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가 돈 되는 세상… 부산이 탄소배출권 시장 선점해야죠” [Up! 부산 스타트업]

남형욱 기자 thot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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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구하는인간 조금택 대표

탄소배출권 금융상품으로 전환
해운사 탄소자산 관리 해법 개발
배출량 예측 장기 전략 수립 지원
“전체 산업 분야 확대 적용 기대”

탄소자산·탄소부채 관리 플랫폼인 ‘스마트카본’을 개발한 ‘지구를구하는인간’ 조금택 대표는 “부산은 탄소배출거래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지리적·물리적 여건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탄소자산·탄소부채 관리 플랫폼인 ‘스마트카본’을 개발한 ‘지구를구하는인간’ 조금택 대표는 “부산은 탄소배출거래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지리적·물리적 여건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탄소가 돈이 되는 세상은 반드시 옵니다. 부산항 등 항만을 중심으로 글로벌 물류도시를 꿈꾸는 부산이 선도적으로 탄소배출권 거래 산업을 성장시켜야 합니다.”

부산에서 태동한 스타트업이 글로벌 미래 신산업 중 하나인 탄소 배출권 거래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2021년 설립된 ‘지구를구하는인간(이하 지구인)’이 그 주인공이다. 2024년부터 EU는 해운업계에 탄소배출 규제를 본격적으로 도입했다. 다만 기업들은 이를 단순한 환경 규제로만 인식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구인은 탄소배출권을 일종의 금융상품으로 본다. 탄소 배출이 기업의 자산이자 부채가 되는 셈. 지구인 조금택 대표는 “탄소중립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금융공학 전문가로서의 경험과 기술을 바탕으로, 모든 기업이 효과적으로 탄소를 관리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탄소로 돈 버는 세상

탄소를 많이 배출하면 비용을 더 내고, 덜 배출하면 돈을 번다.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의 핵심이다. 다만 기존의 거래 주체는 탄소배출 저감 의무를 지닌 기업들로 한정됐다. 지구인은 탄소 감축을 위해 노력하는 ‘개인’이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라는 고민에서 시작됐다.

구체적으로 탄소 저감 및 제거를 위한 각각의 노력을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가상자산으로 발행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탄소 자산을 누구나 손쉽게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탄소배출권 인증서를 대체불가토큰(NFT)으로 발행해 블록체인 내에서 거래하도록 하는 셈이다.

조 대표는 “탄소배출권은 모든 인류의 권리이며, 덜 배출하면 그만큼 보상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미 유럽에서는 탄소배출권 선물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TF가 거래되고 있다. 탄소배출권 관련 STO(토큰 증권) 발행을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서비스로 신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탄소 중립 위한 포트폴리오

올해부터 ‘EU ETS’가 해운업계에 의무 적용됐다. 해운사들이 탄소 배출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관리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 지구인은 이를 새로운 기회로 삼았다. EU ETS란 선박의 국적에 상관없이 EU에 기항하는 총톤수 5000톤 이상의 화물선과 여객선에 적용되며, 선박 운영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에 해당하는 배출권을 의무적으로 구매해야 하는 제도다. 이를 지키지 못하면 벌금 및 항구 입항 금지 같은 조치가 내려진다.

EU ETS는 일종의 규제이면서 동시에 세계 최대 규모의 탄소시장이다. 전 세계 배출권 거래의 80%가 이루어진다. 다양한 파생상품이 개발되어 있어 금융시장의 성숙도가 높다. 여기에 대응해 지구인은 국내 해운사를 대상으로 ‘스마트 카본(Smart Carbon)’이라는 탄소자산·탄소부채 관리 솔루션을 만들었다. 해상 내비게이션 기업인 맵시와 함께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조 대표는 “쉽게 말해 기업들이 재무제표로 자금을 관리하듯, 스마트 카본을 활용하면 탄소배출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셈”이라며 “탄소를 하나의 금융 상품으로 만들어 기업들이 탄소 배출권을 효과적으로 거래하고, 탄소 관련 금융 리스크를 완화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솔루션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스마트 카본의 미래 배출량 예측 기능이다.

■부산,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의 중심

부산은 해운물류의 중심지다. 해운사를 대상으로 탄소배출권 거래 플랫폼을 제시한 지구인에게는 사업을 영위하기 위한 최적지인 셈이다. 2022년 부산 핀테크 허브 입주기업으로 선정된 이후 사업 다각화와 솔루션 개발에 다양한 지원도 받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물리적으로 해운업계와 가까이서 소통하며 직접 니즈를 파악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것은 큰 행운이었다.

부산의 스타트업이자 해상 내비게이션 기업인 맵시와 협업도 비슷한 맥락이었다. 두 기업의 협업은 투자유치와 사업성 제고라는 성과를 얻어냈다. 지난 6월 맵시는 BNK벤처투자, IBK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등 금융기관들로부터 25억 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도 받았다.

조 대표와 지구인의 최종 목표는 스마트 카본을 글로벌 스탠다드로 만드는 것이다. 현재는 해운사를 대상으로 서비스 제공하지만, 궁극적으로 전 산업 분야에서 기업들이 탄소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조 대표는 “탄소 관리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전 세계적으로 탄소 규제가 강화되고 있고, 탄소 관리가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며 “기업의 지속 가능한 경영을 돕는 것, 그게 ‘지구를 구하는 인간’이라는 사명에 담긴 의미이기도 하다. 기술을 통해 기후 변화라는 인류 공통의 과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하는 것이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덧붙였다.

글·사진=남형욱 기자 thoth@busan.com


남형욱 기자 thot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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