 아니다. 특히 뼈의 변형 각도가 40도 이상인 ‘중증 무지외반증’이나, 과거에 수술을 받았다가 다시 뼈가 휘어버린 ‘재발성 무지외반증’은 전문의들 사이에서도 까다롭기로 소문난 케이스에 해당한다. 심하게 틀어진 뼈의 정렬을 바로잡거나, 이미 한 번의 수술로 유착된 조직을 피해 뼈를 다시 맞추는 작업은 절개창을 훤히 열고 들여다보는 개방형 수술로도 결코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얼마전까지는 이런 중증 및 재발 케이스에 최소침습술을 적용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다.

근래에 수술 기법의 발전과 임상 경험의 축적으로 적응증이 한층 넓어졌다. 40도 이상의 심한 변형은 물론, 뼈의 모양이 변형되고 조직이 유착된 까다로운 재수술 케이스도 MICA 수술로 성공적인 교정을 이끌어내고 있다. 뼈를 깎아내는 고통을 두 번 겪고 싶지 않은 재발 환자들에게, 변형이 너무 심해 수술을 포기했던 환자들에게 최소침습술은 효과적인 치료 대안이 되고 있다.

남 원장은 “MICA 수술은 육안으로 보는 대신 실시간 엑스레이 장비를 투시하며 온전히 손의 감각과 집도의의 숙련도에 의존해 뼈를 교정해야 한다. 작은 구멍을 통해 회전톱을 다루는 만큼, 특히 중증도 이상의 변형이나 재발 케이스는 의료진의 경험과 노하우에 따라 결과가 많이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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