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대책도 안먹히나…산지 쌀값 18만원대 하락세 이어져
10월 25일 기준 80kg 18만 2900원
지난해 동기와 비교하면 10.6% 하락
공공비축 56만톤외 20만톤 추가매수
쌀 소비 위축에 가격 하락세 막지 못해
정부가 쌀값 안정을 위해 수매물량을 늘리는 등 대책을 내놨으나 산지 쌀값이 한 가마(80㎏)에 18만원 대로 떨어지는 등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10월 25일 산지 쌀값은 20㎏에 4만 5725원으로, 1년 전(5만 1142원)과 비교하면 10.6% 내렸다. 80㎏ 기준으로 하면 쌀값은 18만 2900원이다.
올해 산지 쌀값은 지난 9월 25일 20㎏에 4만 3648원까지 하락했다가 10월 5일 4만 7039원으로 7.8% 상승했다. 그러나 열흘 뒤인 15일 4만 6212원으로 다시 1.8% 떨어졌고 25일 가격은 4만 5000원대로 더 내렸다.
농식품부는 쌀값 방어에 안간힘이다. 매년 시행하는 공공비축미 36만톤 외에도 20만톤을 더 사들여 시장격리(시중에 내놓지 않고 창고에 보관)한다고 밝혔다. 이에 올해 수확기에 2024년산 쌀 총 56만톤을 매입하게 된다.
하지만 이같은 쌀값 안정 대책이 나온 뒤에도 산지 쌀값 하락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이에 국회 농해수위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정부에 추가 대책 마련을 촉구하면서 지난달 31일 국회 본청 앞에 천막을 설치하고 농성에 돌입했다.
이들은 “정부의 늑장, 찔끔, 꼼수 대책으로 시장이 더 이상 정부를 신뢰하지 않게 됐다”며 “정부를 믿고 쌀을 수매한 농협 RPC(미곡종합처리장)의 적자가 최근 3년간 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여 농협조차 신곡 매입을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산지 쌀값 하락이 쌀 소비 위축에 따른 구조적인 문제라고 보고 있다. 밥을 적게 먹고 아침밥 등 끼니를 거르는 쪽으로 식생활이 바뀌면서 쌀 소비는 매년 급감하고 있다. 밥보다 면과 빵, 육류 등을 찾는 소비자도 늘었다.
지난해 국민 1인당 평균 쌀 소비량은 56.4㎏으로 역대 최저다. 30년 전인 1993년(110.2㎏)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정부는 쌀 공급 과잉을 줄이기 위해 내년 벼 재배 면적을 8만ha 줄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와 함께 쌀 소비 활성화를 위한 대책도 연내 마련하기로 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