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BAMA 결산] 신진 작가들 선전… 거장 작품 부재는 아쉬워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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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만 명 관람 추산, 196억 매출
신진 작가의 중저가 작품 인기
“대형 갤러리 참여 부진” 지적도

2024 BAMA 현장 모습. 이재찬 기자 chan@ 2024 BAMA 현장 모습. 이재찬 기자 chan@


2024 BAMA 현장 모습. 이재찬 기자 chan@ 2024 BAMA 현장 모습. 이재찬 기자 chan@

미술 시장 침체에도 예술을 향한 열기는 뜨거웠다.

제13회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BAMA)가 지난 14일 막을 내렸다.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4일간 열린 BAMA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미술 시장 불경기로 기대보다 우려 속에서 출발했다. 실제로 앞서 열린 홍콩 아트바젤, 서울 화랑미술제의 판매 성과가 좋지 않아 미술 시장 침체로 당분간 계속된다는 전망이 많았다. 그럼에도 올해 BAMA는 다행히 나름대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었다는 안팎의 평가다.

우선 불경기 우려에 비해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 수가 적지 않았다. BAMA를 주최한 부산화랑협회에 따르면, 아직 공식집계는 나오지 않았지만 올해 관람객 수는 12만 명을 웃돌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미술 시장 광풍’ ‘아트테크 열풍’이라고 말했던 2022년(10만 명)보다 많고, 지난해(12만 명)와 비교해도 많으면 많았지 적지 않은 수치다. 부산화랑협회 관계자는 “유·무료 티켓 판매량 등을 고려할 때 올해 관람객 수는 지난해 관람객 수준이거나 혹은 조금 더 많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주말이 낀 13일과 14일은 표를 구입하기 위한 대기 줄이 벡스코 복도를 꽉 채울 정도로 인파가 몰렸다. 특히 부산은행 앱과 네이버 앱을 활용한 SNS 홍보 전략이 성공하며 관람객 중 직접 표를 구입하고 입장한 비율이 높다는 사실은 더욱 긍정적인 요소이다.

부산화랑협회 윤영숙 회장은 “작품 구입 외에도 다양한 특별전 부스에서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체험 행사와 아트 토크 등 미술과 관련 프로그램에 참여했다는 점에서 BAMA가 부산의 대표적인 예술 축제로 자리 잡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어린이 미술 프로그램은 매회 인원이 가득 찼고 아트 토크 역시 몇 몇 강좌는 앉을 자리가 없어 입구에 서서 강의를 듣는 이들도 많았다.


2024 BAMA 현장 모습. 이재찬 기자 chan@ 2024 BAMA 현장 모습. 이재찬 기자 chan@

작품 판매도 원활해 ‘완판’에 근접한 갤러리도 적지 않았고, 특별전의 판매 실적도 좋았다. 다만 신진 작가들의 중저가 작품 위주로 판매가 이루어지다 보니 전체 판매액은 196억 원 정도로 추정돼 지난해(210억 원)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아트페어 현장에서 만난 A 갤러리 대표는 “올해는 BAMA 앞뒤로 국내에서 가장 큰 아트페어인 화랑미술제와 아트부산이 열리면서 대형 화랑들의 참여가 분산돼 금액대가 높은 대형 작품이 많이 없었다. 기존 컬렉터들은 볼만한 작품이 잘 없다는 소리가 나오는 이유이다. 큰 손 컬렉터들은 바로 이어지는 대형 아트페어까지 보고 구매를 결정한다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소개했다.

올해 BAMA가 신진작가 발굴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발표한 만큼 각 갤러리가 내세운 젊은 작가군, 올해 대학 졸업생 작품을 모은 영 아티스트전, 20대 작가들의 상상력이 돋보인 ‘네버엔드’전 작품들이 많이 판매되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현장을 찾은 컬렉터로부터 대형 작품 매입을 위해 포트폴리오를 보내달라고 의뢰받은 작가들도 있어 BAMA가 미술 시장의 선순환 구조에 일정 부분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BAMA를 통해 처음으로 미술 작품을 구입했다는 이들도 많았다. 유망한 신진 작가의 그림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고 알려지며 “우리도 미술 작품을 사 볼까” “집에 걸 미술 작품을 원한다” “아이에게 선물하고 싶다” 등의 이유로 BAMA에서 컬렉터로 입문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BAMA가 신진작가 등용문, 신입 컬렉터를 위한 장으로 인식되는 것에 대해서는 걱정의 목소리도 있다. 부산에서 오래 갤러리를 운영한 B 대표는 “부산에서 가장 먼저 생긴 아트페어이자 부산의 대표 아트페어인데 신진 작가의 잔치로 인식되는 건 아쉽다. 신진 작가의 작품뿐만 아니라 미술계 거장의 작품이나 동시대 미술의 경향을 알 수 있는 작품, 첨단의 도발이 느껴지는 작품도 함께 나와야 한다. 이런 작품들을 보여줄 수 있는 대형 갤러리를 유치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부산화랑협회는 내년 BAMA는 개최 시기를 앞당겨 국내에서 가장 먼저 열리는 국제아트페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2024 BAMA 현장 모습. 이재찬 기자 chan@ 2024 BAMA 현장 모습. 이재찬 기자 chan@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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