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랍 속에 잠든 ‘부산 글로벌법’, 이대로 사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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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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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지방선거 후 재설계 공언 불구
진척 상황도 모를 정도로 사실상 답보
반면 초광역특구법은 특위 만들고 속도
글로벌법 대체하려는 속내로 읽히기도
초광역법은 호남 반도체가 사실상 핵심
부산 특징 살린 특별법 대안으론 한계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이후 전면 재설계 방침을 밝힌 ‘부산 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이 재설계 방향이나 입법 일정조차 제시되지 않은 채 답보 상태에 놓였다. 지난해 12월 부산시청 앞에서 부산범여성추진협의회가 특별법 입법 촉구 대회를 열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이후 전면 재설계 방침을 밝힌 ‘부산 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이 재설계 방향이나 입법 일정조차 제시되지 않은 채 답보 상태에 놓였다. 지난해 12월 부산시청 앞에서 부산범여성추진협의회가 특별법 입법 촉구 대회를 열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이후 전면 재설계 방침을 밝힌 ‘부산 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부산 글로벌법)’이 선거 이후 사실상 답보 상태에 놓였다.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를 뒷받침할 ‘초광역특구법(메가특구법)’은 국회 특별위원회까지 구성하며 입법에 속도를 내는 반면, 시민 160만 명이 입법 청원에 참여한 부산 글로벌법은 수정·재발의 움직임조차 없다.

국회 운영위원회는 지난 3일 ‘지방주도성장을 위한 초광역권전략산업특구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을 민주당 주도로 의결했다. 특위는 초광역권전략산업특구 지정과 운영, 규제 특례 등을 담은 초광역특구법을 심사한다. 내년 1월 30일까지 운영되며, 고소득·연구직 노동자의 주 52시간제 예외 적용 등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일방적인 의사진행에 반발해 표결 직전 퇴장했다.

민주당이 초광역특구법 처리에 속도를 내는 것과 달리 부산 글로벌법은 재설계 방향이나 입법 일정조차 제시되지 않고 있다.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인 박홍배 의원도 “(법안 추진 여부를) 확인해 봐야 한다”고 말할 만큼 사실상 지방선거 이후 실질적 진척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4월 ‘부산 글로벌법’을 전면 재설계하고, 기존 법안을 보완해 재발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재수 부산시장이 부산 북갑 국회의원 시절 공동발의한 부산 글로벌법은 6·3 지방선거 전 여야가 합의 처리하려 했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지역 형평성’을 언급하며 급제동을 걸자 민주당은 돌연 입장을 바꿨다.

당시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은 2030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 이후 방향성을 잃은 상황에서 발의된 법안”이라며 “중장기 발전 전략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채 출발한 한계를 안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해양 수도 부산이라는 국가 전략 아래 정책이 속도감 있게 추진되고 있다”며 “이제 부산은 단일 법안이 아니라 국가 전략 속에서 체계적으로 재편되고 있다. 이에 맞춰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 역시 기능을 강화하고 부족한 부분은 보완해야 한다”고 수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처럼 이 대통령의 제동 이후 민주당이 보완 입법을 내세웠지만, 선거가 끝난 뒤 별다른 진전은 없는 셈이다. 야권에서는 초광역특구법이나 해양수도 특별법 등으로 부산 글로벌법을 대체하려 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문제는 초광역특구법이 부산 글로벌법을 온전히 대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초광역특구법은 전국의 초광역 경제권을 대상으로 첨단산업 투자와 규제 완화를 지원하는 산업특화형 법안이다. 동남권에서는 조선·우주항공 등 지역 주력 산업을 키우는 내용도 포함됐지만,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이 핵심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부산 글로벌법은 부산을 국제적인 물류·금융·비즈니스 중심도시로 육성하기 위한 도시특화형 법안이다. 국제금융특구와 국제물류특구 지정, 외국인 교육·문화·주거 등 정주환경 개선, 국가 차원의 재정·행정 지원 등을 포괄한다. 산업투자 촉진에 초점을 맞춘 초광역특구법만으로는 부산의 국제금융 경쟁력 강화와 외국 기업·인재 유치를 위한 도시 기반 조성까지 뒷받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전재수 시정의 핵심 과제인 해양수도 전략과 연계해 글로벌법을 보완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북항 재개발지역을 국제 해양비즈니스 거점으로 육성하고, 해운·항만물류 기업과 금융·법률·보험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을 집적하기 위한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부산 국민의힘은 정부와 부산시 등 여권에 부산 글로벌법 재추진을 요청할 계획이다. 이성권 국민의힘 부산시당위원장은 “최근 부산 국민의힘 의원들이 만나 산업은행 이전, 돔 아레나 건설, 통합 LCC 본사 문제 등을 논의했다“며 “추가로 확인해 정부나 부산시에 요청하거나 비판할 사안을 정리하기로 했는데, 부산 글로벌법도 그 차원에서 들여다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초광역특구법은 부산만의 특징을 살린 지원책을 담을 수 없다”며 “부울경을 하나로 묶어 가는 것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도시의 특성을 어떻게 살릴지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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