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거 물갈이 위기… 부산 국힘 기초단체장들 “나 떨고 있니?”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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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위원장 연일 교체 의지 표명
지난해 12월 평가 반영 수위에 촉각
반발 최소화 위해 자료 수집 공들여
논란 가중되는 공관위 위상은 ‘흔들’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중앙당 공관위 도시락 회의에 참석해 자료를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중앙당 공관위 도시락 회의에 참석해 자료를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오는 6·3 지방선거에서 현역 물갈이 의지를 연일 내비치면서 4년 전 보수 정당 기초단체장이 일제히 배출된 부산에서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중앙당과 각 지역 당협위원회에서 이뤄진 현역 단체장들에 대한 평가가 이번 공천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를 두고 지역 정가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관리위원회는 23일 전체 회의를 열고 다음 달 1~4일 나흘간 공천 신청 일정 공고와 함께 다음 날인 5일부터 11일까지 온라인으로 6·3 지방선거 공천 신청을 접수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이 지방선거 모드로 본격 전환하면서 4년 전 16개 전체 구·군에서 보수 정당 기초단체장이 배출된 부산에서는 긴장감이 감지된다. 지난해 말 국민의힘이 부산을 비롯한 전국 당협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당 소속 현역 기초단체장들에 대한 평가서가 공천에 활용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평가 항목은 국가데이터처 고용 지표를 활용한 2025년 상반기 고용률과 공약실현 확보를 위한 예산 확보 내역, 기업 유치 수와 창업 기업 수, 구청 재정건정성 및 재정 효율성, 국민권익위 종합 청렴도 평가 결과, 월 평균 보도자료 배포 및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재 건수,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공약이행평가 등급 등이 주를 이룬다.

또한 여기에는 당 기여도와 관련한 내용도 담겼는데, 정부 지원 및 견제 목적의 성명과 기자회견, 당정회의 건수 등은 물론 중앙당 주관 당 공조 활동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도 포함됐다. 국민의힘은 이러한 지표들을 종합해 총 50%의 비율로 현역 기초단체장 평가에 반영한다.

특히 해당 평가서에서 주목되는 대목은 중앙당 차원에서 이뤄진 민선 8기 성과 관련 지역 주민 체감도로, 여론조사를 통한 현역 활동 평가다. 전체에서 30% 비율로 반영되는 여론조사는 전반적인 구정 운영에 대한 긍·부정 평가는 물론 경제, 복지 등 세부 분야별로도 주민들의 만족도를 조사했다. 지역에서는 여론조사를 두고 일부 기초단체장의 구정 운영 만족도가 10%대에 그친다는 이야기가 벌써부터 흘러나올 정도로 관심이 뜨겁다.

이밖에 20%는 기초단체장이 평가서에 담기지 않은 성과에 대해 직접 설명하는 개인 프레젠테이션으로 평가한다.

이 같은 국민의힘의 철저한 검증은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승리해 풀뿌리 권력까지 장악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텃밭을 정면 겨냥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서도 부산을 전략지로 설정하고 총력전을 예고하고 있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서 부산 16개 구·군 모두 국민의힘 기초단체장이 당선된 바 있다.

이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현역 단체장에 대한 엄격한 검증을 예고한 상태다.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은 전날(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번 지방선거는 당을 다시 살릴 마지막 수술대”라며 “현직이라고 (공천) 자동 통과는 안 된다. 지지율, 직무 평가, 주민 신뢰가 기준 미달이면 용기 있게 교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원하는 파격은 의외로 단순하다고 본다”며 “줄 세우기 없는 공천, 억울한 탈락 없는 룰, 능력 있는 신인에게 열린 문, 현역도 경쟁하는 구조, 공정함 등이 최상이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칫 현역 기초단체장이 국민의힘 공천에 불복, 무소속 출마를 강행한다면 보수표 분산으로 이어져 민주당이 승리를 가져갈 공산이 커진다. 이에 따라 객관적인 수치와 평가를 바탕으로 컷오프(경선 배제) 시 발생할 수 있는 반발을 차단하겠다는 게 국민의힘의 구상이다.

부산 국민의힘 관계자는 “부산은 보수세가 강한 지역으로 분류돼 온 만큼 지방선거마다 우리 당 소속 구청장들의 물갈이 여부가 최대 관심 사안이었다”며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중앙당에서 철저한 자료를 바탕으로 공천에 나서겠다는 방침인 만큼 4년 임기 동안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구청장들은 전전긍긍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일 첫 회의를 가지며 이제 막 출범한 국민의힘 공관위는 시작부터 삐걱거리는 모양새다. 이재명 대통령의 선거법 재판 변호사였던 이력이 드러나 논란이 된 국민의힘 황수림 공천관리위원이 이날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힌 것이다. 또한 민주당 대선 캠프 참여 이력으로 논란이 된 김보람 공관위원의 거취는 최고위원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검증팀 신설과 함께 철저한 검증을 주문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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