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시킨 아기와 결승에서'…메시·야말, 19년 만에 월드컵서 재회

류선지 부산닷컴 기자 sun@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리오넬 메시(왼쪽)와 라민 야말. UPI·로이터연합뉴스 리오넬 메시(왼쪽)와 라민 야말. UPI·로이터연합뉴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이 아르헨티나와 스페인의 맞대결로 확정됐다.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39·아르헨티나)와 차세대 슈퍼스타 라민 야말(19·스페인)이 우승 트로피를 놓고 격돌하는 가운데, 두 선수의 특별한 인연이 전 세계 축구 팬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두 선수의 인연은 2007년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카탈루냐 지역 언론 '디아리오 스포르트'와 유니세프가 공동으로 진행한 자선 달력 촬영에서 스무 살의 신예였던 메시는 생후 6개월의 야말을 만났다. 야말 가족은 자선 복권 행사에 당첨돼 촬영에 참여했고, 메시는 바르셀로나 홈구장 캄프 누 원정 라커 룸에서 플라스틱 아기 욕조에 담긴 아기 야말을 적도기니 출신 야말의 어머니 옆에서 목욕시키는 화보를 촬영했다.

이 사진은 오랫동안 공개되지 않다가 2024년 야말의 아버지 무니르 나스라위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개하면서 큰 화제를 모았다. 축구 팬들은 "축구 황제가 후계자에게 축복을 내린 순간"이라며 사진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당시 촬영을 담당했던 사진작가 호안 몬포르트는 "메시는 매우 내성적이고 수줍은 성격이었다. 메시가 물이 가득 담긴 플라스틱 욕조 안에 아기가 있는 걸 발견하고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처음에는 아기를 어떻게 안아야 할지조차 몰랐다"라고 당시 상황을 회상하기도 했다.

야말은 2024년 ESPN 인터뷰에서 사진이 오랫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이유를 직접 설명했다.

2007년 당시 20세 리오넬 메시가 FC바르셀로나 자선 행사에서 아기인 라민 야말을 목욕시키고 있다. AP연합뉴스 2007년 당시 20세 리오넬 메시가 FC바르셀로나 자선 행사에서 아기인 라민 야말을 목욕시키고 있다. AP연합뉴스

그는 "아버지는 사진을 오래 간직하고도 공개하지 않았다"라며 "축구선수가 될 아들이 메시와 비교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메시와 함께했다는 사실을 싫어할 사람은 없겠지만, 메시와 같아질 수는 없기 때문에 오히려 나에게 불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신 것 같다"라고 말했다.

ESPN은 "이제 야말은 아버지가 사진을 공개하지 않았더라도 메시와 비교될 만한 수준에 이르렀다"라고 평가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경에서 자란 야말은 어린 시절부터 축구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보였다. 어머니 직장 동료의 도움으로 만 4살이 되기 전 축구를 시작했고, 이후 메시를 배출한 FC바르셀로나 유소년 시스템 '라 마시아'에서 성장했다.

그는 바르셀로나에서 최연소 데뷔와 선발 출전, 득점 등 각종 신기록을 썼다. 지난 시즌에는 메시가 남긴 바르셀로나의 상징, 등 번호 10번을 공식적으로 이어받았다.

메시는 이번 대회에서도 변함없는 기량을 선보이며 아르헨티나를 다시 한번 월드컵 결승으로 이끌었다. 잉글랜드와의 준결승에서는 후반 막판 동점골과 역전골을 모두 어시스트(2도움)하며 2-1 역전승을 이끌었다.

그는 이번 대회 8골로 킬리안 음바페(프랑스)와 득점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고, 월드컵 통산 최다 골(21골) 기록도 경신 중이다. 메시는 2014 브라질, 2022 카타르에 이어 통산 3번째 골든볼(MVP)에도 도전하고 있다.

2007년 당시 20세 리오넬 메시가 FC바르셀로나 자선 행사에서 아기인 라민 야말을 목욕시키고 있다. AP연합뉴스 2007년 당시 20세 리오넬 메시가 FC바르셀로나 자선 행사에서 아기인 라민 야말을 목욕시키고 있다. AP연합뉴스

반면 야말은 햄스트링 부상을 이겨내고 스페인의 공격을 이끌며 프랑스를 2-0으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스페인은 아르헨티나보다 하루 더 휴식을 취하는 일정상의 이점도 안고 결승에 나선다.

2024년 목욕 사진이 공개된 뒤 야말은 "만약 그 목욕물이 정말 메시의 축복이었다면, 메시가 저에게 그의 재능을 아주 조금은 나눠준 걸지도 모르겠다"라면서 "하지만 확실한 것은 나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메시가 되고 싶지는 않다. 그는 축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이고, 나는 그를 존경한다. 하지만 나는 나 자신의 길을 만들고 싶다"라고도 밝힌 바 있다.


류선지 부산닷컴 기자 sun@busan.com

당신을 위한 추천 기사

    닥터 Q

    부산일보가 선정한 건강상담사

    부산성모안과병원

    썸네일 더보기

    톡한방

    부산일보가 선정한 디지털 한방병원

    태흥당한의원

    썸네일 더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