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1년 연기…한국 축구엔 ‘약’일까 ‘독’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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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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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레노 거취·후임 인선 숨통
아시안컵 연기에 재정비 기회
대표팀 내홍 수습도 급선무
손흥민 ‘라스트 댄스’엔 변수

지난달 6일 우즈베키스탄전에서 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교체된 뒤 모레노 감독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6일 우즈베키스탄전에서 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교체된 뒤 모레노 감독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6 북중미 월드컵 부진 이후 표류하던 한국 축구에 뜻밖의 시간이 주어졌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내년 1월 개최 예정이던 2027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이 내년 12월로 연기되면서다. 정식 감독 부재, 선수단 내부 갈등으로 내홍을 겪던 대표팀은 재정비 시간을 얻었다. 다만, 올해로 34세인 주장 손흥민의 기량 저하 우려와 선수단 기량 향상이라는 숙제도 떠안았다.

AFC는 지난 3일 내년 1월 7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 예정이던 아시안컵을 내년 12월 23일 개최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개최국은 사우디로 유지된다. 최근 중동 지역의 무력 충돌에 따른 안전 우려에 따른 결정이다.

대회가 연기되면서 아시안컵을 대비하던 축구 대표팀에도 큰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당장 가장 큰 변화는 대표팀 사령탑 인선이다. 로베르트 모레노 임시 감독은 이달 말 계약이 끝난다. 당초 대한축구협회는 9~10월 평가전 4경기와 11월 2경기까지 총 6경기를 살핀 뒤 계약 연장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었다. 내년 1월 개막하는 아시안컵을 앞두고 뚜렷한 대안이 없으면 모레노 감독에게 지휘봉을 더 맡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축구협회는 애초 9~11월 A매치 6경기 성과에 따라 아시안컵까지 계약을 연장하는 옵션을 포함시켰다.

하지만 상황은 달라졌다. 급하게 임시체제를 연장할 필요가 줄어들면서 정식 감독을 찾을 시간이 생겼다. 공석인 축구협회장 선거가 다음 달로 예정된 만큼 새 집행부가 차기 감독 선임과 대표팀 운영의 청사진을 그릴 가능성이 높다. 모레노 감독 입장에서는 13일 사우디아라비아, 17일 카타르와의 평가전에서 압도적인 승리로 자신의 지도력을 입증해야한다.


지난달 29일 충남 천안시 코리아풋볼파크에서 모레노 감독이 11월 A매치 대표팀 소집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9일 충남 천안시 코리아풋볼파크에서 모레노 감독이 11월 A매치 대표팀 소집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모레노 감독은 한국 대표팀을 맡아 9~10월 A매치 4경기에서 2승 1무 1패를 기록했다. 에콰도르를 3-0으로 꺾었고 우루과이에 1-4로 패했으며 베네수엘라와 0-0으로 비긴 뒤 우즈베키스탄을 2-0으로 제압했다.

최근 불거진 선수단 내홍을 수습할 시간도 확보했다. 대표팀은 지난달 김민재·황인범·황희찬 등 이른바 ‘96라인’의 국가대표 은퇴 소동으로 흔들렸다. 주장 손흥민과의 갈등은 표면적으로 가라앉았지만 불씨가 완전히 꺼졌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축구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대표팀 세대 교체를 단행하거나 일각에서 제기되는 주장 교체 등 대표팀 선수 구성 변화도 가능해졌다.

그러나 ‘캡틴’ 손흥민에게 대회 연기는 달갑지만은 않다. 2011년 첫 출전 이후 네 차례 아시안컵 무대를 밟았지만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다. 2015년 결승에서는 호주에 막혔고, 2023년 대회에서는 4강에서 탈락했다. 이번 대회는 한국의 1960년 이후 첫 우승과 손흥민의 ‘라스트 댄스’가 겹치는 무대로 기대를 모았다.

1992년생인 손흥민은 내년 12월 36세를 앞두고 대회를 치른다. 손흥민의 부상 관리, 체력, 경기력 유지가 한국의 68년만의 아시안컵 우승에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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