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꿈꾸는 부산고 하현승, “프로에서도 투수 타자 모두 하고 싶어요”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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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전국 대회 투타 평정
KBO 드래프트 1지명 ‘0순위’
양키스 거액 거절하고 국내 잔류
“KIA 김도영 상대해 보고 싶어”
투타 겸업 위해 체력 중심 훈련

다음 달 KBO 신인 드래프트를 앞두고 부산고 운동장에서 ‘고교 오타니’ 하현승이 방망이와 투수 글러브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다음 달 KBO 신인 드래프트를 앞두고 부산고 운동장에서 ‘고교 오타니’ 하현승이 방망이와 투수 글러브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아마추어 고등학교 야구에서 마운드에 서고 타석에도 서는 '투타 겸업'은 2000년대 초반부터 사라졌다. 고교야구가 2004년 지명타자 제도를 도입했고 투수와 타자의 분업은 당연한 일이 됐다. 하지만 그 사이 세계 야구에는 타석과 마운드를 호령하는 오타니 쇼헤이(일본)가 등장했다. 최근 들어 한국의 고교 선수들도 하나 둘 오타니를 꿈꾸며 방망이와 글러브를 양손에 다시 쥐고 있다.

한국에서도 오타니가 탄생할 수 있을까. 야구계에서는 프로에서 투타 겸업을 하며 살아남을 수 있는 선수로 부산고 3학년 하현승(18)을 가장 먼저 꼽는다. 하현승은 올해 전국대회 마운드에서 최고 구속 152km 직구를 주무기로 13경기에서 36이닝을 던지며 3승 무패 평균자책점 0.50, 삼진 62개를 잡았다. 타자로는 20경기에 나와 타율 0.439에 홈런 3개에 장타율 0.697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투수 하현승’은 익스텐션(투수판에서 릴리스 포인트까지 거리)이 길어 상대 타자가 느끼는 체감 구속이 빠르다. ‘타자 하현승’은 스윙이 부드러워 정확성과 장타력을 동시에 갖췄다. ‘프로에서 투타 모두 통할 수 있는 수준’, ‘투수와 타자 하나만 하긴 아까운 재능’이라는 평가가 따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 <부산일보>와 만난 하현승(18)은 "프로 무대에서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잘 준비해서 투수와 타자로 동시에 활약하고 싶다"며 투타 겸업에 대한 당찬 포부를 밝혔다.

하현승은 다음 달 열리는 KBO에 신인 드래프트에서 가장 강력한 1순위 지명 후보로 거론된다. 올해 1순위 지명권은 키움 히어로즈에게 있다. 하현승이 1순위로 지명되면 부산 출신 고교 선수가 전국구 드래프트제 시행 이후 1순위 지명을 받는 첫 사례가 된다.


하현승은 프로 무대에서 각 팀 1선발을 상대로 호쾌한 타격을 하는 순간을 꿈꾼다. 방망이를 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하현승. 이재찬 기자 chan@ 하현승은 프로 무대에서 각 팀 1선발을 상대로 호쾌한 타격을 하는 순간을 꿈꾼다. 방망이를 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하현승. 이재찬 기자 chan@

하현승은 올해 초 메이저리그 명문 구단 뉴욕 양키스로부터 계약금 약 40억 원 수준의 입단 제안을 받았다. 한국 고교생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그러나 하현승은 "국내에서 인정받고 큰 무대로 가고 싶다"며 제안을 거절하고 KBO행을 선언했다. 하현승은 “한국에서 잘하고 더 좋은 대우를 받고 큰 무대로 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타자로는 프로 무대에서 각 팀의 1선발 투수들을 상대해보고 싶고 투수로는 KIA 타이거즈 김도영 선수를 상대하고 싶다”고 말했다.

부산 수영초, 센텀중을 졸업한 하현승은 중학교 때부터 190cm에 이르는 타고난 신체와 운동 능력으로 전국구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전국 야구 명문고들의 스카우트 제안을 뿌리치고 지역 야구 명문 부산고로 향한 하현승은 자신의 재능을 1학년 때부터 뽐냈다.

2024년 청룡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1학년임에도 주전 중견수로 출전해 10타수 4안타(2루타 1개)를 기록하며 타격상을 수상했다. 그 해 9월부터 본격적인 투수 훈련을 시작했는데 11월 롯데기 고교야구 대회에서 15타자 연속 삼진을 잡으며 '고교 오타니'의 등장을 알렸다.

하현승은 "어렸을 때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는데 너무 감사하고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되는 계기가 됐다"며 "관심이 부담이 되기도 하지만 제가 더 잘하면 된다는 마음이 더 크다"고 힘주어 말했다.


하현승은 프로 무대에서 투타 겸업에 도전하기 위해 체력 훈련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부산고 연습장에서 투구하는 하현승. 이재찬 기자 chan@ 하현승은 프로 무대에서 투타 겸업에 도전하기 위해 체력 훈련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부산고 연습장에서 투구하는 하현승. 이재찬 기자 chan@

하현승은 자신의 꿈인 프로 무대 투타 겸업을 위해 혹독한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훈련 목표는 프로에서도 투타 겸업을 할 수 있는 몸 만들기다. 투수로 실전 투구를 하는 날에는 투구와 웨이트 트레이닝에 전념하고, 투구가 없는 날에는 방망이를 휘두른다.

하현승은 "프로에 가서 한 시즌을 온전히 보내려면 체력을 가장 보완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올해 몸무게도 97kg까지 늘렸고 내년 프로 데뷔 전까지 몸을 더 키워나갈 계획이다"고 웃어보였다.

부산에서 자란 하현승은 오랜 롯데 자이언츠팬이다. 부모님과 사직야구장에서 야구를 보며 꿈을 키웠다. 1순위로 KBO에 지명되면 롯데를 상대해야한다.

하현승은 "사직야구장 관중석에만 앉아봤는데 경기장에 서면 신기하고 설렐 것 같다"며 "프로에서 어떤 팀에서 뛰든 어렸을 때부터 받은 팬들의 응원과 관심에 부응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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