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지미 배우에 금관문화훈장 추서
최휘영 문체부 장관, 서울영화센터 조문
"한 시대 영화 문화 상징하는 배우로 평가"
14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로 서울영화센터에 마련된 원로배우 고 김지미 추모공간에 고인에게 추서된 금관문화훈장이 놓여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지난 7일 미국에서 별세한 고 김지미 배우에게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했다. 금관문화훈장은 문화예술분야의 정부 포상 문화훈장 가운데 최고 영예다.
14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이날 오후 2시 고인의 추모 공간이 마련된 서울 충무로 서울영화센터를 찾아 조문하고 금관문화훈장을 전달했다. 문화훈장은 문화예술 발전과 국민 문화 향유에 기여한 공적이 뚜렷한 자에게 수여하는 훈장이다.
1940년 충남 대덕군에서 출생한 고인은 1957년 김기영 감독의 ‘황혼열차’로 데뷔했다. 덕성여자고등학교 재학 시절 서울 명동에서 김 감독의 눈에 띄어 이른바 ‘길거리 캐스팅’으로 영화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데뷔 이듬해 멜로드라마 ‘별아 내 가슴에’(1958)를 통해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1960~70년대 영화계를 주름잡으며 ‘한국의 엘리자베스 테일러’로 불렸다. ‘길소뜸’ ‘춘희’ ‘토지’ ‘을화’ 등 1990년대까지 작품 700여 편에 출연했다.
1980년대엔 영화사 지미필름을 차려 ‘티켓’ ‘길소뜸’을 제작하는 등 제작자로서도 활발하게 활동했다. 7편의 영화를 제작한 뒤에는 영화 정책과 관련된 활동에도 참여했다. 1995년 한국영화인협회 이사장, 1998년 스크린쿼터 사수 범영화인 비상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 1999년 영화진흥위원회 위원 등을 맡았다. 현역에서 은퇴한 뒤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인근에서 거주해 왔다.
문체부는 고 김지미 배우에 대해 “한국영화의 성장기를 이끈 배우”라며 “특히 여성 중심 서사가 제한적이던 시기에도 폭넓은 역할을 소화하며 한국영화 속 여성 인물상의 지평을 넓혔다”고 평가했다. 이어 “대중성과 예술성을 겸비한 한 시대의 영화 문화를 상징하는 배우로 평가받아 왔다”면서 “영화 제작 기반 확충과 산업 발전에 기여했으며 한국영화 생태계 보호와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는 데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했다”고 추서 이유를 밝혔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